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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SK텔레콤, 통신 넘어 'AI 인프라'로…정재헌 체제, 글로벌 흐름 올라탔다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인프라 확장과 함께 AI 반도체, 글로벌 AI 플랫폼, 투자 펀드를 병행하며 연산·네트워크·투자 생태계를 동시에 구축하고 있다. 개별 사업의 나열이라기보다, AI를 하나의 서비스가...

SK텔레콤, 통신 넘어 'AI 인프라'로…정재헌 체제, 글로벌 흐름 올라탔다

SK텔레콤 본사와 정재헌 대표이사 (사진=SK텔레콤)

| 이코노미사이언스 정연재 기자 |

SK텔레콤을 설명하는 가장 익숙한 언어는 오랫동안 통신이었다. 1984년 출범해 1997년 현재의 사명으로 바뀌었고, 2021년에는 SK스퀘어와의 인적분할을 거치며 사업 구조를 다시 정리했다. 긴 시간 동안 회사의 중심은 이동통신망이었다.

다만 지금의 SK텔레콤은 그 통신의 시간 위에 다른 층위를 하나 더 올리려 하고 있다. AI 서비스 기업이라는 표현보다, AI를 구동하는 인프라 기업으로의 이동이 더 정확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 변화는 수사보다 숫자에서 먼저 읽힌다. 사업보고서 기준 매출 비중은 무선통신 73%, 유선통신 25%, 기타사업 2%다. 여전히 회사의 중심은 통신이다. 동시에 이 구조는 새로운 성장의 방향이 어디에 있는지도 보여준다. 기존 사업 안이 아니라, 그 바깥에서 찾고 있다는 점이다.

그 배경에는 통신 산업의 구조가 있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은 이미 100% 보급률을 넘어선 성숙 단계에 진입했다. 가입자 확대 중심 성장 모델은 사실상 종료됐고, 이제는 같은 시장 안에서 품질, 해지율, ARPU(가입자당 평균 매출), 고객 유지, 운영 효율이 더 중요한 변수가 됐다.

최근 지표도 같은 흐름을 보여준다. 2025년 말 기준 월평균 해지율은 0.9%, 5G 가입자는 1749만 명, 시장점유율은 45.5%다. 반면 청구 기준 ARPU는 전년 대비 감소했다. 회사는 그 배경으로 사이버 침해사고 영향을 함께 언급했다.

이 과정에서 ‘사이버 침해사고 충격’ 이후 가입자 이탈이 발생했으나, 현재는 점진적인 정상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 통신 본업의 수익성과 안정성에 대한 부담은 이전보다 커진 상태다.

이 지점에서 SK텔레콤의 전략은 분명해진다. 통신 위에 새로운 수익 구조를 얹는 것이다.

글로벌 AI 컴퍼니로 도약하기 위해 AI거버넌스 기본 원칙을 구체화한 SK텔레콤의 ‘AI 행동규범(Code of Conduct)’ (사진=SK텔레콤)

그래서 SK텔레콤의 최근 변화는 AI 열풍에 올라탄 즉흥적 선택이라기보다, 포화된 통신시장에서 오래 버티기 위한 구조적 대응으로 보는 편이 맞다. 회사도 5G 성숙기 시장에서 상품과 채널 재정비, 고객생애가치 중심의 오퍼레이션 최적화를 통해 무선매출과 ARPU 성장 둔화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건 AI가 통신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통신 본업의 한계를 보완하는 새로운 축으로 배치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 흐름은 단순 서비스 확장이 아니라, 기존 통신망 위에 연산과 데이터, 기업 인프라를 덧붙이는 방향에 가깝다.

그 변화는 유선 B2B와 데이터센터에서 가장 먼저 나타난다. SK브로드밴드는 2025년 연결 기준 매출 4조5332억 원을 기록했고, 이는 전년 대비 2.8% 증가한 수치다. 회사는 증가 배경으로 초고속인터넷 성장과 함께 데이터센터 중심의 기업사업 확대를 명시했다.

같은 맥락에서 유선통신 사업 매출도 2조6279억 원으로 5.6% 증가했다. 미디어 사업이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의 축이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가 분명해진다. 증권가도 같은 방향을 꼽는다. 인터넷·IPTV와 데이터센터를 포함한 기업사업이 실적을 방어하고 있으며, 데이터센터 사업은 중장기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단순한 신사업이 아니라 통신망 운영 역량이 기업 인프라 영역으로 확장되는 흐름이다. AI 역시 이 연장선에서 기존 통신 역량이 확장되는 방향에 가깝다.

최근에는 AI 산업의 무게중심이 모델 ‘학습’에서 실제 서비스 운영 단계인 ‘추론’으로 이동하면서, 데이터센터 인프라의 전력 효율과 운영 비용을 좌우하는 구조적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CPU와 NPU를 결합한 이종 컴퓨팅 구조 등 저전력·고효율 인프라 경쟁이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AI 연산과 네트워크 인프라가 결합되는 산업 전환 흐름으로 이어진다.

이러한 변화는 투자 구조에서도 드러난다. SK텔레콤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한 인프라 확장과 함께 AI 반도체, 글로벌 AI 플랫폼, 투자 펀드를 병행하며 연산·네트워크·투자 생태계를 동시에 구축하고 있다. 개별 사업의 나열이라기보다, AI를 하나의 서비스가 아닌 여러 층위가 결합된 산업 구조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시장에서 앤트로픽 지분 가치가 함께 거론되는 것도 단순한 투자 수익 기대만으로 설명되지는 않는다. 데이터센터로 확보한 물리적 인프라 위에 글로벌 모델 생태계와의 연결까지 더해지면서, SK텔레콤의 역할이 국내 통신사를 넘어 인프라 사업자로 확장되고 있다는 흐름을 보여준다.

미래 기술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도 특징이 드러난다. SK텔레콤은 양자암호 기술을 단일 솔루션이 아니라 네트워크 차원의 인프라로 접근해왔다. 서로 다른 사업자와 장비로 구성된 양자암호 네트워크를 소프트웨어 정의 방식으로 통합하고, 양자 키를 자동으로 배포·관리하는 기술을 통해 네트워크 전체를 하나의 시스템처럼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보안을 넘어 사업자와 국가 간 네트워크까지 확장 가능한 인프라로 이어진다. 최근 글로벌 협력 역시 같은 흐름 위에 있다. SK텔레콤은 IonQ와의 협력을 통해 AI 데이터센터, GPU 기반 서비스, 엣지 AI 구조에 양자 기술을 접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AI 이후 연산 구조 변화까지 고려한 확장 전략으로 해석된다.

SK텔레콤 제 42기 주주총회 모습 (사진=SK텔레콤)

정재헌 대표 체제는 이러한 방향성을 더욱 분명히 하는 흐름으로 읽힌다. 정 대표는 그룹 내 주요 역할을 거치며 전략과 거버넌스 전반을 경험한 법률가 출신 전문경영인이다.

회사는 통신(MNO)과 AI를 양 축으로 재편하면서도 본업의 품질과 보안, 고객 신뢰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경영 지표를 단순 이익 중심에서 자본 효율 중심으로 전환하는 흐름은 외형 성장보다 수익 구조와 효율 개선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재 SK텔레콤은 여전히 통신 중심 기업이다. 무선통신 비중은 약 73%에 달한다. 동시에 데이터센터, B2B 인프라, AI 투자, 글로벌 협력이 더해지며 기업의 성격은 점진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최근 변화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하는 단어는 전환이지만, 더 본질적인 표현은 확장에 가깝다. 본질은 AI가 아니다. 통신이 쌓아온 네트워크와 신뢰 위에 무엇을 더 얹을 수 있느냐다. 지금의 SK텔레콤은 그 질문에 대해, 서비스 위에 인프라를 더하는 방식으로 답하고 있다.

아주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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