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이스의 대만 출신 멤버 쯔위가 2015년 한 예능방송에서 대만 청천백일기를 흔드는 장면. 엑스 캡처
중국 당국이 올해 말 JYP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이 종료되는 대만 출신 아이돌 쯔위를 영입해 ‘하나의 중국’을 선동하는 데 활용하려 한다는 경고가 대만에서 나왔다. 걸그룹 트와이스의 멤버인 쯔위는 2015년 국내 한 방송에 출연해 대만 ‘국기’인 청천백일기를 흔든 뒤 중국이 반발하자 공개 사과해 정치적 논란의 한가운데 선 적이 있다.
31일 대만 징바오와 FTV 등에 따르면 대만의 국가안보 관계자들은 최근 중국 당국이 계약 종료 후 중국 본토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쯔위를 접촉 및 영입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중국은 대만 연예계 사정에 정통한 에이전트 자오샤오웨이를 쯔위의 어머니에게 보내 중국에서 활동 가능성을 논의하게 했다. 자오샤오웨이는 대만·홍콩·중국 본토 연예계를 넘나들며 활동한 인물로 대만 출신 인기가수 겸 배우인 주걸륜의 중국 진출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징바오는 “자오샤오웨이가 쯔위의 가족에게 여러 차례 연락했고 쯔위의 어머니도 지난해 말 자오샤오웨이에게 연락해 딸의 진출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전했다. 자오샤오웨이는 JYP와도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쯔위는 올해 말 계약 종료를 앞두고 JYP와 협상 중이다.
FTV는 “중국 당국이 쯔위가 ‘하나의 중국’과 ‘대만 통일’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하도록 설득할 수 있다면, 대만 청년층을 상대로 한 통일전선 활동의 본보기가 될 것”이라며 “10년 전 쯔위의 ‘국기’ 사건으로 발생한 정치적으로 부정적인 파장을 잠재우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쯔위는 16세였던 2015년 국내 한 방송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만 ‘국기’를 흔들었다가 중국이 반발하자 사과 영상을 올렸다. 쯔위는 당시 영상에서 검은 옷을 입고 엄숙한 표정으로 등장해 “중국은 하나뿐” “대만해협 양안은 하나” 등의 정치적 메시지를 낭독했다. 대만에선 쯔위가 중국의 압력에 무릎 꿇은 소속사의 요구로 어쩔 수 없이 사과한 것으로 받아들였고 반중 정서가 오히려 더 커졌다. 이후 쯔위는 중국의 압력에 맞서는 대만 젊은 세대를 대표하는 인물로 떠올랐다.
대만 국가안보당국은 쯔위의 영향력이 10년 전보다 훨씬 커진 점에 중국 당국이 주목한다고 봤다. 2023년 조사에서 트와이스 대만 팬의 90% 이상이 30세 미만이었다. 세계 정상급인 트와이스의 대만 내 인기는 ‘국민 아이돌’급이다. 트와이스는 지난해 11월 대만 가오슝에서 두 차례 콘서트를 열어 11만명을 동원했고 지난 3월에도 타이페이에서 12만명의 관객을 모았다.
FTV는 “국가안보 관계자들은 중국이 쯔위의 상업적 가치뿐만 아니라 쯔위가 대표하는 대만 젊은 세대까지 겨냥한다고 본다”면서 “중국이 쯔위를 포섭해 정치적 지지를 얻는다면 대만 사회의 반발을 불러왔던 ‘국기 사건’이 대만 젊은 세대에서 달리 해석될 수 있다”고 짚었다.
베이징=송세영 특파원 sysoh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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