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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SK하닉이 쏘아올린 성과급 축포…삼성·현대기아 '몸살'

파업이 현실화되면 반도체 공급 차질로 전 세계 IT 기기 가격이 뛸 수 있다는 외신 경고도 나왔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 파업이 AI 데이터센터부터 스마트폰에 이르는 전 산업에서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이 심화될...

SK하닉이 쏘아올린 성과급 축포…삼성·현대기아 '몸살'

[앵커]

이번에 저희가 자세히 톺아볼 소식은 산업계에 들불처럼 번지고 있는 성과급 지급 관련 노사 갈등입니다.

SK하이닉스의 통 큰 성과급 합의 이후 이게 사실상 새로운 기준선이 되면서 경쟁사 삼성전자는 물론, 자동차 등 주요 산업으로까지 확산하고 있습니다.

단순 임금 협상을 넘어 투자와 공급망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는데요.

산업부 엄하은 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엄 기자, 요즘 하느님 위에 '하이닉스느님'이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로 하이닉스가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확실히 성과급 기준선을 확 끌어올린 분위기죠?

그렇습니다.

SK하이닉스가 영업이익의 10%를 성과급 재원으로 쓰기로 하면서 사실상 성과급의 상한선을 없애버렸기 때문입니다.

내년 영업이익이 400조 원 안팎으로 전망되면서 성과급 재원만 40조 원대에 이를 수 있단 관측도 나오는데요.

1인당 아파트 한 채 값의 성과급이 거론되면서 산업 전반의 보상 기준선을 단숨에 끌어올렸습니다.

[앵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경쟁사 삼성전자겠죠.

분위기가 심상치 않던데요?

네, 삼성전자 노조는 한술 더 떠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 재원으로 요구하며 상한 폐지까지 주장하고 있습니다.

갈등은 정점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다음 달 총파업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지난주 결의대회에만 4만 명이 모였습니다.

[최승호 /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위원장 (지난 23일) : 가장 중요한 산업에서 일하는 인력에게 정당한 보상이 없다면 그 누가 미래를 책임지겠습니까. 삼성전자의 잘못된 제도를 바꾸고 대한민국 이공계 미래를 바꾸기 위해 이 자리에 섰습니다. 성과에 따른 정당한 보상으로 인재 제일 원칙을 되살려야 (합니다.)]

다음 달 21일부터 18일간 파업이 시작되는데요.

노조 측은 파업 시 최대 30조 원의 손실이 날 수 있다며 배수진을 친 상태입니다.

[앵커]

이게 단순히 기업 내부 이슈에 그치는 문제가 아닙니다.

워낙 파급 효과가 큰 국가 주력 산업이다 보니 보다 못한 정부가 나섰죠?

그렇습니다.

산업통상부 장관이 삼성전자 노조의 총파업에 우려를 표했는데요.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삼성전자의 성과가 과연 노사만의 결실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수많은 인프라와 협력업체 등 사회 전체가 함께 만들어 낸 결실이란 건데요.

실제로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컸습니다.

정부는 K-칩스법을 통해서 반도체 설비 투자와 장비 도입 시 세액 공제를 확대해 왔는데요.

세제 혜택 규모만 수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박상인 /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 : 2023년 같은 경우에 업황도 안 좋았지만 엄청난 특혜를 줬거든요. 그래서 2023년에 삼성전자가 (법인) 세금을 한 푼도 안 냈어요. 세액 공제 같은 것들 여러 가지 보조금 통해서 국민들이 그동안 삼성전자에게 엄청난 혜택을 준거예요. 정책적인 배려라는 게 사실은 국민 돈이 들어간 거거든요.]

국민 혈세로 체력을 키워놓으니 이제 와서 노사 간 '박 터지는 밥그릇 싸움만 하느냐'는 비판인데요.

이재명 대통령도 일부 조직 노동자들의 과도한 요구를 지적하며 "'나만 살자'가 아니고, 노동자 모두가, 국민 모두가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연대 의식도 필요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삼성전자 노조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데요.

파업이 현실화되면 반도체 공급 차질로 전 세계 IT 기기 가격이 뛸 수 있다는 외신 경고도 나왔습니다.

로이터통신은 "삼성전자 파업이 AI 데이터센터부터 스마트폰에 이르는 전 산업에서 글로벌 공급 병목 현상이 심화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앵커]

그럼 반도체 말고 다른 산업분야는 어떻습니까?

월급 받는 직장인이라면 성과급 더 많이 받고 싶은 건 매한가지잖아요.

자동차업계도 가세하는 분위긴데요.

현대차와 기아 노조는 순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현대차의 지난해 순이익이 10조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3조 원 이상을 성과급으로 나눠야 합니다.

노조 측은 최대 실적을 경신해 온만큼 보상도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처럼 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흐름이 확산되고 있는데요.

LG유플러스도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습니다.

[앵커]

기업들은 뭐라고 하나요?

기업들은 단기 실적을 정해진 비율대로 성과급으로 나누는 방식은 위험할 수 있다고 봅니다.

당장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1분기 매출은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약 30% 가까이 줄었습니다.

미국발 관세 부담과 글로벌 수요 둔화 등 수익성 악화 요인이 반영된 결과인데요.

이런 상황에서 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고정 지급할 경우 비용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옵니다.

[이호근 / 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 : 지금 상황에서는 지속적으로 신규 개발이나 로봇 택시, AI 등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요구되고요. 해외 공장 설립이나 현지화에 투자를 해야 되는 시기기 때문에 30% 정도 되는 수익을 노조 측에 성과급으로 지급한다고 하면 미래 성장 동력을 잃어버릴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앵커]

그런데 여기서 전선이 끝나는 게 아닙니다.

성과급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하청까지 번질 수 있단 얘기도 나온다고요?

'노란봉투법'이 시행되면서 하청 노조도 원청을 상대로 직접 단체교섭에 나설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원청 직원에 국한됐던 성과급 요구가 협력업체로까지 확산될 수 있단 건데요.

삼성전자 하청 근로자들 사이에서도 성과급 논의에 배제된 것과 관련해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요.

실제로 HD현대중공업 하청 노조는 정년퇴직 노동자의 성과급 지급 문제로 국가인권위 진정과 고용부 고발에 나선 상황입니다.

[앵커]

결국 해답은 뭘까요?

성과를 나누자는 요구도 일리가 있고, 기업 투자 여력도 중요하잖아요.

전문가들은 성과 공유 자체는 필요하다고 봅니다.

문제는 방식인데요 실적이 좋을 때마다 영업이익이나 순이익의 일정 비율을 고정적으로 성과급에 연결하면 업황이 꺾였을 때 기업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성과가 났는데도 직원 보상이 따라가지 않으면 핵심 인재 유출과 노사 갈등이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해답은 단기 현금 보상과 장기 성과 보상을 나눠 설계하는 쪽에 있습니다.

[송헌재 /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 : 일회성 보상으로 현금을 주면 세후 받게 되니까 일부 현금으로 보상받고 일부는 주식으로 보상받는 게 사실은 노조한테 더 유리하긴 하거든요. RSU(양도제한조건부주식) 같은 경우에는 장기근속을 어느 정도 해야지 주식을 처분할 수 있는 권한을 (주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도 당장의 현금 부담이 없고요.]

그런데 이런 논쟁이 커질수록 또 다른 격차 문제도 드러납니다.

큰 성과급을 받을 수 있는 곳은 일부 대기업에 몰려 있어서 노동시장 안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정흥준 / 서울과기대 경영학과 교수 : 사실은 이런 연말 성과급을 크게 받는 회사는 30대 그룹 정도라고 생각이 들어요. 그 안에서 편차도 굉장히 크고요. 전체적으로 보면 이중구조 문제가 (그리고) 상대적 박탈감이란 게 굉장히 커지는 거죠.]

결국 SK하이닉스가 쏘아 올린 성과급 논쟁이 우리 산업 구조 전체를 흔드는 시험대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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