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과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당정간담회가 열리고 있다. 오승현 기자 2206.07.30
정부의 내년도 세제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부동산 증세 후폭풍’을 경계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의 보유세와 거래세를 높이는 방안이 거론되는 가운데 실수요 1주택자까지 세 부담이 번질 경우 민심 이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특히 2028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둔 내년부터 세제 변화가 현실화되는 점은 민주당의 고민을 키우는 대목이다. 부동산 시장 불안이 여전한 상황에서 증세 논란까지 겹친다면 선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달 서울시장 선거 패배를 경험한 수도권 의원들 사이에서는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과 재정경제부는 이날 비공개 당정협의를 열고 다음 달 초 발표할 세제개편안의 주요 내용을 최종 조율했다. 약 90분간 진행된 회의에서 참석자들은 부동산 세제를 핵심 의제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재정경제위원회 여당 간사인 오기형 의원은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비공개 당정협의 내용에 대해 한 단어도 중계하지 않겠다”며 말을 아꼈다.
정부는 초고가·비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를 강화하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축소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실수요자의 세 부담 확대로 이어지지 않도록 신중하게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은 “조세 정의도 중요한 원칙이지만 세금을 부담하는 담세자의 수용성까지 감안해 유연하게 조정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세제개편 신중론이 여당에서 확산하는 배경에는 2028년 총선을 앞두고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 앞서 문재인 정부 당시 부동산 정책 실패가 정권 재창출 실패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데 이어 6·3 지방선거에서도 서울시장 선거에 패배하면서 부동산 민심의 위력을 재확인했다는 판단이다. 집값 상승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증세 논란까지 더해질 경우 서울·경기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정부·여당 심판론이 거세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적지 않다.
경기 지역구인 민주당 중진 의원은 “종부세나 양도세를 둘러싸고는 매번 논란이 있었고 이번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도 여러 얘기가 나올 수 있는 문제”라며 “세금은 국민이 직접 부담하는 만큼 표심에 바로 반영될 수 있다. 선거를 치러야 하는 국회의원 입장에서는 살얼음판을 걷는 심정”이라고 털어놨다.
안도걸 민주당 의원도 당정협의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한 입장문에서 “종부세가 징벌적 과세가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충분히 강조했다”며 “평생 마련한 집 한 채를 보유한 서민들의 세 부담이 늘어나지 않도록 기본공제 확대 등 보완책을 주문했다”고 밝혔다.
민주당에서는 부동산 증세로 수요를 억누르기보다 주택 공급을 확대해 시장 불안을 해소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실제로 28일 진행된 국토교통부와의 비공개 당정협의에서는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내 주택 공급을 서두르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조직과 인력을 보강하고 공공재개발,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등 기존 사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이 쏟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은 “LH 직원 1명당 6곳의 사업장을 동시에 맡고 있어 원활한 사업 추진을 뒷받침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LH 개혁 역시 단순한 조직 효율화가 아니라 주택 공급 역량을 높이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택 공급의 한 축을 담당하는 민간 정비사업 활성화 방안도 논의됐다. 구체적으로는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와 사업 절차 단축 등이 거론됐다. 서울 지역구의 한 민주당 의원은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이 주택담보대출 규제와 연계돼 일부 사업장에서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며 “담보가 분명하고 시공사 보증도 들어가는 만큼 보다 융통성 있게 운영하는 방안을 정책 당국과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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