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안= 이태영 기자]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중동 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반영해 경기 판단의 경고 수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단순한 ‘대외 불확실성 확대’에서 나아가 ‘경기 하방 위험 확대’로 진단을 변경하며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심각하게 평가한 것이다.
KDI는 7일 발표한 ‘경제동향 4월호’에서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인해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뉴시스]
KDI는 7일 발표한 ‘경제동향 4월호’에서 최근 국내 경제가 완만한 회복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인해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국제유가 급등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동시에 작용하며 경기 부담 요인이 확대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물 지표는 전반적으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2월 전산업생산은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영향으로 증가폭이 둔화됐지만, 흐름 자체는 회복세를 유지했다. 소비 역시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가며 소매판매와 서비스업 생산 모두 전월 대비 개선된 모습을 나타냈다.
투자 부문에서는 반도체 중심의 설비투자가 견조한 흐름을 보였고, 건설투자 역시 감소세가 다소 완화됐다. 수출 또한 ICT 품목 호조에 힘입어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으며, 특히 반도체와 컴퓨터 관련 수출이 크게 늘었다.
[그래픽=KDI]
다만 경제 주체들의 심리는 악화되는 양상이다. 유가 상승 여파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하락했고, 소비자심리지수 역시 전월보다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는 대외 불확실성이 실제 경제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물가 측면에서도 부담 요인이 커지고 있다. 3월 소비자물가는 아직 목표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원유 가격 상승이 다른 품목으로 확산될 경우 추가적인 상승 압력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KDI는 내수와 수출이 모두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중동 전쟁으로 인한 유가 상승과 글로벌 경기 불안이 향후 투자와 수출 여건을 제약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기업과 소비자 심리가 위축되며 경기 회복 속도가 둔화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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