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전기차 전환 과정에서 무엇이 잘못됐는지는 800단어도 안 되는 분량으로 설명할 수 있다. 먼저 다른 매체들의 제시한 잘못된 설명부터 바로잡아보자. 미국 자동차 ‘빅3’의 내수시장 점유율이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원인은 미국에 공장을 세운 외국계 자동차 업체가 미국자동차노조(UAW)의 고비용 노동 독점에서 벗어난 조건으로 운영됐기 때문이다.
전기차가 미국 소비자와 제조업체에 매력적이지 않았던 이유는 명백하다.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낮았기 때문이다. 어떤 대상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을 ‘보조’하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경제학자와 자동차회사 경영자는 미국 정부가 연비 좋은 자동차의 보급을 유도하려면 휘발유세를 도입해야 한다고 50년간 주장해 왔다.
수요 없는 전기차에 손실만
하지만 미국 정부가 실제로 도입한 것은 지나치게 복잡한 연비 규제였다. 2009년 자동차업계에 대한 구제금융 이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자동차 회사가 수익성 높은 픽업트럭을 계속 판매하기 쉽도록 규정을 다시 손봤다. 동시에 자동차 회사가 손실을 감수하면서 전기차를 판매하도록 사실상의 의무를 부과했다. 여기에 차량 한 대당 수천달러에 달하는 보조금까지 얹었다.
최근 뉴욕타임스는 전기차산업을 육성하는 합리적인 방법이었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익명의 전문가를 언급했다. 더 많은 보조금 지급을 요구하는 그런 주장들은 합리적인 방법이 아니다. 자동차 회사는 전기차 판매로 대규모 손실을 보고 있다. 포드만 해도 지난해 195억달러의 손실을 반영했다. 비판론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전기차 의무 규정을 폐지했기 때문에 이런 손실이 발생했다고 해석한다. 틀렸다. 손실은 이미 존재했고 언젠가는 회계상 반영될 수밖에 없었다. 때때로 제조업체는 대당 5만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메우기 위해 소비자에게 고급차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크고 호화로운 전기차를 만들었다. 하지만 이런 차량은 대형 배터리를 장착해 탄소 순배출 감축 효과가 작거나 아예 없을 수 있다.
美 언론의 진실 호도
어리석은 실험의 바탕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언론과 정치인은 수십 년간 화석연료 기업에 재생에너지 투자를 요구했다. 그리고 이는 미국 산업 정책의 기반이 됐다. 역설적으로 테슬라는 미국의 전기차 인센티브 정책과 싸워야 했다.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손실을 감수하며 싼 가격에 전기차를 내놨기 때문이다. 전기차에 집중한 테슬라가 미국 정책의 피해자가 된 것이다. 테슬라는 세계 시장에서 중국 비야디(BYD)에 추월당했다. 이제 미국에는 전국 단위의 전기차 인센티브 프로그램이 없다. 그렇다고 미국에서 전기차가 사라진다는 뜻은 아니다. 내연기관 자동차 회사도 수익을 낼 기회를 발견한다면 전기차를 생산할 것이다. 많은 사람이 한탄하는 미국 전기차 전환의 실패는 경제성 없고 이치에도 맞지 않는 전기차로 미국 시장을 오염시킨 정책이 끝났다는 의미일 뿐이다.
이제 이야기는 원점으로 돌아온다. 미국 언론은 특정한 ‘내러티브’에 순응한 나머지 진실을 말하지 못했고, 어쩌면 진실을 보지도 못했다. 문제는 미국 언론사 최고경영진에서 시작된다. 명백하게 어리석은 전기차 지원 정책이 그토록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도 여기에 있다.
원제 “Long live the 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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