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의 321단 QLC 낸드플래시 기반 클라이언트 SSD(cSSD) 'PQC21'. 사진=SK하이닉스 제공
SK하이닉스가 321단 QLC 낸드플래시 기반 클라이언트 SSD(cSSD) 'PQC21'을 개발해 공급을 시작했다고 8일 밝혔다. PQC21는 셀 1개에 4비트를 저장하는 QLC 기술과 321단 4D 낸드를 결합한 제품이다. 같은 면적에 더 많은 데이터를 담아 저장 효율을 높였으며, 1TB(테라바이트)와 2TB 두 가지 용량으로 출시됐다. 이달부터 델 테크놀로지스에 공급을 시작하고 향후 글로벌 주요 고객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읽기·쓰기 성능을 높이기 위해 SLC 캐싱 기술도 적용했다. 일부 저장 공간을 SLC(Single Level Cell, 1개 셀에 1비트 저장 방식)처럼 활용해 데이터를 먼저 빠르게 기록한 뒤 재저장하는 방식이다. 회사는 인공지능(AI) PC 환경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신속하게 처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설명했다.
다만 순차 읽기·쓰기 속도나 IOPS(초당 입출력 처리 횟수) 등 세부 성능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시장에서는 PQC21을 절대 성능 경쟁 제품보다는 고용량·전력 효율·원가 경쟁력을 겨냥한 AI PC용 저장장치로 해석하고 있다.
QLC가 다시 주목받는 배경에는 AI PC 확산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Copilot+ PC 최소 사양으로 256GB 저장장치를 요구하며, 일부 AI 기능인 '리콜(Recall)'을 사용하려면 최소 50GB 이상의 여유 공간이 필요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리서치업체 가트너는 AI PC 출하량이 2025년 7780만대에서 2026년 전체 PC 시장의 약 55%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단말기 내에서 AI 기능이 상시 구동되면서 운영체제와 애플리케이션, 개인화 데이터, 로컬 추론 관련 저장공간 수요가 함께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흐름은 QLC의 역할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QLC는 셀당 저장량이 많아 TLC(Triple Level Cell, 1개 셀에 3비트 저장 방식) 대비 비트당 원가와 고용량 구현에 유리하지만, 쓰기 성능과 내구성이 약점으로 지적돼 왔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21단 2Tb QLC 낸드 양산 당시 이전 세대 대비 데이터 전송 속도 2배, 쓰기 성능 최대 56%, 읽기 성능 18%, 쓰기 전력 효율 23% 개선을 제시했다. PQC21은 이러한 고단 QLC 기술을 PC용 완제품으로 확장한 사례다.
경쟁사들도 AI PC용 QLC SSD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마이크론은 2025년 '2600' SSD를, 2026년 1월에는 Gen5 QLC 클라이언트 SSD '3610'을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AI PC용 고성능 SSD PM9E1을 앞세우는 동시에 2024년 9월 업계 최초로 QLC 9세대 V낸드 양산에 들어가 PC와 서버 SSD로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PQC21은 삼성의 프리미엄 제품군과 마이크론의 QLC 제품군 사이에서 고단 QLC 기반 AI PC 저장장치 시장 진입을 본격화한 제품으로 평가된다.
시장에서는 QLC 낸드 비중 확대를 예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IDC 전망을 인용해 전 세계 cSSD 시장에서 QLC 낸드 비중이 2025년 22%에서 2027년 61%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 업황 회복과의 연관성도 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2분기 낸드 계약가격이 전분기 대비 70~75%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AI 서버용 엔터프라이즈 SSD로 생산능력이 이동하면서 소비자용 시장에서는 원가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같은 웨이퍼에서 더 많은 비트를 확보할 수 있는 QLC의 전략적 가치가 높아지는 환경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321단 QLC 기반 cSSD 공급은 AI PC 시장에서 회사의 리더십을 입증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압도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성능 낸드 설루션 시장을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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