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 의원 발의… 종합계획에 산업·인력 명문화, 국가 재정지원 근거 신설
“원전 정책, 방향 제시 넘어 실행 체계로”… 에너지 안보·탄소중립 연계 전략
[에너지데일리 송병훈 기자] 탄소중립과 에너지 안보 이슈가 맞물리며 원자력의 전략적 가치가 부각되는 가운데, 원자력 기술개발과 산업·인력 기반을 국가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입법이 추진된다. 기존 ‘방향 중심’ 정책에서 ‘실행 중심’ 정책으로 전환하겠다는 성격이 짙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김소희 의원(국민의힘)은 7일 '원자력 진흥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개정안은 원자력진흥종합계획에 기술개발, 산업 육성, 전문인력 양성 내용을 명시적으로 포함하고, 국가가 관련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최근 글로벌 에너지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탈탄소 정책 확산과 함께 전력 수급 안정성 문제가 부각되면서, 원자력은 ‘저탄소·기저전원’으로 재평가되고 있다. 특히 소형모듈원전(SMR)을 중심으로 미국·유럽·중국 등 주요국 간 기술 경쟁과 수출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된 상황이다.
하지만 현행 제도는 이러한 흐름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현재 원자력진흥종합계획은 원자력 이용 전반의 방향 제시에 머물러 있어, 산업 육성과 인력 양성 등 실행 기반이 취약하고 재정 지원 체계도 명확하지 않다는 한계가 있다.
개정안은 이를 보완해 종합계획에 ▲기술개발 ▲산업 생태계 조성 ▲전문인력 양성·활용을 포함하도록 하고, 국가 재정 지원을 제도화함으로써 정책 실행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개정안은 단순한 조문 보완을 넘어 원자력 정책의 구조적 전환을 시사한다.
그간 원전 정책은 발전 여부나 비중을 둘러싼 ‘정책 방향’ 논쟁에 집중돼 왔다면, 이번 입법은 기술·산업·인력이라는 실행 기반을 제도적으로 묶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원자력진흥종합계획에 산업 육성과 인력 양성을 명문화한 것은, 원전을 단순한 발전원이 아닌 ‘국가 전략 산업’으로 재정의하려는 흐름으로 해석된다. 이는 반도체·배터리와 유사한 산업 정책적 접근이 원전 분야에도 본격 적용되는 신호로 볼 수 있다.
또한 재정 지원 근거를 명확히 한 점은 R&D 투자, 인력 양성, 수출 지원 등에서 정부 역할을 강화하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에너지 산업 측면에서 이번 개정안은 SMR 중심의 글로벌 시장 경쟁 대응 성격이 강하다.
현재 SMR은 초기 시장 형성 단계로, 기술 표준과 공급망을 선점한 국가가 향후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주요국은 정부 주도의 기술개발, 금융 지원, 인력 양성 정책을 병행하고 있다.
이번 입법은 이러한 국제 흐름에 대응해 국내에서도 ▲기술개발-산업화-인력 공급을 연계하는 ‘정책 패키지’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아울러 에너지 정책 측면에서도 원자력을 재생에너지와 병행하는 ‘저탄소 전력 포트폴리오’의 핵심 축으로 설정하려는 전략적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법 개정만으로 산업 경쟁력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우선 재정 지원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중장기 투자 로드맵과 성과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 단순 예산 지원을 넘어 민간 투자 유도와 연계된 구조 설계가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인력 측면에서도 원자력 전문인력 양성 체계는 교육·연구·산업 간 연계 부족 문제가 지속돼 왔다는 점에서, 단순 인력 확대를 넘어 ‘질적 역량 강화’가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원전 산업 확대 과정에서 지역 수용성과 안전성 문제 역시 여전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번 개정안은 22대 국회 제434회 회기에 접수됐으며, 향후 소관 상임위원회 심사를 거쳐 본회의 처리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정책 방향 중심이던 원자력 논의를 산업·기술 경쟁력 중심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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