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NH농협금융그룹 본사 /사진 제공=농협금융
NH농협금융이 인도네시아 사업 확장을 위한 현지 네트워크를 정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계열사인 증권사 현지법인을 운영 중인 가운데, 현지 대기업인 마야파다그룹과 은행·증권·캐피탈 관련 협력 채널을 여는 동시에 인도네시아 국부펀드 다난타라와 기후테크펀드를 둘러싼 공동투자까지 논의했다는 전언이다.
국내 다른 금융그룹의 경우 인도네시아에서 은행 현지법인을 앞세운 모습이 주를 이뤘지만 농협금융의 경우 현지 대기업·정부 투자 플랫폼과의 접점을 먼저 넓히는 이른바 '우회 진입' 전략을 구사했다는 분석이 따른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마야파다그룹은 금융, 헬스케어, 호텔, 부동산 등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인도네시아 대기업이다. 농협금융은 마야파다와 맞손을 잡고 디지털전환(DT)과 리스크관리 분야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은행·증권·캐피탈 등 주요 계열사와 마야파다그룹 자회사 간 협력 사업을 발굴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협력 분야로는 투자금융(IB), 브로커리지, 자산관리(WM) 연계영업, 현지 시장조사 등이 제시됐다.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은 "(마야파다와의 맞손과 관련) 인도네시아에서 현지 네트워킹을 확장하고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해 농협금융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먼저 농협금융은 인도네시아 사업이 아직 증권 현지법인 중심으로 짜여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농협금융은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증권 현지법인을 운영 중이며, 주요 계열사의 현지 진출을 다각도로 검토해왔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2억8000만명 규모의 아세안 최대 경제권으로 꼽히지만, 금융그룹이 사업을 넓히려면 현지 규제와 고객 기반, 기업 네트워크를 함께 확보해야 한다.
농협금융은 무엇보다 마야파다와의 시너지를 기대하는 가운데 현지 시장을 살피는 창구가 될 수 있다 점에 긍정적으로 해석한다. 당장 은행 인수나 대규모 자본 투입을 결정하기보다 현지 파트너를 활용해 고객군, 영업망, 투자금융 수요를 점검하는 방식이다.
농협금융 최대 계열사인 NH농협은행을 필두로 NH농협캐피탈 등 계열사의 잇단 인도네시아 진출 가능성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마야파다의 현지 네트워크가 활용될 공산이 커 보인다. 결국 농협금융은 인도네시아를 글로벌, 그 중에서도 동남아 사업의 거점으로 지목한 셈이다.
디지털전환과 리스크관리를 협력 의제로 앞세운 점도 눈에 띈다.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에서는 비대면 채널 확대와 내부통제, 건전성 관리 역량이 동시에 중요해지고 있다. 농협금융이 현지에서 사업 범위를 넓히려면 단순한 영업망 확대보다 리스크관리 체계를 안정적으로 이식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한다. 이번 협약이 투자금융과 자산관리 연계영업뿐 아니라 리스크관리 노하우 공유를 포함한 배경이다.
농협금융은 인도네시아 국부펀드와의 접점도 만들었다. 이 회장은 다난타라의 로잔 루슬라니 대표, 판두 최고투자책임자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기후테크펀드 공동투자 등 농협금융 계열사와 구체적인 협력 기회를 만들어가자는 뜻을 전달했다.
다난타라는 인도네시아 정부가 전략 산업과 국영기업 자산을 연결해 대형 투자를 추진하는 핵심 플랫폼으로 평가된다. 농협금융이 다난타라와 기후테크 협력 가능성을 논의한 것은 현지 민간그룹뿐 아니라 정부 투자 축과도 접점을 넓혔다는 의미가 있다. 농업·식품 밸류체인, 재생에너지, 탄소저감 사업 등은 농협금융의 정체성과도 맞닿아 있어 향후 공동투자 의제가 구체화될 여지가 있다.
농협금융은 향후 은행뿐만 아니라 복수의 계열사 간 사업 연계까지 구상 중이다. 이를 위해서는 마야파다오와의 협업이 단순한 시장조사 수준에 머물지 않고 투자금융 딜 발굴, 자산관리 상품 연계, 캐피탈 금융 협력 등으로 확장돼야 사업적 의미가 커진다.
특히 다난타라와 논의한 기후테크펀드도 신규 펀드 조성인지, 기존 프로젝트 공동투자인지, 농협금융 계열사의 출자 규모가 어느 수준인지에 따라 파급력이 달라질 전망이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인도네시아는 성장성과 전략적 중요성이 큰 시장인 만큼 현지 파트너와의 협력을 통해 계열사별 사업 가능성을 단계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디지털전환과 리스크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실질적인 협력 과제를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금융은 최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마야파다그룹 본사에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이찬우 회장과 타히르 마야파다그룹 회장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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