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12일 광주 북구 국립5ㆍ18민주묘지에서 참배를 마치고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는 8월 17일 전국당원대회를 앞둔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책임 소재를 둘러싸고 친명(친이재명)계와 당 지도부 간의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친명계 측은 정청래 대표의 지선 패배 책임론을 제기하며 당권 연임 포기를 압박하는 반면 지도부는 72%의 후보 당선율 등 데이터적 성과를 앞세워 사퇴론에 강력히 선을 긋고 있다.
친명계 의원들은 연일 정 대표를 향해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당내 일각에서는 정 대표가 강성 당원용 메시지를 내는 것을 두고 “갈등의 기름을 붓는 교언영색을 멈추라”며 노선 대결 선언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고 지도부가 더 이상 정부에 부담되지 않기를 바란다며 결단을 요구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외곽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 역시 성명을 내고 정 대표를 향해 “외연 확장을 가로막은 선동가였는지 돌아보라”며 불출마를 공식 압박했다.
이러한 공세는 유럽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의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3일 엑스(X·옛 트위터)에 막스 베버를 인용하며 결과를 책임지는 ‘책임윤리’를 강조했는데 정치권에서는 이를 강성 지지층에만 주력하는 정 대표를 겨냥한 사실상의 경고장으로 해석했다. 반면 조승래 사무총장은 14일 기자간담회에서 “대통령 스스로 새롭게 각오를 다지는 발언”이라며 친명계의 해석을 ‘대통령 뜻에 대한 왜곡’이라고 일축했다.
조 총장은 서울시장 선거 패배 등을 이유로 한 퇴진 요구를 정면 반박했다. 그는 “이번 지선에서 후보 당선율 72%를 기록하는 역대급 성과를 거뒀다”며 추미애 경기지사 배출 등 의미 있는 기반 평가를 강조했다. 나아가 향후 구성될 지선평가위원회에서 지도부의 책임뿐 아니라 선거 기간 중 총리직 사퇴기사를 부인하지 않은 김민석 국무총리와 전북지사 선거 등에서 잡음을 낸 송영길 의원의 행보가 미친 악영향도 철저히 따지겠다며 역공을 펼쳤다. 지도부 내부에서도 정 대표를 옹호하는 최고위원과 사퇴를 우회 압박하는 최고위원 간의 파열음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특히 당 권력 구도의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올 제도 개편을 두고도 양측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정 대표 체제가 당원 민주주의 확대를 명분으로 추진해 온 시·도당위원장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유효투표 단순 합산’ 등 1인 1표제 도입 조항이 당내 비주류와 친명계 간의 새로운 전선으로 부상했다. 권리당원의 권한을 극대화하려는 현 지도부의 시도에 대해 비주류 측은 당내 다양성을 말살하고 강성 지지층에 당이 휘둘릴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당내 주도권 싸움 속에 차기 당권 주자들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사의를 표명한 김 총리는 대구·경남에 이어 14일 충북을 찾는 등 전국 세 확장에 나섰고 송 의원은 낙선자들을 만나며 현 지도부의 공천 부족 우려를 수렴했다.
민주당은 오는 16일 중앙위원회에서 전대 준비 기한을 유예하는 당헌 특례 부칙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전당대회가 두 달 남짓밖에 남지 않아 후보자 등록 신청 50일 전까지 전당대회 준비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 기존 당헌 규정을 이번에 한해 한시적으로 적용하지 않기로 한 조치다. 정 대표 역시 이 스케줄에 맞춰 이르면 다음 주 중 대표직을 내려놓고 연임 도전을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져 이번 주가 민주당 권력 구도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김진오기자 kimjo@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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