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간 전 세계 TV 판매 출하량은 2억800만~2억900만대로 출하량이 급격하게 줄지는 않았습니다. TV 수요가 줄었다는 건 조금 잘못 알려진 내용입니다.”
15일 삼성전자 용석우 사장은 2026년 삼성전자 TV 신제품 질의응답에서 나온 TV 수요 감소 질문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OTT와 모바일로 시청 경험이 옮겨가며 TV와 모니터 수요가 줄어 보였을 수는 있지만, 실제 판매량은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용 사장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마이크로 RGB·OLED·네오 QLED·미니 LED·UHD 등 TV 라인업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 프로·더 프레임’ ▲이동형 스크린 ‘무빙스타일’ ▲와이파이 스피커 ‘뮤직 스튜디오 5·7’ ▲올인원 사운드바 ‘Q 시리즈’ 등을 판매한다. 급증한 신혼부부 수요와 소상공인 중심으로 인기를 모았던 무빙스타일의 크기를 키우고, 크게 급증한 AI 칩플레이션을 구독으로 방어하는 등 TV 인기 하락에 맞서 사업부 차원의 대응에 나섰다.
AI 기능으로 락인… 하방전개 포커스
15일 삼성전자 TV 신제품 발표와 관련해 마이크로 RGB 115형 앞에서 모델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국내 통계상 삼성전자는 TV 점유율 약 55% 이상을 유지하고 있으나 시선은 해외에도 있다. 2006년 이래 TV 출하 시장에서 매출 기준 29.1%로 꾸준히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삼성은 매년 약 2억대에 달하는 글로벌 수요를 놓치지 않기 위해 올해는 AI TV 대중화를 목표로 내걸었다.
이날 삼성전자가 내세운 TV 라인업은 기존 마이크로 RGB, OLED, 네오 QLED 등 프리미엄 TV 라인업 전체에 더해 신규 미니 LED와 UHD를 포함해 구성됐다.
용 사장은 “올해 초 CES 2026에서 한 모델에 (AI를) 넣는 게 아니라 하방 전개로 다양한 모델을 QLED처럼 프리미엄화할 수 있는 전략을 가겠다고 했다”며 “하방 전개는 단순히 싼 제품을 판다는 뜻이 아니라 기존 제품군까지 AI를 넣어 확장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프리미엄 라인업뿐만 아니라 미니 LED 등에도 AI를 탑재하겠다는 삼성전자의 전략을 설명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보급형 TV를 포함해 올해 국내 출시하는 TV 신제품의 99%에 AI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앞서 노태문 삼성전자 DX부문장 겸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DX부문의 모든 디바이스와 서비스 생태계에 AI 기술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고객에게 최고의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며 “AX(AI Transformation)는 단순한 도구가 아닌 우리의 생각과 업무 프로세스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과정”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노 대표는 올해 주주총회에서도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AI 기반으로 혁신하고 신성장 동력 육성을 통해 미래 성장에 대한 준비를 철저히 해 나갈 것”이라며 “스마트폰을 비롯한 AI 기기를 작년 4억대에서 2026년에는 8억대까지 늘리고, 새로운 AI 컴패니언 디바이스까지 적극적으로 확대해 AI 대중화를 선도하겠다”고 강조했다. TV에 AI를 폭넓게 적용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삼성전자 AI TV에서 즐길 수 있는 AI 축구 모드 프로.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한 번 구매하면 장기간 사용하는 가전 특성도 활용한다. 기술 우위를 내세우는 방식이다. 이번 AI TV에는 ▲질문에 실시간 답변 및 정보 제공을 하는 비전 AI 컴패니언 ▲각종 소리의 주파수를 분리해 배경음·목소리 등을 이퀄라이저처럼 키우고 줄일 수 있는 AI 사운드 컨트롤 프로 ▲축구 경기 분석 후 최적 화질을 구현하는 AI 축구 모드 프로 ▲저해상도 영상을 고화질로 전환하는 AI 업스케일링 프로 등 이전 OLED·LCD TV에서 보기 어려웠던 기능을 담았다. 단순 송출 기기를 넘어 편의 기능을 강화해 락인 효과를 노린다는 구상이다.
특히 올해 AI TV에는 삼성전자의 ‘마이크로 RGB AI 엔진’이 탑재돼 GPU 속도는 2.1배 빠르고 CPU 속도는 17% 상승했다. NPU 속도도 2배 개선됐으며 AI 뉴럴 네트워크도 128개로 6.4배 늘었다. 2026년형 마이크로 RGB TV 최상위 ‘RH95’ 모델에는 AI 프로세서 ‘마이크로 RGB AI 엔진 프로’가 탑재된다. 생생한 비주얼과 색상 정확도를 강조하는 이유다.
마이크로 RGB TV는 100㎛ 이하 크기의 RGB LED를 백라이트로 사용해 각 색상을 독립적으로 정밀 제어한다. 화면 색상과 밝기를 더욱 촘촘하고 정교하게 제어할 수 있는 이유다.
올해 모니터가 커져 출시되는 2026년형 삼성전자 무빙스타일.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소상공인과 1~2인 가구에게 사랑받고 있는 ‘무빙스타일’도 강화한다. 기존 27형부터 55형까지였던 전작 대비 65형, 75형, 85형까지 사이즈를 늘리고, 무빙스타일 매출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 소상공인을 위해 매장 콘텐츠 제작 및 관리 솔루션 앱도 지원될 예정이다.
삼성전자 한정호 한국총괄은 “무려 280여 가지가 넘는 다양한 조합을 자랑하는 무빙스타일은 가정뿐만 아니라 영업 매장까지 영역을 넓혀가며 사업 소개, 홍보, 고객 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매출 향상에 기여하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되고 있다”며 “TV 모델의 무빙스타일에는 삼성 AI 프로세서가 탑재돼 있어 128개의 AI 뉴럴 네트워크가 최대 4K 수준으로 해상도를 업스케일링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삼성 강남 현장 전시 모듈을 통해 확인한 85형 무빙스타일도 크기 측면에서 존재감이 컸다. TV를 한 곳에 고정된 인테리어로 두지 않겠다는 VD사업부 전략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기존 벽걸이형 TV를 위해서도 삼성전자는 고풍스러운 인테리어로 TV를 활용할 수 있는 아트스토어를 강화하는 등 소비자가 TV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실행할 계획이다.
용 사장은 “고객 락인 측면에서 삼성 TV 플러스와 아트스토어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고, 아트스토어를 위해 각종 박물관이나 예술작품을 기반으로 전 세계 아트 딜러들과 협업해 많은 작품을 보여드리려 한다”며 “단순히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플랫폼 사업을 계속 키우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AI 칩플레이션에 분투하는 VD사업부… ‘구독·플랫폼’으로 우회로
15일 삼성전자 TV 신제품 발표와 관련해 직원들이 발표에 임하고 있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2024년에도 약 30조9000억원 가량의 매출을 기록한 VD사업부는 2025년에도 0.2% 낮아진 수치를 기록하며 성과를 일부 방어했다. 문제는 영업이익이었다. DA(생활가전)와 합쳐져 정확한 평가는 어렵지만, VD와 DA를 합쳐 1조7000억원 규모였던 영업이익은 -2000억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AI 프로세서와 OLED 디스플레이 패널 등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른 영향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큰 폭의 영업이익을 거둔 이번 1분기에도 VD사업부 관련 언급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지난해 1분기 VD사업부는 DA사업부와 합산 3000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냈다.
4K TV DDR4 메모리 가격이 최근 1년 동안 약 4배 오르고, 1분기에도 2025년 4분기 대비 60% 이상 추가 상승했을 것으로 분석되는 등 AI 칩플레이션을 비롯해 부품값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TV사업을 담당하는 임원진은 구독 사업을 포함한 우회로를 통해 소비자가 AI TV를 체험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임성택 한국총괄은 “TV는 비싼 제품만 구독 비중이 올라갈 줄 알았는데, 전 라인업에 걸쳐 구독률이 30%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며 “구독 사업은 (VD사업부에)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 사장은 “AI TV 정책은 특정 AI만 쓸 수 있게 하는 것이 아니라 AI 서비스의 집합체로서 퍼플렉시티, 제미나이, 빅스비 등 여러 서비스를 소비자가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빅스비 연결을 통해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게 하는 것이 AI TV가 지향하는 방향”이라고 설명했다.
15일 삼성전자 2026년형 AI TV 출시 간담회에서 직원이 비전 AI 컴패니언 시연을 보이고 있다. 사진=양정민 이코노믹리뷰 기자
용 사장이 언급한 대로 시연 행사장에서는 비전 AI 컴패니언과 AI 축구 모드 프로 등 주요 기능이 빅스비를 통해 구현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대형 게이밍 모니터로 활용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TV에 키보드를 연결하는 사례는 드문 만큼, 리모컨 음성 인식 경험이 향후 AI TV 만족도 변수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이날 출시된 삼성전자 2026년 TV 신제품 가격은 ▲2026년형 마이크로 RGB 최상위 시리즈(RH95) 기준 85형 929만원 ▲2026년형 OLED SH95 기준 77형 719만원 ▲2026년형 네오 QLED QNH80 기준 100형 959만원 ▲2026년형 미니 LED MH80 기준 85형 339만원 ▲2026년형 더 프레임 프로 85형 기준 619만원 ▲2026년형 더 프레임 98형 879만원이다.
가격에 대해 용 사장은 “TV는 단순히 화질과 사운드를 소비하는 디바이스에서 AI로 또 다른 스크린 기능을 수행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며 “메모리 등 부품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원가 상승을 최소화해 가격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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