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유 비중도 26% 사상최고치
달러와 상관 관계 낮은게 장점
신용등급 높고 유동성도 풍부
가장 큰손은 중앙銀·국부펀드
투기성 자금과 달리 장기 투자
韓 외환시장 안전판 역할 톡톡
최근 1년2개월새 72조원 늘어
코스피 외국인 순매도액 3배
한국 국채의 외국인 보유 비중이 지난 2월 말 기준 26%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2024년 말에 비해 외국인 국채 보유 금액이 72조원 넘게 늘어났다. 외국인의 국채 러브콜 배경에는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 다변화 전략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기준으로 초우량 국가신용등급(AA)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원화가 미국 달러화 움직임과 동조화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외국인의 한국 국채 보유액은 310조5050억원에 달한다. 10년 전인 2016년엔 보유액이 72조8430억원이었고, 보유 비중도 12.5%에 불과했다. 특히 외국인의 국채 투자는 최근 가속화했다. 외국인 국채 보유액은 지난해 연간 58조원가량 늘어난 데 이어 올해 들어선 두 달 만에 13조원 이상 증가했다. 1년2개월 동안 증가액은 총 71조8050억원으로 같은 기간 코스피에서 발생한 외국인 순매도(25조6000억원)의 3배에 가깝다.
강승원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국채를 들고 있는 외국인 대부분은 글로벌 중앙은행과 국부펀드"라며 "장기 투자 성격이다 보니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국채를 향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러브콜이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외관상으로 한국 국채가 미국 국채보다 나은 점은 없어 보인다. 한국 국채 금리가 미국 국채보다 낮고 원화 변동성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국 국채 매수에 나선 외국인의 중심에는 글로벌 중앙은행과 국부펀드가 있다는 점이 이 같은 전망을 강화한다. 이들의 투자 목적은 단기 수익률보다 보유 외화자산 분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달러 자산에 편중된 외환보유액을 다변화할 때 높은 신용도를 유지하면서 글로벌 달러 움직임과 상관관계가 낮은 통화는 원화가 사실상 유일하다는 게 시장의 판단이다.
원화가 다른 통화 대비 달러와의 상관관계가 낮은 데에는 한국 경제의 구조적 특성이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은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특정 산업에 수출이 집중된 구조로, 글로벌 경기 흐름보다 개별 산업 사이클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이 있다.
신용등급별 10년물 국채 금리를 비교해보면 한국 국채의 희소성이 더 선명해진다는 의견도 있다. AA- 이상 고신용 국가 중 달러·유로·엔·파운드 등 기축통화권을 제외하면 독자적인 통화를 보유하면서 충분한 시장 유동성까지 갖춘 나라는 사실상 한국이 유일하다.
외국인들이 한국 국채에 투자할 때 대부분 환헤지(환율 변동 위험을 사전에 고정하는 거래) 전략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한다. 외국인 국채 투자자 가운데 중앙은행·국부펀드로 분류되는 언헤지 비중은 전체의 70~80%로 추정된다. 수익률 차익을 노리는 단기 차익거래성 자금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의미다. 이 같은 수요 구조가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 안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310조원 수준인 외국인의 국채 보유 잔액은 내년 말까지 90조원가량 더 늘어 400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이 본격화하면서 패시브 자금이 추가로 유입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WGBI는 영국 주가지수 운영사 'FTSE 러셀'이 산출하는 선진국 국채지수로,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를 의무적으로 담아야 한다. 한국은 지난해 11월 편입이 확정됐으며 단계적으로 비중 확대가 진행 중이다.
다만 한국 국채의 외국인 보유 비중 확장이 안정성으로 직결되는 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WGBI 편입에 따른 비중 확대는 오히려 국채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WGBI에는 국부펀드나 중앙은행보다 단기 수익을 노리는 헤지펀드 자금이 많다"며 "자금이 들어올 때는 좋지만 나갈 때는 오히려 더 가차 없이 국채를 매도하기 때문에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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