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증시 돋보기. 사진=ChatGPT
[주간한국 조채원 기자] 국내 자산운용 시장의 최대 격전지로 꼽혔던 '코스닥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가 상장 첫 주 운용 성과를 공개, 코스닥 시장 선진화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지난 10~13일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의 ‘코액트(KoAct) 코스닥 액티브’가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타임(TIME) 코스닥액티브’를 수익률·수급 모든 면에서 앞지른 가운데, ‘종목 발굴형’이 시장의 선택을 받았다는 평가다. 이 기간 코스닥 지수가 약 0.2% 상승하며 횡보하는 박스권 장세 속에서 코액트는 2.5% 가격 상승률을 기록하며 지수 대비 +2.3%포인트 초과 수익을 달성한 반면, 타임은 1.8% 하락하며 지수 대비 -1.9%포인트 하회해 양사 간 성과 격차는 한 주 만에 4.3%포인트까지 벌어졌다.
특히 이번 상장 기간에는 ETF 편입 비중이 높은 특정 종목들이 코스닥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큐리언트와 성호전자는 코액트에서 9% 안팎의 압도적 비중으로 담긴 가운데, 수급 쏠림 현상과 함께 신고가를 기록했다. 큐리언트는 항암제와 내성 결핵 치료제 등 혁신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으로 이 기간 15%가량 우상향했으며, ETF가 상장한 지난 10일 거래량이 65만주를 넘어서며 강력한 수급 집중 현상을 보였다. 전원공급장치(PSU) 및 전기차용 콘덴서 전문 기업인 성호전자는 ETF 출시 직후 기관의 강력한 매수세가 유입, 주가가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코스닥 액티브 ETF가 이끄는 질적 성장
시장에서는 해당 ETF 출시에 따라 ‘지수 플레이’ 중심에서 ‘종목 플레이’ 중심으로 변모하는 중요한 변곡점을 만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스닥 시장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된 수급 쏠림과 왜곡을 해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그간 코스닥 시장은 실적과 주가가 불일치하는 좀비 기업이 난무하고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 수급이 쏠려 지수가 왜곡되는 구조적 취약성이 꾸준히 지적됐다. 이러한 고질적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운용역이 직접 유망 종목을 발굴하는 액티브 ETF 출시는 1800여개 코스닥 전체 종목을 투자 대상으로 삼아 저평가된 중소형주를 발굴하는 역할을 수행해 왔다.
실제로 시장은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다. 운용사의 확신을 담은 종목을 공개하자마자 해당 종목 거래량이 급증하고 주가를 재평가하는 과정이 나타났다. 시장 주도 테마를 기민하게 추종하는 타임 전략과 이익 체력이 뒷받침된 개별 종목을 발굴하는 삼성 전략이 공존하면서 투자자들은 본인 성향에 맞는 액티브 수익을 추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다만 포트폴리오 전략에 따라 운용사 간 희비는 엇갈리게 나타났다. 타임은 에코프로(7.79%)·삼천당제약(6.13%)·에코프로비엠(5.56%) 등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대형 성장주와 2차전지 섹터에 비중을 집중 편입하는 전략을 택했지만, 지수 변동성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상장 초기 해당 섹터가 조정을 겪었다. 반면 코액트는 반도체·인공지능(AI)·바이오·로봇 등 개별 종목의 펀더멘털 아이디어에 자산 상당 부분을 실은 결과, 편입 종목인 성호전자와 큐리언트 등이 급등하며 전체 성과를 견인했다. 수급 측면에서도 코액트에 유입된 개인 순매수 대금이 약 7314억원으로 타임의 3689억원 대비 두 배에 달하는 자금이 몰리며 투자자 선호를 보였다.
◇중소형주 퀀트 전략과 BDC 도입 기대감
이 같은 운용사 간 경쟁 구도는 코스닥 시장 펀더멘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업가치 제고 가능성이 높은 종목을 선별해 투자함에 따라 기업이 스스로 주가 관리에 힘쓰게 만드는 유인 체계를 제공하는 동시에, 기관 투자자에는 지수 대비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는 효율적인 수단을 제공했다. 또한 개인 투자자들에게는 전문적인 종목 선별 서비스를 ETF 형태로 간편하게 누릴 수 있게 해, 코스닥 시장의 질적 성장을 견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향후 코스닥 액티브 ETF 시장은 제도적 뒷받침과 정책 환경에 힘입어 더욱 확장할 전망이다. 특히 금융당국이 추진 중인 한국형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와의 시너지가 핵심으로, 상장 전 벤처기업부터 상장 후 중소기업까지 이어지는 자금 조달 선순환 구조 속에서 액티브 ETF는 상장 기업 유동성을 공급하고 가치를 재발견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BDC가 유니콘 기업을 길러낸다면, 액티브 ETF는 이들이 코스닥 시장에 안착한 이후에도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가는 브리지 역할을 수행하며 국내 혁신 기업 성장을 가속화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는 이유다.
코스닥 시장이 테마 장세를 벗어나 실적 기반 장세로 진입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거시적 관점에서도 코스닥 중소형주에 우호적인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이 외국인 매도세에 노출되며 변동성이 커진 사이, 코스닥은 액티브 ETF라는 새로운 수급원을 확보하며 독자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코스닥 시장은 이익 모멘텀이 살아있는 중소형주 위주의 퀀트 아이디어가 당분간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며 “외국인 매도 영향력이 지배적인 대형주보다는 펀더멘털 개선이 뚜렷한 개별 종목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후발 주자들이 참전하면서 시장 경쟁을 가속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오는 17일 코스닥 액티브 ETF 상장을 앞둔 한화자산운용이 0.15%의 초저보수를 내세워 출격을 대기 중인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도 선발대 성과를 지켜보며 바이오 기술이전과 같은 특화 섹터형 액티브 상품 출시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조채원 기자 cwlight22@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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