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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地選 역대급 높은 투표율에도 ‘부실 선거’ 오명

영남대 학생들이 8일 오후 교내에서 선거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地選 역대급 높은 투표율에도 ‘부실 선거’ 오명

영남대 학생들이 8일 오후 교내에서 선거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독립적인 헌법기관으로서 선거 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선거관리위원회가 국민들의 신뢰를 잃었다.

역대 두번째로 높은 지방선거 투표율을 기록했음에도 이번 6·3 지방선거는 ‘부실 선거’라는 오명이 따라 붙는다.

거리에선 2030 세대들의 목소리가 더욱 크게 울리고 있다. 길거리와 대학가, SNS 등 청년들을 주축으로 한 ‘재선거’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국민들과 정치권, 정부가 한 목소리로 선관위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선관위가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답을 내놓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 ‘부실선거’ 오명 부른 6·3 지방선거

9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6·3 지방선거 투표율은 61.0%로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 중 두번째로 높았다. 4년전 지방선거(50.9%)와 비교하면 무려 10.1%p 오른 수치다.

하지만 ‘역대급’ 선거 열기에도 이번 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재선거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선관위의 적나라한 행정적 부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가장 큰 불쏘시개는 투표용지 부족이었다. 이번 선거에선 전국 1만4천288개 투표소 중 140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할 것으로 우려돼 추가 송부됐다.

실제로 추가 투표용지가 사용된 곳은 91개 투표소, 그 중 투표가 잠시 중단됐다가 재개된 곳은 26곳이었다. 특히 서울 송파구에서만 무려 15곳에서 투표 중단이 발생하며 전국적 이슈를 끌었다.

대구에선 7개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추가 송부됐다. 추가 투표지가 실제 사용된 곳은 4곳뿐이지만 방촌동 제5투표소에선 6분가량 투표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투표용지가 부족했던 원인은 애초에 투표용지가 선거인명부의 100%만큼 인쇄됐지 않기 때문이다.

선관위는 이번 선거에서 투표지가 과다하게 남을 것을 우려해 투표지 최소 인쇄량을 선거인수의 60%에서 50%로 하향 조정했다. 대구의 경우 인쇄매수는 기준은 60%였다.

다만 선관위가 유권자의 110%만큼 예산을 확보해뒀고 지방선거 최저 투표율이 50%를 넘는다는 점을 감안해보면 50%만 인쇄한 건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온다.

청주의 한 투표소에선 1천명이 넘는 유권자가 선거인명부에서 누락되는 일도 벌어졌다.

◇ “참정권은 기본 권리” 2030세대의 외침

거리로 나선 시민들이 6일째 집회를 이어가며 상황은 장기화되고 있다. 송파구에서 투·개표 동시 진행 사태가 발생하면서 의문점을 갖기 시작한 시민들은 4일 새벽부터 이날까지 재선거를 외치고 있다.

대구에서도 같은 기간 계산오거리와 동성로 등 번화가를 중심으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이들은 태극기를 흔들거나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행진 형식으로 일대를 순회하고 있다.

주목할 점은 그간 정치 관심도가 낮았던 2030세대가 집회의 주축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구에서 가장 먼저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대구중구선관위가 위치한 계산오거리로 나섰던 이들도 청년들이었다.

청년 정치인들도 가세하고 있다.

국민의힘 경북도당 청년당직자와 당선인 등은 9일 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당사에서 선관위의 전면적인 개혁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감사원 감사, 선거 관리 프로세스 전면 혁신 등을 요구했다. 앞서 지난 8일에도 국민의힘 소속 김경민·박새롬 수성구의원이 대구시선관위 앞에서 ‘민주주의 장례식’을 열고 “선관위는 국민의 가슴에 신뢰라는 헌법적 가치 대신 씻을 수 없는 모멸감과 불신의 칼날을 심었다”며 재선거를 주장했다.

각 대학교의 학생들과 학생회도 본인 또는 학교의 이름을 걸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영남대학교 제59대 도약 총학생회는 지난 6일 “독립된 헌법기관이라는 지위는 무책임과 무능을 가리는 방패가 될 수 없으며 국민이 투표소 앞에서 빼앗긴 권리는 단순한 행정 착오나 실수라는 말로 대충 넘어갈 수 없다”며 선관위의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전체학생대표자회의도 같은 날 “투표지 부족 사태는 민주주의 근간인 참정권을 심각히 훼손한 사안”이라며 “민주주의는 절차적 공정함과 국민의 신뢰를 기본으로 하는 선거 위에 꽃 피운다”고 밝혔다.

경북대 사회과학대학 운영위원회도 이번 사태를 “헌정사상 유례없는 참정권 침해이자 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드는 헌정유린”이라고 규정하며 “정쟁이 아닌 민주주의를 꽃피우기 위한 사회과학도의 책무로서 목소리를 낸다”고 강조했다.

류예지기자 ryj@idaegu.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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