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유 87.9% 폭등...원유 88.5% 치솟으며 통계 이래 최고
수출물가 16.3% 동반 급등...반도체·에너지 가격 상승 겹쳐
물류비·공급 차질 확대...IMF "오일쇼크급 공급 부족" 경고
경기도 평택항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뉴스후플러스
중동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와 환율이 동시에 급등하면서 한국 경제의 핵심 지표인 수입물가가 외환위기 이후 28년 만에 최대 폭으로 치솟은 것
으로 나타났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생산·수출·물류 전반으로 빠르게 전이되며 물가 상승 압력과 성장 둔화 우려가 동시에 커지는 양상이다.
◇ 유가·환율 '이중 충격'...수입물가 16% 폭등, 외환위기 이후 최대
한국은행에 따르면, 3
월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는 169.38로 전월 대비 16.1% 급등했다. 이는 1998년 1월(17.8%) 이후 28년 2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이다. 상승 흐름은 지난해 7월 이후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직격탄은 에너지였다. 원유를 포함한 광산품 가격이 44.2% 뛰었고, 석탄·석유제품은 37.4%, 화학제품은 10.7% 상승
했다. 세부적으로는 원유가 88.5%, 제트유 67.1%, 나프타 46.1%, 부타디엔 70.6% 오르며 전방위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원유 가격 상승은 통계적 기록을 갈아치웠다.
원화 기준 원유 지수는 1985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계약통화 기준 상승률도 83%대로 1974년 1차 오일쇼크 이후 52년 만에 가장 높았다.
배경에는 유가와 환율의 동반 상승이 있다.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8.40달러에서 128.52달러로 87.9% 폭등했고, 원·달러 환율도 1449원에서 1486원대로 상승했다. 여기에 중동발 공급 차질까지 겹치며 가격 상승 압력을 더욱 키웠다.
문제는 이 충격이 단기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수입물가는 통상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로 전이
된다. 전문가들은 이미 생산자물가와 소비자물가 상승 압력이 본격화 단계에 진입했다고 보고 있다.
◇ 수출·물류까지 확산된 충격..."오일쇼크급 공급 부족" 현실화
수출물가도 같은 흐름을 보였다. 3월 수출물가지수는 173.86으로 전월 대비 16.3% 상승해 역시 28년 만에 최대 상승률을 기록
했다. 석탄·석유제품(88.7%), 화학제품(13.9%), 컴퓨터·전자·광학기기(12.7%)가 상승을 견인했다.
품목별로는 경유 120.7%, 제트유 93.5%, 에틸렌 85.8%, D램 21.8% 등 에너지와 반도체가 동시에 가격 상승을 주도
했다. 반도체 수요 확대와 환율 상승이 맞물리며 수출 가격 자체가 강하게 오른 구조다.
교역조건은 오히려 개선됐다. 수출 가격 상승률이 수입 가격 상승률을 크게 웃돌면서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2.8%, 소득교역조건지수는 50.9%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가격 효과에 따른 착시일 뿐, 실물경제 부담은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충격은 물류로도 확산됐다. 중동행 해상 운임은 42.7%, 미국 서부행은 24.3% 급등했고, 항공 운임도 미국 노선이 50.4% 뛰었다. 수입 운임 역시 미국·중동을 중심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
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에 물류비까지 더해지며 기업 비용 부담이 급격히 확대되는 구조다.
국제기구들의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3월 하루 평균 1050만 배럴의 공급 감소를 추산하며 이는 전 세계 소비의 10% 수준이라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는 올해 원유 공급 부족 규모가 1970년대 오일쇼크와 맞먹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전망 또한 불확실하다. 4월 들어 유가는 일부 하락했지만 환율은 여전히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미국·이란 협상 불확실성과 중동 공급망 리스크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쟁 장기화 시 고유가·고물가 충격은 한국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IMF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는 한국의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을 각각 2.5%, 2.7%로 상향 조정했고, 성장률 전망은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상승과 성장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는 스태그플레이션 위험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