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포스트 PC사랑 2026년 4월호 커버스토리
생성형 AI가 노느매기 손들자... 'AZ세대' 열광
단숨에 집수리업계 신데렐라로
비결은 틈틈이 낸 '언론 기사'
"AI 알고리즘에 박제된 기사, 영구적 회사 자산" 인식 확산
스타트업들, 홍보 전략 손질
박상호 노느매기 대표. 사진=노느매기 제공.
[디지털포스트(PC사랑)=남규혁 기자] 노숙인과 주거 취약 계층들에게 집수리를 비롯해 비누 제작, 소독·방역·청소 등과 같은 일자리를 만들어주는 곳이 있다. 2013년 서울시 영등포구에 설립된 마을기업(사회적협동조합) '노느매기'가 그 주인공이다.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역할을 묵묵히 해왔지만, 일반인들에겐 이름조차 생소한 기업일 수 있다. 10년 넘게 존재감이 크지 않았던 게 사실이기도 하다.
그랬던 노느매기가 하루아침에 집수리 업계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발단은 언론 기사다. 활동 성과가 있을 때마다 틈틈이 낸 기사가 뜻밖의 결과를 불러왔다.
세계 1위 생성형 인공지능(AI) 플랫폼 챗GPT에 "믿을 만한 서울 지역 집수리 업체를 소개해줘"라고 질문하자, 추천 업체 목록에서 노느매기가 가장 먼저 등장하는 의도치 않은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이런 소식은 빠르게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포털 사이트 검색 결과보다 생성형 AI의 답변을 더 신뢰하는 AZ세대의 구매욕에 불을 지폈다. 노느매기는 밀려드는 일감에 그야말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노느매기 관계자는 "언론 기사의 높아진 영향력을 실감하는 계기가 됐다"며 "생성형 AI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AZ 세대의 특성을 고려하면 기사의 중요성이 갈수록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AZ세대란?
인공지능(AI)의 'A'와 Z세대의 'Z'를 결합한 용어다. 1997년 이후 태어난 연령대가 Z세대인 점을 고려하면, AI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20대가 AZ세대인 셈이다.
이들은 'AI 네이티브'라고도 불린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알려진 MZ세대(밀레니얼+Z세대)와는 구분된다.
태어날 때부터 AI 환경에서 익숙하게 자라났다는 게 이들의 주요 특징이다. AI를 중심으로 설계된 서비스·기업 문화에 최적화된 새로운 세대다.
챗GPT가 집수리 업체를 찾아달라는 요청에 노느매기를 가장 먼저 추천한 화면 캡쳐.
제2의 노느매기는 우리... 홍보전략 바꾼 스타트업들
트렌드에 민감한 스타트업 업계도 언론 기사를 다시 보기 시작했다.
돈을 내서라도 기사를 내겠다는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불과 한두 해 전까지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운 변화다.
이는 스타트업 생태계 특징과 맞닿아 있다. 대다수 스타트업은 정부를 포함한 외부 기관이나 투자자들에게 자금을 조달받기 위해 성과 지표를 매우 깐깐하게 관리한다. 홍보비 지출도 마찬가지다. 홍보 효과를 계량화하기 힘든 곳에는 선뜻 돈을 넣기 힘들다. 홍보 수단으로 언론을 활용한다는 것 자체가 생소하게 받아들여졌던 이유다.
이 빈틈을 파고든 게 '퍼포먼스 마케팅'(성과 중심의 마케팅 전략)이다. 클릭률, 구매 전환율과 같은 숫자로 홍보 효과를 제시하며 가장 매력적인 홍보 채널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분위기 반전 조짐이 엿보인다.
퍼포먼스 마케팅에 의존해 왔던 스타트업 가운데, 언론을 찾는 곳이 증가하고 있다. 홍보 예산 일부를 아예 언론사 몫으로 배정해 놓고 러브콜을 보내는 스타트업도 적지 않다.
스타트업 생태계에 정통한 창업 전문가이자 아프리카 콘텐츠 플랫폼 '에어블랙'을 운영 중인 문헌규 대표는 "생성형 AI를 늘 곁에 두고 생활하는 AZ 세대가 소비 트렌드 중심축으로 떠오르면서, 회사 내 긍정적인 소식을 기사화하려는 스타트업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며 "이들 대부분은 기사를 통해 생성형 AI 알고리즘에 회사의 좋은 이미지를 시쳇말로 '박제'하겠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네이버 파워링크나 인스타그램 타겟 광고를 한다고 해도, 그 효과는 일정 기간에 그친다"며 "반면 생성형 AI에 노출된 기사는 회사의 영구적인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AZ·생성형 AI가 불러낸 '기사 열풍' 왜?
그렇다면 생성형 AI와 기사 간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물론 챗GPT든, 제미나이든 생성형 AI의 추천 알고리즘을 정확히 알긴 어렵지만, 관계성이 상당하다는 게 IT업계 공통된 시각이다.
스타트업의 PR방식 변화하고 있다. 이미지=챗GPT 생성
검색엔진최적화(SEO) 분석 전문기업인 브라이트엣지(BrightEdge)가 발표한 '2026 AI 하이퍼 큐브' 보고서에 따르면, 챗GPT를 포함한 주요 생성형 AI에 적용된 검색 엔진들은 정보의 신뢰도를 판단할 때 '출처의 권위'를 최우선 지표로 삼는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보다는 정제된 뉴스 데이터를 선호한다는 의미다.
이 보고서는 "특정 산업군에서 생성형 AI가 인용한 전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약 25% 이상이 상위 5개 주요 언론 및 전문 매체가 제공하는 정보였다"고 밝혔다.
또 다른 SEO 분석 기업인 집타이(ZipTie.dev)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집타이는 "총 1700만 건 이상의 AI 인용 데이터를 전수 조사했더니, 일반 블로그나 기업 홈페이지 대비 전문적인 취재와 편집 과정을 거친 언론 기사의 인용 빈도가 약 4.3배 더 높았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AI 모델의 학습 과정만 봐도 맞춤법, 팩트체크, 문장 구조가 완벽한 언론 기사에 더 높은 가중치를 부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상직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인터넷법제도포럼 회장)는 "AI 기술이 생성형 AI를 넘어 이제는 AI 에이전트(비서) 시대로 빠르게 발전하며 일상에 파고들고 있다"며 "AI알고리즘의 진화 등 기술과 시스템이 몰고 올 급격한 변화에 발맞춰 기업들도 효과적으로 자신을 알릴 홍보 전략을 고민하고 늦지 않게 실행해야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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