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본사 전경. (사진제공=SK하이닉스)
[뉴스웍스=채윤정 기자] 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 영업이익률 72%를 바탕으로 한 역대 최고의 분기 실적을 작성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4분기 연속 매출, 영업이익 모두 최대치를 경신 중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 순이익 40조3459억원의 경영 실적을 기록했다고 23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9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05% 늘었다. 순이익률은 77%에 달한다. 매출은 분기 기준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했다. 영업이익은 전 분기 대비 두 배 급증하며 수익성이 뚜렷하게 개선됐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실적 호조에 대해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 강세가 이어졌다"며 "HBM·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해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 HBM 판매도 호조를 보였지만, 범용 D램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면서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SK하이닉스 1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매출 49조4832억원, 영업이익 34조1819억원이다. 실제 실적은 매출이 컨센서스를 6.25%, 영업이익은 10.02% 웃돈 '어닝 서프라이즈'급 성적표다.
실적 호조에 힘입어 1분기 말 현금성 자산은 전 분기 말 대비 19조4000억원 늘어난 54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차입금은 2조9000억원 감소한 19조3000억원으로, 순현금 35조원을 달성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도 SK하이닉스가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것으로 낙관한 바 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올해 1분기 매출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도 AI 중심으로 메모리 시장이 성장할 것이고,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에서 차별화된 실적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추세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이다. 실적 대비 주가는 저평가 국면에 있어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김동원 KB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서버 D램과 기업용 SSD(eSSD)가 메모리 가격 상승을 견인하며 1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70% 상승한 것으로 전망된다"며 "SK하이닉스가 클라우드 및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들과 3~5년 장기공급계약(LTA) 체결을 확대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파운드리형 비즈니스 모델 전환은 이익 변동성을 완화하고 실적 가시성을 확대해 수익 구조 안정성을 강화한다는 점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를 자극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사들의 목표주가 상향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LS증권은 지난 20일 보고서에서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기존 145만원에서 150만원으로 높이며, 현 주가 대비 30%가량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메리츠증권도 지난주 SK하이닉스 목표주가를 17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IBK투자증권은 기존 11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63.6% 올렸으며, KB증권은 190만원, SK증권은 200만원을 제시했다.
SK하이닉스가 양산에 돌입한 SOCAMM2 192GB 제품. (사진제공=SK하이닉스)
회사 측은 "AI가 대형 모델 학습 중심에서 다양한 서비스 환경의 실시간 추론을 반복하는 에이전틱 AI 단계로 진화하면서, 메모리 수요 기반이 D램과 낸드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메모리 효율화 기술 확산도 AI 서비스의 경제성을 높이고 전체 서비스 규모 확대로 이어져 메모리 수요를 추가로 견인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를 바탕으로 D램과 낸드 모두에서 우호적인 가격 환경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D램과 낸드 전반에서 신제품 개발과 공급을 이어가며 다양해진 메모리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HBM에서는 성능·수율·품질·공급 안정성을 통합한 종합적 실행 역량을 더욱 강화한다. D램은 세계 최초로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LPDDR6와 같은 공정 기반으로 이달 양산을 시작한 192GB 소캠2(SOCAMM2) 공급을 본격화한다.
낸드는 CTF(Charge Trap Flash) 기반 321단 QLC 기술을 적용한 cSSD 'PQC21' 공급을 개시한 데 이어, eSSD 전 영역에 걸쳐 고성능 TLC와 대용량 QLC를 아우르는 라인업으로 AI 수요 전반에 유연하게 대응한다.
CTF는 전하를 도체에 저장하는 플로팅 게이트 방식과 달리, 전하를 부도체에 저장해 셀 간 간섭 문제를 해결한 기술이다. 플로팅 게이트 기술보다 단위당 셀 면적을 줄이면서도 읽기·쓰기 성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대용량 QLC eSSD에 강점을 가진 솔리다임과의 시너지를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와 AI PC 스토리지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고객 수요가 공급 역량을 웃도는 환경이 지속되는 가운데, AI 시대의 구조적 수요 성장에 대응할 수 있는 공급 역량 확보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각됐다고 강조했다. 이에 올해 투자 규모는 M15X 램프업, 용인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한 인프라 준비, EUV 등 핵심 장비 확보 등으로 전년 대비 큰 폭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사진제공=SK하이닉스)
증권사들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D램 가격 상승 폭이 둔화한 이후에도 시장은 SK하이닉스의 이익 지속성에 대한 신뢰를 강화할 전망"이라며 "SK하이닉스 이번 실적 서프라이즈의 핵심은 서버 D램을 중심으로 한 가격 상승 강도가 당초 예상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D램 산업은 품질 우선의 시대로 접어들었고, 고객의 가격 탄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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