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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가계대출 줄이고 산업투자 집중..508조 '생산적 금융' 경쟁 본격(종합)

서남권에서는 광주를 중심으로 AI(인공지능) 및 융합 산업 지원을 위한 '광주 AI 특화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AI 산업은 공장이나 설비보다 기술과 데이터가 핵심 자산이기 때문에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담보 평가가...

가계대출 줄이고 산업투자 집중..508조 '생산적 금융' 경쟁 본격(종합)

지역 산업·혁신기업 지원 확대 속 금융 구조 전환

신한, 광주 AI·부산 조선·방산 중심 산업금융 거점 구축

KB국민은행, 생산적금융 협의체·종합 가이드로 기업금융 체계 전환

NH농협금융, 마을기업 중심 지역밀착 포용금융 확대

2030년까지 508조 공급 계획…건전성 관리·실효성 과제도

5대 은행 CI.

은행권이 가계대출과 부동산 중심 여신 구조에서 벗어나 첨단 산업과 지역 산업을 지원하는 ‘생산적 금융’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의 규제 개편과 정책 금융 확대 기조 속에 기업 금융과 산업 투자 중심으로 전략 전환에 나서는 모습이다.

신한·KB·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2030년까지 총 508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 금융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산업 생태계 지원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겨냥한 금융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주요 금융지주들은 첨단 산업 투자와 지역 산업 지원, 취약계층 금융 지원 등을 포함한 생산적 금융 확대 전략을 잇따라 추진하고 있다. 은행권 경쟁은 단순한 대출 확대에서 산업 생태계와 지역 경제 지원을 결합한 ‘산업 금융 경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신한은행은 이날 ‘5극 3특 국가균형성장’ 정책에 맞춰 서남권과 동남권에 산업 특화 금융 거점을 구축한다고 밝혔다.

핵심은 지역 산업과 금융을 결합한 플랫폼인 ‘신한SOL클러스터’다.

서남권에서는 광주를 중심으로 AI(인공지능) 및 융합 산업 지원을 위한 ‘광주 AI 특화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AI 산업은 공장이나 설비보다 기술과 데이터가 핵심 자산이기 때문에 기존 금융 시스템에서 담보 평가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 신한은행은 AI 산업에 특화된 심사·영업 전문 인력을 배치해 기술 기반 기업의 성장 가능성을 평가하고 맞춤형 금융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동남권에서는 부산을 거점으로 조선·방산 산업을 연계한 ‘부산 함정 MRO(Maintenance·Repair·Overhaul)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글로벌 방산 수출 확대와 함께 함정 유지·보수·정비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신한은행은 조선·방산 기업과 협력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공급망 금융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공급망 금융은 대기업과 협력사 간 거래 관계를 활용해 협력사의 외상매출채권을 조기에 현금화하도록 지원하는 금융 방식이다. 이를 통해 협력 중소기업의 자금 조달 부담을 완화하고 산업 생태계 전반의 자금 흐름을 원활하게 만드는 효과가 기대된다.

신한은행은 산업 금융 지원과 함께 지역 금융 안전망 강화에도 나선다.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를 위해 보이스피싱 예방 고객 상담센터를 구축하고 지역 인재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 광주 지역에 디지털 금융 교육 공간인 ‘학이재’를 조성해 고령층과 지역 주민의 디지털 금융 접근성을 높일 예정이다. 배달앱 ‘땡겨요’와 대학생 플랫폼 ‘헤이영캠퍼스’를 활용해 지역 소상공인과 지방 대학 지원 프로그램도 확대한다.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2월 전북 전주시 혁신도시에 ‘신한금융허브’를 출범시키며 연기금 연계 자산운용 특화 금융 거점도 구축했다. 국민연금 등 대형 연기금 자금을 활용한 금융 투자와 자산 운용을 중심으로 지역 금융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전략이다.

KB국민은행도 같은 날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한 조직과 실행 체계를 마련했다.

KB국민은행은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생산적금융 협의체’를 출범하고 영업 현장에서 활용할 ‘생산적금융 종합 가이드’를 발간했다고 15일 밝혔다.

‘생산적금융 협의체’는 지난 6일 출범했으며 KB금융그룹 ‘생산적금융 협의회’와 연계해 기업 금융을 생산적 금융 중심으로 전환하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협의체는 본부 경영진과 본부 부서장으로 구성된 협의체와 영업 현장 경영진 협의체 등 총 3개 조직으로 운영된다.

본부 협의체는 기업 성장 지원을 위한 정책 방향과 실행 방안을 논의하고 영업 현장 협의체는 현장의 의견을 반영해 본부와 영업 조직 간 협업을 강화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KB국민은행은 직원들의 생산적 금융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종합 가이드를 제작했다. 가이드에는 생산적 금융 개념과 특화 금융 상품, 정책자금 활용 방안, 주요 금융 지원 프로그램 등이 포함됐다.

NH농협금융은 지역 경제 기반 조직을 중심으로 한 포용 금융 확대에 나섰다.

NH농협금융지주도 15일 마을기업의 자립과 성장을 지원하기 위한 지역밀착형 금융 지원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마을기업은 지역 주민이 참여해 지역 자원을 활용한 수익 사업을 운영하고 공동체 문제 해결을 목표로 하는 사회적 경제 조직이다. 2024년 말 기준 전국에 1726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84%가 비수도권 지역에 위치해 있다. 전체 매출 규모는 약 3070억원 수준이다.

농협금융은 지방자치단체와 지역신용보증재단과 협력해 금융과 비금융을 결합한 통합 지원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사회적경제기업을 대상으로 협약 대출이 운영되고 있다. 올해 2월 말 기준 경기도와 경상남도 협약 대출 실적은 총 286건, 약 217억7000만원 규모다.

농협금융은 금융 지원뿐 아니라 경영 컨설팅과 상품 경쟁력 강화, 판로 개척 지원 등 비금융 프로그램도 병행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마을기업의 초기 자금 부담을 줄이고 지역 일자리 창출 기반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은행권 전반에서는 산업 금융 확대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신한·KB·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금융지주는 2030년까지 총 508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 금융을 공급할 계획이다.

금융지주별 계획은 KB·신한이 각각 약 110조원 규모 지원 계획을 세웠고 NH농협금융은 108조원, 하나금융은 100조원, 우리금융은 80조원을 공급할 예정이다.

특히 반도체·인공지능(AI)·미래차·이차전지 등 전략 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국민성장펀드’가 핵심 정책으로 꼽힌다. 정부와 금융권이 공동 조성한 이 펀드는 연간 약 30조원 규모 자금을 전략 산업에 공급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의 규제 개편도 산업 금융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은행이 보유한 주식의 위험가중치가 기존 400%에서 250%로 낮아지면서 약 73조원 규모의 기업 대출 여력이 추가로 확보될 것으로 추산된다. 반면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 하한선은 15%에서 20%로 상향돼 가계대출 확대 부담은 커졌다.

은행권 자금 흐름도 변화하고 있다. 올해 2월 기준 5대 시중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약 778조원으로 한 달 사이 6조원 이상 증가한 반면 가계대출은 감소세를 보였다.

다만 생산적 금융 확대가 실제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시각도 있다. 최근 경기 둔화와 고금리 영향으로 중소기업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일부 은행들은 기업 대출 심사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기술 기반 기업에 대한 평가 체계와 산업 이해도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으면 생산적 금융이 단순한 기업대출 확대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 자금이 부동산 중심 구조에서 산업 투자 중심으로 이동하는 변화가 시작된 단계”라며 “앞으로 혁신 기업 발굴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은행 경쟁력을 좌우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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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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