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CW 2026서 냉각·에너지 통합 솔루션 공개
액체·액침·공랭 아우르는 풀라인업 구축
CDU 성능 2배↑..고발열 환경 대응 강화
에너지 운영 플랫폼·DC 그리드까지 확대
2026년 4월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개막한 'DCW 2026'에 설치된 LG전자 부스의 모습이다. /LG전자
LG전자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냉난방공조(HVAC)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생성형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발열과 전력 부담이 빠르게 커지자, 개별 냉각 장비를 넘어 액체·액침·공기냉각, 설비 운영 소프트웨어, 전력 효율 솔루션까지 묶은 통합 제안으로 기업간거래(B2B) 수요 선점에 나섰다.
LG전자는 20일부터 23일까지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린 ‘데이터센터월드(DCW) 2026’에서 AI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을 공개했다고 21일 밝혔다.
전시의 중심은 직접 칩 냉각(DTC) 방식의 액체냉각 솔루션과 액침냉각, 공기냉각을 아우르는 풀라인업이다. 회사는 이를 통해 칩 냉각에서 전력 인프라까지 연결되는 데이터센터용 통합 냉각 공급 역량을 강조했다.
핵심 장비인 냉각수 분배장치(CDU)는 고발열 AI 서버 환경에 맞춰 성능을 끌어올렸다. 냉각 용량은 기존 650킬로와트(kW)에서 1.4메가와트(MW)로 확대됐고, 가상센서 기술과 고효율 인버터 펌프를 적용해 안정성과 운전 효율도 높였다. AI 서버가 일반 서버보다 훨씬 높은 전력 밀도를 요구하는 만큼, 냉각장치 성능 자체가 수주 경쟁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는 점을 의식한 행보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존스랑라살(JLL)은 2025년부터 2030년까지 글로벌 데이터센터 용량이 97기가와트(GW) 늘어 사실상 두 배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맥킨지는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전력 공급과 냉각 시스템 수요를 함께 끌어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LG전자는 이번 전시에서 미국 GRC, SK엔무브와 협업 중인 액침냉각 솔루션도 처음 공개했다. 액침냉각은 서버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냉각액에 직접 담가 열을 식히는 방식으로, 고집적 AI 서버 환경에서 차세대 기술로 거론된다. 공기냉각 분야에서도 공랭식 프리쿨링 칠러를 선보이며 수랭식과 공랭식을 아우르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제시했다.
AI 데이터센터가 훈련용과 추론용, 입지와 전력 조건에 따라 서로 다른 냉각 방식을 요구하는 만큼, 단일 장비보다 복수 라인업을 갖춘 업체가 유리한 구도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겨냥한 구성이다.
이번 전략의 무게중심은 냉각장비 판매에만 있지 않다. LG전자는 데이터센터 냉각 관리(DCCM) 시스템을 통해 CDU, 컴퓨터룸 공기처리장치(CRAH), 칠러 등 복합 설비를 원격 모니터링하고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는 운영 체계도 함께 내놨다.
북미이노베이션센터(LG NOVA)에서 분사한 파도(PADO)와 협업한 에너지 운영 플랫폼, LG에너지솔루션·LS일렉트릭·LS전선과 공동 개발한 데이터센터용 직류(DC) 그리드 솔루션도 공개했다.
LG전자는 DC 그리드 적용 시 기존 교류(AC) 체계 대비 초기 전력 손실을 약 25% 수준에서 약 15%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JLL은 2030년 글로벌 데이터센터 용량이 200GW에 이를 수 있다고 전망했고, 맥킨지는 2030년까지 데이터센터 인프라에 필요한 누적 자본지출이 6조7천억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투자 확대의 상당 부분이 전력 공급과 냉각 시스템 같은 기반 설비로 향할 것이라는 점에서, HVAC는 AI 인프라 확장의 수혜 분야로 꼽힌다.
경쟁 구도도 빠르게 달아오르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5년 플랙트그룹 인수를 마친 뒤 HVAC를 미래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으며, 2026년 들어 글로벌 전시에서 상업용·스마트빌딩 공조 포트폴리오 확대를 잇따라 부각하고 있다.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이 가전업체의 주변 사업이 아니라 AI 인프라 핵심 영역으로 재편되면서, 전통 공조업체와 전력·배터리·자동화 기업까지 얽힌 복합 경쟁으로 바뀌는 양상이다.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경쟁 축이 단품 장비에서 통합 인프라 역량으로 옮겨가는 흐름 속에서, LG전자는 냉각기기 공급업체를 넘어 데이터센터 인프라 사업자로 외연을 넓히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 사장은 “열관리부터 에너지 효율까지 토탈 솔루션 역량과 차별화된 기술력을 앞세워 AI 데이터센터 HVAC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수주 경쟁이 곧바로 성과로 이어진다고 보기는 어렵다. AI 데이터센터는 일반 상업용 공조보다 고객 맞춤 설계와 장기 유지보수, 전력 인프라 연계 역량이 더 중요하다. 전력망 부족과 부품 공급 제약, 프로젝트 지연 위험도 여전하다. 냉각 효율만으로는 부족하고, 운영 안정성·통합 제어·프로젝트 수행 능력까지 함께 입증해야 하는 시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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