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HPC 확산 맞춰 반도체 패키징 소재 사업 확대
전기차·자율주행 대응 전장 소재 포트폴리오 강화
첨단소재 연구조직 통합…선행기술 확보 속도
투자·고객사·로드맵 부재…실행력 검증 과제
반도체·전장 분야에서 활용되는 LG화학의 고부가 전자소재 제품군./사진=LG화학
석유화학 업황 둔화로 수익성이 약화된 가운데 LG화학이 반도체·전장 중심의 전자소재 사업을 확대하며 사업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범용 화학 중심에서 기술 기반 첨단소재 기업으로 전환해 성장 축을 이동시키겠다는 전략으로, 글로벌 산업 구조 변화에 대응한 포트폴리오 재편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LG화학은 30일 현재 약 1조원 수준인 전자소재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2조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사업 구조의 한계를 고려해 고부가 소재 중심으로 체질을 전환하겠다는 중장기 방향성이 반영된 조치다.
실제 LG화학의 사업 구조는 여전히 석유화학 의존도가 높은 상태다. 2025년 기준 매출 비중은 ▲LG에너지솔루션 51.5% ▲석유화학 38.2% ▲첨단소재 5.7% ▲생명과학 2.9%로 나타났다.
문제는 석유화학 부문이다. 글로벌 공급 과잉과 경기 둔화 영향으로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반면, 반도체와 자동차용 고부가 소재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보이고 있다. LG화학이 첨단소재 중심으로 전략 축을 이동시키는 배경이다.
반도체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과 고성능컴퓨팅(HPC) 확산에 대응해 패키징 소재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기존 동박적층판(CCL), 칩 접착 필름(DAF)에 더해 미세 회로 구현용 절연소재(PID)와 공정용 소재까지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밸류체인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전장 소재 역시 핵심 성장 축으로 설정됐다. 전기차 및 자율주행 확산에 맞춰 방열 접착제, 기능성 필름 등 차량용 소재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완성차 및 부품사와의 협력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영역에서는 XR(확장현실), 로봇 등 신규 수요에 대응해 차세대 소재 개발에 나서며 응용 분야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조직 개편도 병행됐다. 첨단소재연구소 산하에 반도체·전장 중심의 선행개발 조직을 통합 신설하고, 수백 명 규모의 연구 인력을 투입해 소재 설계와 공정 기술을 집약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선제적인 기술 확보를 통해 시장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이번 전략은 방향성 제시에 그쳤다는 평가도 나온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나 주요 고객사 확보 계획이 공개되지 않았고,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한 연도별 실행 로드맵도 제시되지 않았다.
특히 반도체 소재 분야는 일본·미국 기업들이 기술 우위를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LG화학이 단기간 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장 소재 역시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공급망 진입이 핵심 변수로, 단순 제품 개발을 넘어 고객사 확보와 양산 적용까지 이어져야 실질적인 성과로 연결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소재 사업은 기술력뿐 아니라 고객사 인증과 장기 공급 계약이 핵심”이라며 “명확한 투자 계획과 수주 성과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선언적 전략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김동춘 LG화학 사장은 “미래 신소재 분야에 대한 집중을 바탕으로 모든 역량을 투입해 기술 중심의 고부가 첨단소재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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