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연합뉴스
서학개미(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매수 지형이 한 달 만에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7월에는 반도체 3배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와 SK하이닉스 미국주식예탁증서(ADR)에 순매수가 집중됐지만 이달 들어서는 아마존과 알파벳을 비롯한 개별 기술주와 인공지능(AI) 인프라 종목으로 매수처가 넓어졌다는 분석이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이달 1~13일 서학개미의 순매수 결제액 1위는 아마존으로 1억 9361만 달러를 기록했다. 스페이스X(1억 7592만 달러)가 2위, 알파벳(1억 3630만 달러)이 3위를 차지했다. 블룸에너지(1억 1487만 달러)와 테슬라(1억 914만 달러)도 각각 5위와 6위에 올랐다. 상위 10개 가운데 개별 종목만 6개다.
지난달과 비교하면 변화가 뚜렷하다. 당시 미국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의 일간수익률을 3배로 추종하는 ‘속슬’(SOXL)은 35억 7569만 달러 순매수되며 압도적인 1위였다. SK하이닉스 ADR도 8억 4371만 달러로 2위를 차지했다. 두 종목의 순매수액은 44억 1940만 달러로 7월 미국 주식 전체 순매수 결제액(46억 4241만 달러)과 맞먹었다. 반면 아마존과 마이크론, 샌디스크는 순매수 상위 5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이달 들어서는 SK하이닉스 ADR이 5342만 달러로 23위, SOXL이 5257만 달러로 24위까지 내려왔다. 반대로 샌디스크(1억 53만 달러)는 9위, 마이크론(9137만 달러)은 12위에 진입했다. 6일까지 나란히 순매수 1~3위를 기록했던 아마존·마이크론·샌디스크에 집중됐던 자금도 이후 스페이스X와 알파벳, 블룸에너지, 테슬라로 분산됐다.
빅테크의 클라우드 사업이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면서 기술주가 급반등한 점이 투자심리를 되살린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간)과 31일 마이크론(18.36%)과 샌디스크(25.99%), 아마존(15.32%)이 일제히 두 자릿수 상승했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이틀간 8.27% 올랐다. 급락 뒤 반등 과정에서 3배 레버리지 상품에 쌓였던 차익을 실현하는 대신 실적과 AI 투자 수혜가 확인되는 개별 종목을 다시 담는 흐름이 나타난 셈이다.
매수 대상도 AI 밸류체인 전반으로 넓어졌다.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와 연결되는 블룸에너지에 이어 광통신 업체 코히런트가 11위, 반도체 업체 마벨테크놀로지가 13위, 데이터센터 전력·냉각 장비 업체 버티브가 16위에 이름을 올렸다. 특정 반도체 지수의 방향성에 베팅하기보다 클라우드와 메모리, 전력·통신 인프라로 투자처를 나눠 담는 양상이다.
다만 레버리지 선호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나스닥100지수의 일간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프로셰어즈 울트라 QQQ’(QLD)는 1억 2668만 달러로 4위를 기록했다. 금융투자 업계 관계자는 “위험 선호가 꺾였다기보다 7월의 반도체 3배 레버리지 쏠림이 완화되고 종목과 상품을 고르는 기준이 세분화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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