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세계

WSJ "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개방 안 되도 종전 의지 비쳐"

당장 식량 재배에 필요한 비료부터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헬륨 공급까지 끊기며 산업계 전반이 셧다운 위기에 처했다. 이미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국제 유가는 전쟁이 장기화되고 해협 봉쇄가 지속될 경우 더욱...

WSJ "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개방 안 되도 종전 의지 비쳐"

호르무즈 해협 강제 개방으로 인한 전쟁 지속 우려... "다국적 연합군이 호송하자" 책임 떠넘기기 바쁜 트럼프 행정부

미국·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의 동맥이라 불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이란이 봉쇄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이 이전과 같이 개방되지 않더라도 이란과의 전쟁을 그만 두겠다'라는 입장을 밝혔다는 보도가 나왔다.

"트럼프, 호르무즈 해협 문제로 '4~6주' 종전 기간 초과 판단... 해협 봉쇄에도 종전 선언할 듯"

30일(현지시간) 은 행정부 관리들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측근들에게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된 상태로 남더라도 대(對)이란군사 작전을 종료할 용의가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무력으로 강제 개방하는 작전이 트럼프 대통령이 설정한 '4~6주'라는 전쟁 기간을 초과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에 따라 이란 해군과 미사일 기지 등 주요 목표물만 타격한 뒤, 해협 개방이라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문제는 외교적 압박을 통해 해결하거나 다른 나라들의 몫으로 넘기겠다는 계산이다.

이는 사실상 테헤란 정권의 해협 장악력을 묵인하는 꼴이어서, 국제 사회의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행정부 관리들은 WSJ에 "트럼프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군사적 옵션은 여전히 남아 있지만 그것은 그의 우선순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이 이미 '조기 종전'으로 기울었다고 전했다.

30일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기자들에게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을 뿐, 이란의 해군, 미사일, 방위 산업 및 핵무기 제조 능력을 타격하는 핵심 군사 목표 목록에 해협 재개방을 포함하지는 않았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책임... 이미 요동치는 에너지 시장에 미국이라고 안전할 성 싶나"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극단적인 메시지를 오가며 시장의 혼란을 부추겨 왔다. "특정 날짜까지 개방 안 하면 민간 에너지 시설을 폭격하겠다"라고 위협하다가도 며칠 뒤에는 "미국 에너지 안보와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다른 나라들이 해결할 문제라고 일축했다.

이러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전문가들의 시선은 냉담하다. 수잔 말로니 브루킹스 연구소 부소장은 WSJ와 한 인터뷰에서 해협이 닫힌 상태로 작전을 끝내는 것을 두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무책임한 일"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말로니 부소장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함께 시작한 전쟁인 만큼 그 파장에서 발을 뺄 수 없다"라며 이미 요동치는 에너지 시장의 피해로부터 미국만 안전할 방법은 없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이란의 해협 봉쇄가 길어지면서 세계 경제는 '비명'을 지르고 있다. 당장 식량 재배에 필요한 비료부터 반도체 공정에 필수적인 헬륨 공급까지 끊기며 산업계 전반이 셧다운 위기에 처했다. 이미 배럴당 100달러를 돌파한 국제 유가는 전쟁이 장기화되고 해협 봉쇄가 지속될 경우 더욱 치솟을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도 나온다.

해협 봉쇄 지속시 한국 등 아시아 국가 직격탄... '다른 나라들이 나서라' 발빼는 트럼프 행정부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와 LNG의 80% 이상은 한국과 일본 등 미국 동맹국을 포함한 아시아 시장으로 향한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의 에너지 수요에는 필수적이지 않다"는 논리를 내세우며 다른 나라들에 '호송 연합군' 구성을 종용하고 있다.

30일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은 와 한 인터뷰에서 미국이나 다국적 연합군이 유조선을 호송할 수 있다고 시사했다.

베센트 장관은 "시장은 공급이 원활하며 각국이 당분간 이란 정권과 개별적으로 협상을 맺으면서 매일 더 많은 선박이 통과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미국이 해협 통제권을 되찾을 것이며, 미국의 호송이나 다국적 호송을 통해 항행의 자유가 보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또한 같은 날 와 한 인터뷰에서 "이란에서의 군사 작전이 끝난 후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며, 이는 이란이 결정할 몫"이라며 "또는 미국이 참여하는 전 세계 및 지역 국가 연합이 어떤 방식으로든 해협이 개방되도록 보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표면적 전쟁 승리라는 성과만 챙기고, 그로 인해 발생한 글로벌 경제 위기와 안전 통행의 책임은 동맹국을 포함한 타국에 떠넘기겠다는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가 또다시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이 기사 공유하기
페이스북X

이 기사를 추천합니다

i

댓글

0

후 댓글을 작성할 수 있습니다.

아직 댓글이 없습니다 이 기사에 첫 의견을 남겨보세요.

댓글 수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