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만의 해외 증시 재도전…‘금의환향’ 평가도
대규모 반도체 투자 부담, 글로벌 자본시장으로 해소
신주 발행 방식 두고 주주 반발…지배구조 이슈 부각
SK하이닉스 이천 본사 전경
(ㅍㅍㅅㅅ 정건희 기자)SK하이닉스가 미국 증시 상장을 목표로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했다.
인공지능(AI) 시대에 급증하는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글로벌 자본시장 진출을 통한 대규모 자금 조달에 나선 것이다.
25일 SK하이닉스는 미국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상장을 위한 공모 등록 신청서(Form F-1)를 비공개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회사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기업 가치 재평가를 위해 ADR 상장을 추진한다”며 “구체적인 발행 규모와 방식은 미정이나 올해 하반기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약 10조~15조원(약 100억달러) 규모의 ADR 발행을 검토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국내 기업의 미국 ADR 상장 사례 중 최대 수준에 해당한다.
이번 자금 조달은 급증하는 AI 인프라 투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규모는 기존 128조원에서 600조원으로 확대됐으며, 올해 설비 투자만 3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ASML과의 12조원 규모 극자외선(EUV) 장비 도입도 추진 중이다.
곽노정 사장은 주주총회에서 “충분한 현금 확보는 미래 성장과 불확실성 대응을 위한 전략적 자산”이라며 “100조원 이상의 순현금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25년 만의 재도전…달라진 위상
이번 상장은 SK하이닉스의 ‘재도전’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전신인 현대전자 시절인 1999년과 2001년, 유럽 시장에서 글로벌 주식예탁증서(GDR) 상장을 추진했지만 당시 재무구조 악화와 회계 투명성 문제로 실패를 겪은 바 있다.
그러나 현재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핵심 기업으로 자리 잡으며 기업 체질이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특히 미국 증시 ADR 상장은 이번이 처음으로, 시장에서는 ‘25년 만의 금의환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다만 신주 발행 방식의 ADR 상장을 둘러싸고 주주 반발도 적지 않다.
한국기업거버넌스포럼은 “신주 발행 시 기존 주주의 지분 희석이 불가피하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포럼 측은 SK하이닉스가 이미 35조원 이상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향후에도 대규모 잉여현금흐름(FCF) 창출이 예상되는 만큼 추가 자금 조달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 주주총회에서도 “자사주를 활용한 ADR 발행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등 주주환원 정책과 관련한 불만이 이어졌다.
“기업가치 재평가 기대” 반론도
반면 미국 증시 상장이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상승에 기여할 수 있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글로벌 투자자 접근성이 확대되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경쟁사와의 직접 비교를 통해 밸류에이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ADR 상장이 국내 주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ADR은 해외 기업 주식을 미국 금융기관이 보관하고 이를 기초로 발행하는 증서로, 미국 증시에 상장돼 거래된다.
이를 통해 기업은 미국 상장 효과를 얻고, 투자자는 별도의 해외 계좌 없이 외국 기업에 투자할 수 있다.
(ㅍㅍㅅㅅ / PPSS ) 정건희 기자 press@pps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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