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정점식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현안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6·3 지방선거 패배 이후 달아오르던 국민의힘 지도부 책임론이 결국 ‘장동혁 당대표 사퇴론’을 둘러싼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비주류 측은 장 대표가 부실 선거 논란을 부추기며 음모론에 편승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지도부는 야당의 분열을 노린 ‘당대표 흔들기’라며 사퇴론을 전면 일축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페이스북에 장 대표가 최근 특별법 제정을 통해 6·3 지방선거를 무효화하고 재선거를 실시하자고 주장한 것을 두고 “공당의 대표가 극우 유튜버가 만들어낸 부정선거 음모론을 이용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당권을 유지하려 한다”며 “실제로는 아무런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리더십은 이제 끝내야 한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특히 김 의원은 헌법상 소급입법 제한(제13조 제2항)을 근거로 참정권 침해와 전방위적 소송전을 우려하며 장 대표가 당선된 과거 선거(2020·2024 총선 등)에서도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믿는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이에 대해 당 지도부는 즉각 방어막을 쳤다. 정희용 사무총장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지금은 갈등과 분열이 아니라 국민의 뜻에 따라 거대 여당의 폭주를 견제할 때”라며 사퇴 불가론을 폈다.
정 총장은 “상대 진영의 내홍을 목도하면서 우리까지 같은 길을 걸을 이유가 없다”며 “당대표 흔들기에서 시작되는 내부 갈등은 개혁 과제와 대여 견제라는 야당 본연의 역할을 뒷전으로 밀어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실 장 대표를 향한 사퇴 압박은 지방선거 전부터 이어온 해묵은 갈등이다. 지난해 8월 말 장동혁 체제가 출범한 이후 당내 일각에서는 지지율 정체와 선거 국면 전환을 이유로 지속적인 지도부 교체론이 제기돼 왔다.
정 사무총장의 발언에서도 이 같은 해묵은 갈등의 흐름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정 총장은 “선거 전부터 전패론 등을 앞세워 당대표가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계속돼 왔다”며 “당 지지율이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는 이유로 혹은 반등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시종일관 사퇴만 주장하는 이들의 진의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지도부 측은 최근 공표된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장 대표 취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반등세에 접어든 만큼 현시점의 퇴진 요구는 당을 흔들려는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당 지도부는 공식적으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 등 거취 논의 자체에 선을 그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장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힌 적이 없고 당헌·당규상 최고위원 4명의 사퇴도 없다”며 “지금은 사퇴론을 논할 단계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우리 당은 선관위 부실 관리 규명 등 공정선거 가치를 지키기 위해 어느 당보다 절실하게 움직이고 있다”며 당력을 선관위 관련 사태 대응에 집중해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당내 초·재선 의원 중심의 쇄신 모임인 ‘대안과미래’가 지난 11일 정점식 원내대표에게 장 대표의 거취를 논의할 의원총회 소집을 공식 요구한 상태여서 갈등의 불씨는 쉽게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의원총회가 소집되면 친한(친한동훈)계, 소장파, 오세훈 시장 측 등 반(反)장동혁 진영인 비당권파가 일제히 장 대표의 사퇴를 촉구하는 결의를 관철하는 데 힘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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