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KB·iM 증권 일제히 목표주가 상향…"반도체 업종과 동조화"
문혁수 LG이노텍 대표가 지난 17일 대전 KAIST 창의학습관 터만홀에서 후배 학생들을 대상으로 리더십 특강을 진행하고 있다 [LG이노텍 제공]
LG이노텍이 장중 주가 100만원을 돌파하며 '황제주'에 이름을 올렸다. 패키지 기판 사업의 수익성 개선 기대감이 주가에 불을 댕겼지만, 증권가가 진짜 주목하는 건 단순한 실적 개선 그 이상이다.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에 불과한 기판 사업이 회사 전체의 밸류에이션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이는 문혁수 LG이노텍 대표(CEO)가 추진하는 전장과 AI용 반도체 기판을 성장의 '투 트랙'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 맞아 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LG이노텍 주가는 26일 오전 10시 57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전 거래일 대비 21.30% 급등한 104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장 초반에는 111만5000원까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주가 급등의 배경에는 주요 증권사들의 잇따른 목표주가 대폭 상향이 자리한다. 하나증권은 이날 목표주가를 기존 70만원에서 130만원으로 올렸고, KB증권은 지난 19일 기존 대비 26% 높인 120만원을 제시했다. iM증권도 기판 사업의 장기 이익 가시성이 높아졌다고 진단했다.
핵심은 패키지 솔루션, 그 중에서도 FC-BGA(플립칩-볼 그리드 어레이) 기판이다. 서버용 고부가 기판 시장에서 공급 부족이 심화하는 가운데, 후발 주자인 LG이노텍에도 수주 기회가 열렸다는 게 증권가의 공통된 시각이다.
LG이노텍 안산R&D캠퍼스 전경 [사진=LG이노텍]
iM증권 고의영 연구원은 "BT(비스말레이미드 트리아진) 기판은 RF-SiP(무선주파수 시스템인패키지) 신기술 적용을 기반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한편 GDDR, DDR 등 선단 메모리 기판으로 응용처를 넓히고 있다"며 "FC-BGA는 산업 내 공급 부족이 심화하면서 LG이노텍에도 기회가 열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패키지 솔루션 매출이 지난해 1조7000억원에서 올해 2조원, 내년 2조5000억원으로 성장하고, 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 7.5%에서 11.3%, 16%로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봤다.
하나증권 김민경 연구원은 카메라 모듈 사업도 가세한다고 분석했다. 그는 "주요 고객사가 AI 전략 실행을 위해 공격적 출하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올 하반기 가변조리개 모듈 채용에 따른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효과가 실적을 견인할 전망"이라며 "베트남 생산 확대를 통한 원가 절감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FC-BGA에 대해서도 "내년 서버 부문 공급 가시화에 따른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며 "일본 이비덴(Ibiden)의 증설 물량이 이미 고객사에 할당 완료된 사실은 공급 부족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밸류에이션 논거로는 KB증권의 분석이 가장 선명하다. KB증권 김동원 연구원은 "다수의 빅테크 고객사가 메모리 반도체 계약 구조와 유사한 대규모 선수금 지급, 위약금 조항을 포함한 구속력 있는 장기공급계약(LTA), 설비투자 지원을 LG이노텍 기판 사업에 제시하고 있다"며 "이는 이익 변동성을 축소하고 실적 가시성을 높여 밸류에이션 재평가의 강력한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LG이노텍 주가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과 유사한 궤적을 그릴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수치로도 기판 사업의 위상 변화가 뚜렷이 읽힌다. KB증권에 따르면 패키지 솔루션의 전사 매출 기여도는 8% 수준에 그치지만, 영업이익 기여도는 올해 21%에서 내년 30%로 급상승할 전망이다. AI 데이터센터향 수요를 중심으로 기존 대비 판매단가가 50% 이상 높은 대면적 고다층 고부가 기판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판 라인 가동률은 비수기인 2분기임에도 100%를 유지하고 있다. KB증권은 LG이노텍의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추정치를 각각 1조2000억원, 8844억원으로 상향했고 내년 영업이익과 순이익도 1조5000억원, 1조200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LG이노텍이 스마트폰 카메라 모듈 공급사에서 반도체 공급망의 핵심 부품사로 체질 개선이 빠르게 이뤄지는 모습이다.
실제 문 대표는 취임 이후 고성능 AI 반도체 수요 확대 흐름을 사업 기회를 잡고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AI 반도체용 패키지 기판과 첨단 패키징 기술을 통해 체질개선에 고삐를 죄고 있는 셈이다.
패키지 기판은 반도체 칩과 기판을 연결해 전력 효율과 신호 처리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부품으로, AI 반도체 확산과 함께 중요성이 빠르게 커지고 있다. 고집적·고다층 구조와 미세회로 구현을 통해 그래픽처리장치(GPU),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반도체 간 데이터 전송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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