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반도체 기판 / 사진 제공=LG
LG이노텍이 애플 아이폰 흥행 여부에 따라 변화하던 '천수답 경영'에서 벗어나기 위해 승부수를 던진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던 모바일 광학솔루션 의존도를 낮추고 반도체 기판과 전장, 로봇 등을 아우르는 차세대 포트폴리오를 앞세워 기업 체질을 바꾸는데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비(非) 모바일 사업 비중을 20%대로 끌어올려 모바일 부품 제조사란 고착화된 이미지에서 벗어나 종합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다.
조금씩 늘어나는 비(非) 카메라 매출
LG이노텍은 애플 아이폰의 최대 카메라 모듈 공급사다. 매출의 약 80%가 애플에서 발생한다. 이로 인해 아이폰 판매량에 함몰된 매출 구조로 나타나는 심각한 애플 의존도는 늘 고질적인 약점으로 지적받았다.
그러나 최근 3년 매출 추이를 보면 반도체 기판(패키지솔루션)과 전장(모빌리티솔루션) 등이 실적의 한 축으로 성장하며 체질 개선이 본궤도에 올랐음을 알 수 있다.
LG이노텍의 2024년 사업 부문별 매출 비중은 △광학솔루션 84.0% △패키지솔루션 6.9% △모빌리티솔루션 9.1%다. 지난해에는 광학솔루션 82.5%, 패키지솔루션 8.2%, 모빌리티솔루션 9.3% 등으로 조금씩 수익 구조가 변하고 있다.
올해는 패키지와 모빌리티솔루션 합산 비중이 처음으로 2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올해 패키지와 모빌리티 매출 비중이 각각 10.5%, 10.0%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카메라 모듈서 반도체 기판으로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대표 취임 이후 2년간 포트폴리오 다변화로 미래 성장동력을 구체화하는 사업전략을 취했다. 특히 패키지솔루션에 집중했다. 이 사업부문은 지난해 매출 1조7200억원, 영업이익 1288억원을 달성해 이익률 7.5%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광학솔루션 이익률은 2.6%로 패키지솔루션의 3분의 1 수준이다.
LG이노텍 카메라 모듈 / 사진 제공=LG
광학솔루션 대비 고마진 사업인 패키지솔루션 사업을 더 육성하기 위해 '꿈의 기판'으로 불리는 유리기판 시장 선점에 집중하고 있다. 유리기판은 핵심 소재를 플라스틱에서 유리로 대체한 제품으로 표면이 매끄럽고 열에 강해 미세회로를 안정적으로 구현한다. 전력효율과 데이터 처리 속도도 빨라 연산·작업 능력이 크게 향상된 AI(인공지능) 반도체의 필수 소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LG이노텍 관계자는 "반도체기판 시장 수요는 꾸준하게 늘어나고 있다"이라며 "많은 일감으로 공장 가동률이 최대인 상황에서 추가 주문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 확대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전장·로봇, 카메라 모듈 DNA로 퀀텀점프 채비
LG이노텍은 카메라 모듈에서 쌓아온 경험치와 DNA를 전장 및 로봇 분야에도 활용 중이다.
차량 자율주행 시대가 도래하면서 모빌리티에는 더 많은 센서가 필요하다. 고성능 라이다와 고화소 카메라를 하나의 모듈로 결합한 인식 플랫폼을 기반으로 글로벌 완성차 시장을 공략 중이다. 라이다 정밀 거리 측정 기능은 악천후나 야간 운전 상황에서도 사물을 1cm 오차로 식별할 수 있다.
LG이노텍 모빌리티솔루션 / 사진 제공=LG
로봇은 복잡한 지형을 이동하고 정교한 손동작을 수행하기 위해 인간 수준의 시각 정보 처리가 필수적이다. LG이노텍은 보스턴다이내믹스 등 글로벌 최상위 로봇 기업과 협력해 휴머노이드 로봇용 3D 비전 센싱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스마트폰 카메라의 오토포커스와 손떨림 보정 등에 쓰이던 기술을 로봇에 이식해 안정적인 구동을 보조한다. 초소형 통신 모듈 기술도 개발해 로봇에 초속 데이터 전송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기술도 개발 중이다.
LG이노텍은 "신사업을 더욱 빠른 속도로 육성하기 위한 추가 투자를 검토중"이라며 "차세대 기판과 전장, 로봇 분야에서 압도적인 기술력을 확보해 시장 판도를 바꾸는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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