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광학솔루션사업부 재직 당시 카메라 모듈 분야에서 글로벌 1등의 지위를 확고히 했다. 사진=LG이노텍
[THE Biz(더비즈)=양승보 기자] 문혁수 LG이노텍 대표이사 사장이 이끄는 '체질 개선' 작업이 본궤도에 올랐다. 과거 모바일 카메라 모듈에 편중된 수익 구조를 다변화하고, 고부가가치 신사업을 육성하겠다는 전략이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결실로 나타났다.
◆광학솔루션사업부의 9년, CSO의 1년
문 사장은 1970년생으로 한국과학기술원(KAIST) 화학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8년 LG전선(현 LS엠트론)에 입사했고, 2009년 LG이노텍으로 자리를 옮긴 문 사장은 2014년 광학솔루션개발실장을 맡으며 광학솔루션(카메라 모듈)사업부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2015년 광학솔루션개발담당 상무, 2018년 광학솔루션연구소장 전무, 2020년 광학솔루션사업부장 전무, 2022년 광학솔루션사업부장 부사장을 거치면서 그는 LG이노텍을 카메라 모듈 글로벌 1등 지위에 확실히 올려놨다.
시장조사기관 리서치 인 차이나와 욜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문 사장 부임 초기 15.6%였던 모바일용 카메라 모듈 시장 점유율은 2023년 그가 해당 사업부를 떠난 직후까지 35%로 성장했다.
문 사장은 2023년 최고전략책임자(CSO) 부사장이 될 때까지 9년간 광학솔루션사업부에 몸 담았다. CSO 재직 당시에는 반도체 기판 및 전장부품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회사 미래의 근간을 만들었다.
베트남 하이퐁에 위치한 LG이노텍 V3 신공장 전경. 사진=LG이노텍
◆대표이사 선임과 부침, 변화와 성공
문 사장은 2024년 3월 LG이노텍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가 부임한 해 전년 대비 매출액은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이 감소하는 모습을 보이며 아쉬운 결과를 냈다. 광학 사업의 수요 부족과 시장 경쟁력이 심화되며 2023년보다 수익성이 악화된 것이 원인이었다.
지난해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매출액은 2024년보다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하지만 문 사장은 미래를 내다보고 있었다. 그는 CSO 재직 당시 재편한 사업 포트폴리오로 매출 구조 개편을 시작했다.
특히 고부가 반도체 기판 사업 확장에 공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2024년 12월에는 북미 빅테크 기업향 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FC-BGA)의 양산을 시작했다.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는 상황 속에서 반도체 기판의 수요도 급증했다. 이는 결과로 이어졌다.
2025년 LG이노텍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감소할 때 패키지솔루션부서는 82% 증가하며 성과를 거뒀다. 기존 카메라 모듈 사업의 탄탄한 기반 위에 고부가 반도체 기판 사업의 성장이 더해지며 올해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견인하는 핵심 동력이 됐다.
문 사장은 여기에서 만족하지 않는다. 그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FC-BGA 생산능력을 두 배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LG이노텍 마곡 본사에서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오른쪽)과 카사르 유니스(Qasar Younis) 어플라이드 인튜이션 공동창립자 겸 CEO가 회동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이노텍
◆카메라 모듈 다음은 전장 1등 기업
문 사장의 다음 시선은 이제 자동차 전장으로 향한다. 다가올 ‘피지컬 인공지능(AI)’ 시대 전장 부품 시장에서 그의 목표는 단순 부품 공급업체가 아니다.
이를 위해 차세대 핵심 센서인 라이다 사업을 자신이 이끌었던 광학솔루션사업부로 이관했다. 글로벌 1위를 달성하며 축적한 렌즈 및 광학 모듈의 노하우를 라이다 사업에 직접 접목해 폭발적인 시너지를 내겠다는 승부수로 해석된다.
또한 지난 3월 LG이노텍은 미국의 자율주행 차량,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전문 기업 어플라이드 인튜이션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 라이다(LiDAR), 레이더 등 전장 하드웨어에 어플라이드 인튜이션의 자율주행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통합 ADAS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는 피지컬 AI 시대를 이끄는 모빌리티∙로봇 센싱 분야 글로벌 톱티어로 도약하겠다는 문 사장의 뚝심이 반영된 행보다.
이런 행보는 문 사장이 내건 ‘2030 비전’과 맞닿아 있다. 그는 2030년까지 신사업 전체 규모를 8조원 이상으로 키우고 미래 육성 사업 비중을 LG이노텍 전체 매출의 25%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고 공언했다.
문 사장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명확하다. LG이노텍이 보유한 원천 기술이 적용될 수 있는 산업군으로 끊임없이 확장하는 것이다. 카메라 모듈 1위 기업을 넘어 미래 산업의 핵심 기업으로 도약하려는 문 사장의 행보가 다음 챕터로 넘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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