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타뉴스=곽정일 기자] LG화학이 여수 2공장(NCC) 가동 중단을 결정하면서 석유화학 업계에 '도미노 셧다운'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개별 기업의 감산을 넘어 대한민국 제조업의 근간인 기초 소재 산업의 구조적 붕괴를 시사한다. 특히 전문가들은 이 여파가 산단 인근 지역 경제를 넘어 장기적으로는 전국 부동산 시장의 공급 체계와 금융 건전성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23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이번주 중 여수 국가산업단지 내 2공장(NCC) 가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관련 내용을 조만간 공식화할 예정이다. LG화학은 여수에서 연산 120만t 규모 1공장과 80만t 규모 2공장 등 총 2기의 나프타분해시설(NCC)을 운영 중이다.이번에 가동을 멈추는 2공장은 2021년 상업 가동을 시작한 비교적 최신 설비지만, 생산 규모가 작고 연계된 다운스트림 제품군도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LG화학은 상대적으로 영향이 큰 1공장을 중심으로 재고를 활용해 가동을 최대한 유지하는 ‘선별 운영’에 들어간 상태다.업계에서는 LG화학의 이번 결정이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로 인한 나프타(Naphtha) 가격 폭등과 중국의 공격적인 설비 증설에 따른 공급 과잉이 맞물린 결과로 보고있다. 원재료 가격은 오르는데 제품 가격은 떨어지는 '역마진'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국내 석화 업계는 범용 제품 시장에서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한 것이다.일각에서는 이것이 자동차, 가전 등 제조업 전반의 원가 상승으로 이어질 뿐만 아니라, 국가 수출 실적 악화와 지방 세수 감소로 직결되어 한국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는 거시적 위험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그들의 주장에 따르면 주목해야 할 점은 이번 석화 업계의 위기가 여수 등 특정 산단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변화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첫째, 건설 원가 상승에 따른 '공급 절벽' 심화다. 석유화학 제품은 현대 건축물의 필수 자재인 PVC 창호, 단열재, 배관, 페인트 등의 핵심 원료다. 국내 생산 기반이 무너지고 수입 의존도가 높아지면 공급망 불안정으로 인해 공사비 폭등이 가속화된다. 이는 결국 분양가 상승과 미분양 증가로 이어져 전국의 주택 공급망을 마비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둘째, 기업 신용 위기가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로 전이될 위험성이다. 석유화학은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장치 산업으로, 주요 기업들의 신용등급 하락은 금융권 전체의 리스크 관리 강화로 이어진다. 이는 부동산 PF 대출 문턱을 높이고 시중 금리를 자극해, 건설사들의 자금줄을 죄고 일반 가계의 주택담보대출 환경까지 악화시키는 도미노 현상을 불러온다.셋째, 'K-자형' 지역 양극화와 자산 가치 재편이다. 과거 '올드 이코노미(Old Economy)'의 상징이었던 석화 단지 중심의 배후 수요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신산업(AI, 반도체 등) 거점인 수도권 일부 지역과 지방 산단 도시 간의 부동산 가격 격차는 더욱 벌어질 전망이다. 이는 국가 전체의 실질 구매력 하락과 맞물려 부동산 시장의 장기 저성장 기조를 고착화할 가능성이 크다.LG화학의 셧다운은 대한민국 제조업 지형도가 바뀌는 전환점이라고 업계에서는 입을 모은다. 또한 부동산 시장이 과거의 '산단 불패' 공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초 소재 산업의 위기가 건설 원가와 금융 리스크를 타고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만큼, 정부와 시장 참여자들은 단순한 지역적 악재가 아닌 국가적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로 이 사태를 엄중히 받아들여야 할 시점이다.
베타뉴스 곽정일 기자(devine777@betanews.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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