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근 KB금융 부문장. 연합뉴스
KB금융지주의 차기 회장 최종 후보로 이재근(60) KB금융 부문장이 확정됐다.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양종희(65) 현 회장의 연임이 무산되면서 KB금융이 세대교체를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1일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는 최종 후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한 뒤 이 부문장을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회추위는 지난달 27일 양종희 KB금융 회장과 이 부문장, 권광석 전 우리은행장을 최종 후보 3인으로 압축했다.
차기 회장으로 낙점된 이 부문장은 재무·전략·글로벌·WM(자산관리) 등 그룹 내 주요 사업을 두루 경험해 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꼽힌다. 1966년생인 이 부문장은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동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금융공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3년 주택은행으로 입행한 뒤 지주 재무기획부장과 CFO(최고 재무 관리자)를 역임해 ‘재무통’으로도 꼽힌다. 당시 LIG 손해보험과 현대증권, 우리파이낸셜 인수를 주도하며 그룹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했다.
이후 은행으로 자리를 옮긴 뒤 CFO와 영업그룹대표를 거쳐 2022년에는 업계 최연소 은행장으로 선임됐다. 은행장으로 재임하는 3년 동안 은행 이익 체질을 재설계해, 지난해 사상 최대 순이익으로 리딩뱅크를 탈환하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오후 6시까지 은행 점포를 운영하는 ‘9To6 뱅크’ 등이 이 부문장의 대표적인 혁신 사업으로 꼽힌다. 지난해부터는 그룹 부문장으로 글로벌 부문을 총괄 했다.
회추위는 이 부문장에 대해 “은행과 비은행 전반에 대한 탁월한 전문성에 더해, 재무·전략·글로벌 부문 등에 대한 높은 식견과 통찰력까지 겸비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회추위는 회장 자격요건에서 정하고 있는 ▶업무경험과 전문성 ▶리더십 ▶도덕성 ▶KB금융 비전과 가치관 공유 ▶장단기 건전 경영 노력 등 5개 항목과 25개 세부기준을 토대로 후보자들을 검증했다고 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 부문장은 은행장 재임 당시에도 업계에서 연임 가능성이 큰 인물로 평가됐다”며 “글로벌 부문에도 강점이 있는 만큼 (이번 결정은) KB금융이 해외 사업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결정으로도 풀이된다”고 말했다.
다만 금융권에선 당초 양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던 만큼 이번 결정은 이변으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양 회장이 임기 중 뚜렷한 흠결이 없었는데도 경쟁에서 밀린 것은 다소 예상치 못한 결과”라고 말했다. 양 회장은 지난 3년 임기 동안 그룹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핵심 계열사가 상호 보완적으로 성장하는 기틀을 세웠다는 평가를 받았다. KB금융은 비은행 실적 기여도를 40%대로 끌어올리며, 올 상반기 누적 3조9000억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내며 역대 실적을 경신하기도 했다.
이에 업계에선 KB금융이 경영 연속성보다는 세대교체에 무게를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1966년생인 이 부문장은 양 회장보다 5살 젊다. 조화준 회추위원장은 이날 “과감한 변화와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현재의 우수한 성과에 머무르지 않고 그룹 경쟁력 강화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회추위가 금융당국의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 기조에 발맞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지난해 이재명 대통령은 금융지주 회장의 연임을 두고 “돌아가면서 계속 은행장 했다가, 회장 했다가 10년~20년 해 먹는 부패한 이너서클”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연임 자체가 CEO의 개인적인 욕심처럼 여겨지는 상황에서 (회추위가) 리스크를 줄인 것 아니겠느냐”고 해석했다.
이 부문장은 임원 자격요건 심사를 거쳐 오는 11월 20일 개최 예정인 임시주주총회를 통해 대표이자 회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회장 임기는 11월 21일부터 3년이다.
오효정 기자 oh.hyo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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