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웨이퍼. [출처=삼성전자]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라 세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대만 TSMC 주가의 추가 상승 전망이 나오고 있다.
동시에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실적 반등 기대감도 커진다. 선단 공정의 공급 병목 현상과 빅테크의 공급망 다변화(멀티벤더) 기조가 맞물리면서, 현실적인 대안인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재평가 가능성도 뚜렷해지는 추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TSMC가 AI 사이클의 핵심 수혜주임에도 여전히 주가가 저평가돼 있으며,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진단했다. 핵심 근거는 확고한 수주 기반과 가격 결정력이다.
현재 주요 빅테크의 자본 지출이 AI 칩 확보에 집중되면서, 1년 전 59%였던 TSMC의 1분기 매출총이익률은 66%까지 상승했다. 단기적으로는 차세대 2나노 공정 양산 초기 비용과 미국 공장 운영비 증가로 이익률이 조정될 수 있으나, 성숙 공정 장비를 활용하는 3나노 파생 공정 확대 등을 통해 장기적 마진율은 재차 개선될 전망이다.
특히 엔비디아의 구매 약정 규모가 2년 전 160억 달러에서 최근 950억 달러 이상으로 급증하는 등 수요가 공급을 압도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상 독점에 가까운 시장 지배력은 TSMC에 강력한 가격 결정력을 부여한다. 고객사들이 선단 공정으로 이동할수록 단가 인상이 가능해 중장기적 매출 증대 요인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구조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TSMC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1배 수준으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평균인 26배를 하회하고 있어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고 있다.
바클레이즈의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TSMC의 목표가를 기존 450달러에서 470달러로 상향한 바 있다. 현재 TSMC의 주가는 400달러를 밑돌고 있다.
대만 TSMC. [출처=연합]
◆공급망 병목 심화…'멀티벤더' 확보의 필연성
TSMC의 견조한 성장세는 역설적으로 파운드리 시장의 2위 업체인 삼성전자에게 구조적 기회를 제공한다.
대신증권 등 증권가에서는 TSMC의 제한적인 증설 속도가 폭증하는 고객 수요를 온전히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대만 지정학적 리스크에 대비한 팹리스(반도체 설계기업)와 빅테크 기업들의 선제적인 공급망 다변화 수요가 더해지며 영업환경 변화를 이끌고 있다.
현재 인텔 파운드리(IFS)와 일본 라피더스가 선단 공정 진입을 시도하고 있으나, 유의미한 수율 확보와 시장 안착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평가받는다. 결과적으로 TSMC의 물량 부담을 덜고 가격 인상 압력을 분산시킬 수 있는 대안으로 삼성전자가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수주 증가세…기업가치 재평가로 이어질까
TSMC로 집중된 수요의 낙수효과는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실질적인 가동률 상승과 수주 확대로 증명되고 있다.
우선 주력인 4/5나노 공정은 내부(Captive) 물량과 테슬라(AI4) 등 외부 수주가 활성화되면서 현재 사실상 풀가동 상태에 진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올해 HBM4(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베이스 다이(Base Die) 양산 효과가 더해지며 파운드리 사업부의 수익성 기여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려가 컸던 차세대 2나노(SF2) 공정의 경우 과거 대비 수율 안정화 속도가 빠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테슬라의 차세대 자율주행 및 AI 칩(A15/AI6) 양산이 예정돼 있으며, 내년부터 매출에 본격 반영될 전망이다. 퀄컴의 2026년형 폴더블 스마트폰용 AP 수주 가시성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된다. 더불어 다수의 북미 팹리스 및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자(CSP)와의 신규 커스텀 칩(ASIC) 협업 논의도 구체화되고 있다.
단순 선단 공정뿐 아니라 6~8나노 성숙 공정에서도 IBM 차세대 서버용 CPU(Power 11) 수주에 성공한 것으로 추정되며, 닌텐도 스위치 2·엔비디아 오토모티브용 GPU 물량 등에 대응하며 제품군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이뤄지는 추세다.
삼성전자가 올해 가파르게 상승한 배경에는 메모리 반도체의 판가 상승에 따른 실적 개선 영향이 크다. 아직까지는 파운드리 사업부가 견조한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적자 축소 및 경쟁력 입증으로 이어질 경우 향후 삼성전자의 전사 기업가치 재평가를 이끄는 추가 동력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올해 전년 대비 100% 증가가 예상되는 삼성 파운드리 수주 상황과 애플, 퀄컴 등 2나노 북미 대형 고객사 확보 가능성 확대는 향후 가동들 상승으로 이어져, 삼성 파운드리 실적은 작년 7조원 적자에서 내년 흑자 전환 가시권에 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류형근 대신증권 연구원도 "고객 수요 증가율을 하회하는 TSMC의 증설 속도, 지정학적 리스를 감안한 고객들의 선제적 다변화 니즈 등이 영업환경 개선을 견인하고 있다"며 "파운드리 사업의 적자는 빠르게 축소될 것이고 경쟁력 개선 가치가 주가에 추가 반영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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