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본사 전경.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올해 1분기 매출 52조5763억원,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을 기록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계절적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에 매출과 수익성 모두에서 최고 기록을 새로 쓰면서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가 메모리 업황을 견인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23일 공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1분기 순이익은 40조345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이익률은 72%, 순이익률은 77%에 달했다. 분기 매출이 5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업이익과 영업이익률 역시 창사 이래 최고 수준이다.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영업이익은 약 2배 늘어 수익성 개선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2조8267억원, 영업이익은 19조1696억원이었다. 불과 1개 분기 만에 매출은 20조원 가까이, 영업이익은 18조원 이상 증가한 셈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비롯한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와 가격 환경 개선이 실적 반등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HBM·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재무 구조도 빠르게 개선됐다. 1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전분기 대비 19조4000억원 증가한 54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차입금은 2조9000억원 감소한 19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순현금은 35조원으로 확대됐다. 대규모 설비투자와 연구개발을 병행할 수 있는 재무 여력이 확보됐다는 평가다.
시장 환경 역시 우호적이다. AI 산업이 대형 모델 학습 중심에서 실시간 추론 중심의 에이전틱 AI 단계로 확장되면서, 고용량·고성능 메모리 수요가 D램과 낸드 전반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메모리 효율을 높이는 기술 적용이 늘면서 데이터센터 운영 비용이 절감돼 AI 서비스 확산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D램과 낸드 가격 흐름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SK하이닉스는 제품 포트폴리오 고도화와 생산 역량 확대를 병행해 수요 변화에 대응할 방침이다.
HBM 부문에서는 성능·수율·품질·공급 안정성 전반의 실행 역량 강화에 집중한다. D램은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LPDDR6를 준비하고 있으며, 같은 공정 기반 192GB SOCAMM2 양산도 본격화했다.
낸드에서는 CTF(Charge Trap Flash) 기반 321단 QLC 기술을 적용한 cSSD PQC21 공급을 시작했다. eSSD 전 영역에서 TLC(Triple Level Cell)와 QLC(Quadruple Level Cell)를 포함하는 제품군을 구축해 AI 수요 대응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솔리다임과의 협력을 통해 대용량 QLC eSSD 경쟁력을 강화하고 AI 데이터센터와 AI PC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회사는 현재와 같은 수요 우위 환경에서 공급 역량 확보가 핵심 경쟁력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2026년 투자 규모는 M15X 램프업, 용인 클러스터 인프라 구축, EUV 장비 확보 등을 중심으로 지난해 대비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중장기 수요 성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전략적으로 확충하겠다"며 "수요 가시성을 고려한 투자를 통해 공급 안정성과 재무 건전성을 함께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장하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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