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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K금융 수출한다"…인뱅 3사, 해외진출 가속도

최 행장 역시 금융과 정보통신(IT)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으나 글로벌 역량 측면에서는 이 대표가 앞선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3~5년 내로 글로벌 진출을 공식화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왼쪽부터)...

"K금융 수출한다"…인뱅 3사, 해외진출 가속도

[주간한국 손재하 기자]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뱅)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가 해외로 뻗어 나가고 있다. 국내 금융 시장이 시중은행 중심으로 포화 상태에 이르고 가계대출 총량 규제도 강화되면서 동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 그리고 중동 시장까지 금융 서비스를 수출하고 있다.

각 사의 해외 진출 전략은 차별성을 띈다. 카카오뱅크는 몽골 기업에 대안신용평가모형을 바탕으로 '중·저신용자 대상' 리스크 관리 노하우를 전수한다. 케이뱅크는 아랍에미리트(UAE)와 태국에 차세대 결제망을 구축한다. 토스뱅크는 이은미 대표의 글로벌 역량을 토대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내 인뱅이 해외 진출을 통해 장기적으로 플랫폼 선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카카오뱅크, 케이뱅크, 토스뱅크 본사. 사진=각 사

◇ 카카오뱅크, 세 번째 해외 진출 선택지로 ‘몽골’ 낙점

국내 인뱅 3사 가운데 카카오뱅크의 성과가 눈에 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페어몬트호텔에서 ‘2026 프레스톡’을 개최하고 세 번째 해외 진출지로 몽골을 공식화했다. 인도네시아의 금융사 슈퍼뱅크와 태국의 가상은행 합작법인 뱅크X 등 동남아에 이어 중앙아시아까지 보폭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카카오뱅크와 협약을 맺은 몽골 기업은 MCS그룹으로, 금융과 유통 등 다양한 분야의 자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은행 M뱅크가 대표적이다. MCS그룹은 케이뱅크와도 연을 맺은 바 있다. 케이뱅크와 모기업 KT는 2018년부터 5년간 MCS그룹에 인터넷은행 설립·운영 기술을 전수했다. 케이뱅크와 KT는 당시 MCS그룹과 자문료 23억원을 포함해 총 55억원 규모 자문 계약을 체결하고 경영 전반에 도움을 줬다.

이 같은 경험을 토대로 MCS그룹은 카카오뱅크와의 협력을 확대해 나간다. 양사 협약에 따라 M뱅크 전략적 지분 투자, 신용평가모형 고도화와 대안신용평가모형 공동 개발, 상품·서비스와 사용자경험(UX)·사용자인터페이스(UI) 자문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는 신용평가모형 ‘카카오뱅크스코어’를 기반으로 건전성 관리 경험을 몽골에 전수한다는 계획이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는 2026 프레스톡에서 “카카오뱅크가 한국에서 증명한 포용 금융 역랑을 토대로 세계로 나아갈 것”이라며 “전 세계 고객의 자산을 안전하게 연결하는 대체 불가능한 글로벌 커넥터로 자리매김 하겠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티고르 M. 시아한 슈퍼뱅크 최고경영자(CEO),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뿐나맛 위찟끌루왕싸 뱅크X CEO가 지난 8일 카카오뱅크 ‘2026 프레스톡’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손재하 기자

◇ 케이뱅크, 차세대 결제망 ‘중동’에 구축

케이뱅크는 중동 시장에서 차세대 결제망 구축에 나서고 있다. 케이뱅크는 올 초 UAE 디지털 자산 기업 체인저·국내 블록체인 기업 비피엠지 등과 함께 협약을 맺었다.

세 기업은 원화와 디르함 간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에 대한 기술검증(PoC)에 착수했다. 케이뱅크에 따르면 한국 고객이 케이뱅크 계좌를 통해 원화 자금을 보내면 스테이블코인으로 바뀌고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즉시 UAE로 전송된 뒤 현지에서 디르함으로 정산되는 구조다. 디르함은 UAE의 화폐 단위다.

케이뱅크는 태국 최대 상업은행인 카시콘뱅크와도 협업하고 있다. 양사는 블록체인 기반 국경 간 결제·송금 시스템의 사업 효율성과 안전성을 검증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국내 은행 서비스를 맡아 국경 간 결제·송금 시스템 개발을 주도한다. 카시콘뱅크는 자체 개발 블록체인 기반 해외 결제 인프라를 활용해 태국인의 원활한 송금 서비스를 지원한다.

최근 연임에 성공한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의 경력도 눈길을 끈다. 이 대표와 윤 카카오뱅크 대표이사, 그리고 최우형 케이뱅크 행장 가운데 이 대표의 글로벌 경력이 가장 도드라지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통역학 석사를 받고 미국 컬럼비아대학교와 영국 런던비즈니스스쿨(LBS), 그리고 홍콩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수료했다. 그는 영국계인 스탠다드차타드 금융지주 전략부서에서 이사대우를 역임했고, 도이치은행과 홍콩상하이은행(HSBC) 등 글로벌 금융사에서 임원직을 거쳤다.

반면 윤 대표이사는 금융과 정보통신기술(ICT)에 정통한 인물로 평가되지만, 글로벌 경험은 이 대표 대비 약세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 행장 역시 금융과 정보통신(IT) 분야에 강점을 갖고 있으나 글로벌 역량 측면에서는 이 대표가 앞선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3~5년 내로 글로벌 진출을 공식화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왼쪽부터)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최우형 케이뱅크 은행장. 사진=각 사

◇ 플랫폼 선점 전략…현지 규제 대응 역량 과제

전문가들은 국내 금융 시장 포화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이 인뱅의 해외 진출을 이끈 배경으로 본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인뱅의 기존 성장 엔진이던 여신이 (국내에서) 제약을 받게 됐다”며 “(이것이) 해외에서 새 수익원을 찾게 된 배경”이라고 말했다.

특히 동남아와 중앙아시아 등은 국내 디지털 금융 모델을 접목하기에 시너지가 기대되는 시장으로 평가된다. 실제 이들 지역은 은행 계좌 미보유 인구가 수억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 교수는 “동남아 등은 디지털 금융 수요가 크고 경쟁이 상대적으로 덜해 성장 돌파구로 인식된다”며 “지분 투자, 송금·결제 수수료, 신용평가모형 라이선스, 디지털 자산 기반 크로스보더 결제 같은 모델이 유망하다”고 강조했다.

인뱅 3사가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는 또 다른 배경으로는 플랫폼 선점 전략이 꼽힌다. 채상미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단기적으로 기술 라이선싱과 컨설팅 수익이 주된 모델이고 진짜 기회는 플랫폼 선점”이라면서 “결제 인프라를 깔면 그 위에 대출·보험·투자 상품을 얹는 전략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다만 현지 규제와 해외 진출 경험 부족은 과제다. 채 교수는 “인뱅은 현지 브랜드 신뢰와 규제 대응 역량이 전통 시중은행보다 약하다”며 “현지 규제의 불확실성, 파트너 검증 경험 부족, 그리고 신흥국 디지털 금융 플랫폼의 손익분기점까지 통상 5~7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재무적 체력도 전제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당장 수익을 내기보다 한국형 인뱅의 기술과 운영 역량을 수출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수익이 뒤따르면 좋겠지만,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하기 위한 발판으로 보는 시각이 더 크다”고 말했다.

손재하 기자 hksons188@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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