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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SMR 골든타임 3~5년" 특별법 이후 속도전 돌입한 한국형 i-SMR

송상우 한국재료연구원 단장과 유성원 두산에너빌리티 상무는 "민간 기업이 리스크를 안고 첨단 설비에 투자할 수 있도록 SMR 제조 기술을 반도체와 같은 '국가전략기술' 수준으로 격상해 세액공제 혜택을 대폭 확대해야...

"SMR 골든타임 3~5년" 특별법 이후 속도전 돌입한 한국형 i-SMR

'SMR 개발 촉진 특별법 제정 이후, SMR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김용수 한국수력원자력 SMR사업실장이 발제하고 있다. 사진=장지현 이코노믹리뷰 기자

소형모듈원전(SMR) 개발 촉진 특별법 시행을 앞두고 국내 SMR 산업이 속도전 국면에 들어섰다.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이 i-SMR(혁신형 소형모듈원자로) 표준설계인가와 초도기 부지 선정 절차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업계와 학계에선 특별법이 선언적 수준을 넘어 실제 산업화 및 수출 경쟁력으로 이어지기 위한 후속 제도 설계가 핵심 과제라는 주문이 나왔다.

경남도와 창원시, 윤한홍·최형두·김종양·이종욱·허성무 등 창원시 지역구 여야 국회의원 5명, 한국원자력산업협회는 3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소형모듈원자로(SMR) 산업 활성화를 중심으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서는 한국형 i-SMR의 적기 준공과 함께 오는 9월 11일 시행을 앞둔 '소형모듈원자로 개발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시행령·시행규칙의 정교화 방향이 심도 있게 논의됐다.

표준설계인가 신청 마친 i-SMR, 2035년 준공 목표

김용수 한국수력원자력 SMR사업실장은 한국형 i-SMR이 안전성, 경제성, 유연성을 고루 갖춘 경쟁력 있는 노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후쿠시마와 같은 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자연력에 의한 냉각제 순환을 통해 핵연료 손상을 실질적으로 배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모듈화 설계로 공장 생산 비중을 높이고 현장 작업은 최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i-SMR은 대형 원전과 달리 수요지 인근 배치가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제시됐다. 김 실장은 "부지 면적이 반경 300m 정도 내에서 관리 가능하고 사고가 나더라도 발전소 외부 방사선 영향은 정상 상태를 유지하도록 설계돼 대규모 송전망 설치 부담을 줄일 수 있다"며 "재생에너지와의 조화를 통해 변동성을 보완하고 다목적 활용으로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사업 추진 일정도 구체화됐다. 지난 2월 표준설계 인가를 신청했으며 2028년 인가 획득을 목표로 심사가 진행 중이다. 관심이 쏠린 '초도기 건설'과 관련해 김 실장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혁신형 SMR 1기 국내 건설이 반영된 이후 부지 선정 절차를 준비해 왔다"며 "올 1월 지자체 유치 공모를 냈고 마감 결과 2개 지자체가 참여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부지 평가를 거쳐 6월 말 최종 부지를 선정하고 이후 환경평가와 환경조사를 진행해 2027년 초 건설허가를 신청, 2030년 초 착공해 2035년 준공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국내 SMR 산업의 경쟁력이 단순히 노형 개발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공급망과 파운더리 역량 확보로 이어져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현재 미국이 건설 사업 측면에서 앞서 있지만 GE히타치를 제외한 상당수 SMR 개발사들은 실제 건설 경험이 부족하다고 평가다. 이 때문에 한국의 원전 생태계와 제작 역량을 활용하려는 해외 기업들의 협력 제안이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실장은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 등과 협력을 통해 글로벌 SMR 파운더리 도약을 선언한 상태고 한수원에도 엑스에너지, 테라파워, 오클로 등 여러 기업이 공급망 협력을 제안하고 있다"며 "주기기뿐 아니라 보조기기, 계통기기 전 분야에서 공급망을 어떻게 구축하고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지원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한국 원전 생태계의 몸값이 가장 높은 시기라고 볼 수 있다"며 "중국도 머지않아 추격해 올 것이고 미국도 건설 경험을 쌓아갈 것이기 때문에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은 길어야 3~5년 정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한수원은 현재 840여 개의 대형 원전 유자격 공급 업체를 SMR 기반으로 확대하고 한·미 공급망 얼라이언스 구축 및 중소기업의 국제 품질 인증 지원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SMR 개발 촉진 특별법 제정 이후, SMR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토론회' 현장. 사진=장지현 이코노믹리뷰 기자

특별법 9월 시행 "선언 넘어 산업화 경로 담아야"

이유한 국립창원대학교 대학원장은 SMR 특별법의 기본 틀은 잘 짜여 있지만 실제 산업 활성화로 이어지려면 후속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정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 제1조 목적에는 소형모듈원전과 이를 활용한 시스템의 연구개발과 실증을 촉진하고 안전하게 개발함으로써 국민경제 발전과 복리 향상에 이바지한다고 돼 있"며 "문구는 잘 잡혀 있지만 SMR 개발이 어떻게 국민경제 발전과 복리 향상으로 이어지는지 그 연결고리를 시행령과 시행규칙에 더 명확히 담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특별법의 핵심 과제로 '연구개발-실증-산업화' 경로의 명시를 제안했다. 이 원장은 "현재 법에는 기본계획과 시행계획의 틀이 마련돼 있지만 연구개발 성과가 실증으로, 실증 성과가 산업화로 이어지는 경로는 아직 정밀하게 담겨 있지 않다"며 "민간 기업이 사업 참여를 결정할 수 있도록 위험 분담 구조와 세제 지원 방향도 보다 구체화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법 시행일이 오는 9월 11일인 만큼 논의되는 내용이 후속 제도 설계에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SMR 활용 범위를 발전용에 한정하지 말고 수소 생산, 선박, 우주, 방위산업 등으로 넓혀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법 제2조에서 SMR을 노형과 관계없이 300MW(메가와트) 이하 원자로로 명시한 만큼 법의 정신에 맞게 실제 활용 범위도 다목적으로 열어둘 필요가 있다"며 "국제 경쟁력을 확보하려면 단순 기술 연구가 아니라 산업 파트너십과 국제 표준화, 수출 모델과 일치하는 방향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간 투자 유인책도 핵심 과제로 꼽혔다. 이 원장은 "법 제12조에 민관 공동출자 회사와 연구조합 지원 근거가 있지만 지원 근거만으로 민간이 투자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며 "SMR은 초기 투자 규모가 크고 수익이 나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사업인 만큼 공공과 민간이 위험을 어떻게 분담할 것인지, 금융 규모 확대를 위한 세제 혜택은 어떤 식으로 마련할 것인지 기본 방향이 후속 조치에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원장은 특별법상 연구개발 특구가 단순한 연구단지에 머물러선 안 된다고 봤다. R&D에서 제조·상용화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구조가 돼야 특구로서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민간 투자를 끌어내기 위해선 제12조의 연구조합 지원 대상을 기술 표준화 프로젝트까지 확대하고 정책 실패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현장의 목소리가 반영된 'SMR 촉진위원회' 운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R&D 특구만으론 부족" 제조·공급망까지 연결된 생태계 주문

전문가들은 SMR 산업이 연구 단계를 넘어 실질적인 비즈니스 모델로 진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남혁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장과 박성진 기후에너지환경부 과장은 i-SMR의 2035년 적기 준공과 4세대 원자로 개발을 위한 범부처 차원의 R&D 및 인프라 지원을 약속했다.

이미화 경상남도 산업국장은 "제조 기반이 밀집한 경남을 중심으로 설계부터 상용화까지 이어지는 생산 융합형 특구 지정과 중소기업을 위한 의무구매 제도 등 실무적인 대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산업계와 연구계에서는 투자 활성화를 위한 유인책을 촉구했다.

송상우 한국재료연구원 단장과 유성원 두산에너빌리티 상무는 "민간 기업이 리스크를 안고 첨단 설비에 투자할 수 있도록 SMR 제조 기술을 반도체와 같은 '국가전략기술' 수준으로 격상해 세액공제 혜택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동형 한국원자력연구원 단장은 공공 주도에서 민간 주도로의 R&D 전환을 강조했으며, 권순엽 법무법인 광장 대표는 "글로벌 빅테크의 원전 선회 흐름에 맞춰 상용화 시점을 최대한 앞당기고 해외 시장 선점을 위한 민관 공동의 수출 전략과 제도적 PPA(직접 전력구매계약) 근거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최형두 의원은 "한국이 SMR 파운더리를 할 수 있다면 수출 부가가치는 어마어마할 것"이라며 "SMR이라는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발달돼 한국이 세계에서 없어서는 안되는 나라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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