김카이아 작가 <그리고 매일이 왔다>
창원 샤갤러리서 9월 18일까지 열려
반려견과 함께한 일상서 ‘관계’ 돌아봐
김카이아 작가 개인전 <그리고 매일이 왔다>가 9월 18일까지 창원 샤갤러리에서 열린다. /류민기 기자
창원 샤갤러리가 9월 18일까지 ‘2026 New Wave: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 기획 전시의 세 번째 장으로 김카이아 작가 개인전 <그리고 매일이 왔다>를 연다. 샤갤러리는 올해 지역 문화예술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자신만의 작업 세계를 구축한 작가들을 선정하고 있으며, 앞서 박미 작가와 김누리 작가를 조명했다.
문밖에 있는 개 한 마리. 문안으로 발을 살짝 걸친 모습으로, 상체가 보이지 않는 까닭에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없다. 안팎으로 바닥 색깔의 명암이 대조적인 탓에 안으로 들어가기를 꺼리는 듯하기도 하다. 화면 밖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작품명은 작품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님아 그 강을 건너시오’. 화면 밖에서는 누군가 개를 환영하고 있는 듯한데, 제목으로 짐작건대 어서 오라며 손짓하고 있을 듯하다. 바로 옆 작품 ‘손만 잡고 잘게’에서는 그 누군가가 개 다리를 붙잡고 있고, 개는 손아귀에서 빠져나가려 하고 있다. 지금은 주인의 일방적인(?) 사랑을 받는 듯한 모습이다.
김카이아 작가의 삶에 어느 날, 반려견 가비가 왔다. 그리고 매일이 왔다. 함께 아침을 맞이하고, 하루를 보내고, 저녁을 마주하는 일. 평범한 일상은 어느새 삶을 지탱하는 가장 단단한 형태의 사랑이자 관계가 됐다.
김카이아 작 ‘님아 그 강을 건너시오’.(오른쪽)와 ‘손만 잡고 잘게’. /류민기 기자
김카이아 작 ‘+18)+218+518’. /류민기 기자
김카이아 작 ‘We were here’. /류민기 기자
김카이아 작가 개인전 <그리고 매일이 왔다>가 9월 18일까지 창원 샤갤러리에서 열린다. /류민기 기자
“누군가가 곁에 존재한다는 것은 단순한 행위가 아닌, 삶을 지속하는 방식이다.”
이번 전시를 관통하는 문장이다. 관계는 어느 날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보낸 시간 속에서 깊어져 간다. 우연처럼 시작된 인연은 어느새 삶의 일부가 된다. 그렇게 반복되는 하루는 가장 평범해서 가장 소중한 기억으로 남는다.
작가는 자신의 삶을 스쳐 지나간 수많은 관계들을 다시 바라본다. 소모된 관계는 조용히 흘려보내고, 지켜야 할 관계는 마음을 다해 돌보며 오래 품는다. 작가가 아로새기는 것은 단순한 기억이 아니라 함께 보낸 시간의 온도와 말없이 주고받은 마음, 그리고 서로를 살아가게 했던 순간들이다.
작품들은 평범한 하루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다. 무심히 흘러가는 일상에서 누군가를 사랑하고, 기다리고, 함께 살아낸 시간이 쌓여 있다. 작가는 그 순간들을 화면에 담아내며, 익숙해서 미처 바라보지 못했던 삶의 풍경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 가비를 배경으로 한 작가의 휴대전화 화면을 담은 ‘+18)+218+518’이 갤러리에 들어서면 처음 마주하는 작품인 이유다.
작가에게 작업은 하나의 다이어리와 같다. 지나온 시간을 기억하고, 현재의 감각을 기록하며, 삶이 남긴 질문들을 화면 위에 쌓아간다. 화면 속 장면들은 정답을 제시하기보다 삶을 살아가며 스스로에게 던졌던 질문과 쉽게 이름 붙일 수 없었던 감정, 그 시간을 지나오며 마주한 작은 깨달음을 담아낸다.
그동안의 작업은 관계 속에서 생성되고 소멸하는 감정 층위를 신체라는 매개로 탐구하는 과정이었다. 몸은 기억을 품는 장소가 됐으며, 관계가 남긴 흔적은 상처이자 감정의 잔상으로 화면에 남았다. 개인의 경험에서 출발한 작가의 작업은 누구나 한 번쯤 지나왔을 감정의 풍경을 비추며 공감의 자리를 만들어왔다.
샤갤러리 관계자는 “이번 전시가 관람객들에게도 자신의 곁을 오래 지켜온 존재들과 함께한 시간을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며 “<그리고 매일이 왔다>는 특별한 순간보다 반복되는 하루 속에서 관계가 어떻게 삶을 이루는지, 그리고 그 시간이 어떻게 우리를 살아가게 하는지를 담담하게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류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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