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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KAI CB, 채권·옵션으로 쪼개..NH투자증권, 5000억 셀다운서 구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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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CB, 채권·옵션으로 쪼개..NH투자증권, 5000억 셀다운서 구조화

2026.07.09 14:02

2026.07.10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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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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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 CB 옵션 분리 유동화 주목

NH證, 5000억 셀다운 과정서 구조화

채권부는 5% 수익률, 옵션부는 주가 상승 베팅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발행한 5000억원 규모 전환사채(CB)를 계기로 메자닌 시장에서 CB의 옵션 분리 유동화 구조가 주목받고 있다. 증권사가 CB를 인수한 뒤 채권 부분과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옵션 부분을 나눠 판매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 5000억원 규모의 대규모 CB를 이 같은 방식으로 구조화해 셀다운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5000억원 규모의 KAI CB 셀다운(재매각)을 마무리했다. 당초 KAI CB는 표면이자율과 만기보장수익률이 모두 0%로, 투자자가 별도 이자 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였다. 전환가액은 발행 당시 주가보다 약 10% 높은 18만5165원으로 정해졌다. 주가 하락 시 전환가액을 낮추는 리픽싱(전환가액 조정) 조건도 없어 KAI 주가 상승에 따른 전환 차익에 베팅하는 성격이 강하다.

NH투자증권은 5000억원 규모 KAI CB를 재매각(셀다운)하면서 옵션과 채권을 분리하는 구조화 기법을 활용했다. KAI CB는 표면이자율이 0%지만, 주가가 오르면 정해진 가격에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전환권이 붙어 있다. 증권사는 이 전환권의 경제적 가치를 옵션 투자자에게 판매하고, 그 대가로 받은 프리미엄을 활용해 채권 투자자에게 현금 흐름을 제공할 수 있다.

이번 CB에서는 채권 부분 투자자인 NH투자증권이 연 5%의 수익률을 얻는 대신 주식 상승에 따른 전환권은 포기했다. 반대로 기관투자자는 원금 상환권을 포기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적은 프리미엄만 내고 KAI 주가 상승에 따른 전환 차익을 얻을 수 있다.

주가가 오르지 않으면 프리미엄을 잃지만, 주가가 크게 오르면 CB 전체를 사는 것보다 투자금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KAI 주가가 전환가액을 밑돌면 옵션 투자자가 지불한 프리미엄은 전액 손실로 남을 수 있다. 최근 KAI 주가는 14만원대로 전환가액인 18만5165원을 밑도는 흐름을 보이고 있어 손실이 날 가능성도 크다.

이런 구조는 메자닌 시장에서 흔한 거래가 아니다. IB업계 관계자는 “CB를 구조화하는 방식은 과거에도 일부 사례가 있었지만 흔하지는 않았다”며 “최근 일부 우량 메자닌을 중심으로 다시 관심이 커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전통적인 IB 주선 업무만으로는 만들기 어렵다는 평가도 나온다. 증권사가 발행사와 투자자를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증권사 내부의 트레이딩·구조화·파생상품 부서와 논의해 옵션 가치를 산정한 뒤 채권부 수익률을 설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채권부와 옵션부를 각각 팔 수 있을 만큼 우량한 신용도와 주가 상승 기대가 동시에 필요하다는 점도 한계다. 채권 투자자는 발행사의 상환 능력에 기대야 하고, 옵션 투자자는 주가 상승 가능성만 보고 프리미엄을 지급해야 한다. 이 때문에 KAI(AA-)처럼 신용도가 높고 주가 상승 모멘텀이 있는 일부 대기업 CB에 제한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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