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ACR 2026 홈페이지.(사진=HLB이노베이션)
오는 4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암 학술대회 ‘미국암연구학회(AACR 2026)’를 앞두고 국내 바이오 기업들이 차세대 항암 파이프라인의 연구 성과를 대거 공개한다. 이번 학회에서 국내 기업들은 CAR-T, ADC(항체약물접합체), AI(인공지능) 바이오마커 등의 임상 및 전임상 데이터를 선보이며 글로벌 경쟁력을 입증할 계획이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오는 4월 17일부터 22일(현지시간)까지 미국 샌디에이고 컨벤션 센터에서 AACR 2026 연례 학술대회가 개최된다. 1907년 설립된 AACR은 전 세계 제약·바이오 기업과 연구자, 전문가들이 모여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암 분야 세계 최대 규모의 의과학 학술단체다. 약 140여개국에서 6만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매년 개최되는 이 행사는 전 세계 항암 신약 개발의 향방을 가늠하는 자리로 평가받는다.
HLB그룹은 이번 학회에서 자회사 베리스모 테라퓨틱스와 엘레바 테라퓨틱스를 통해 총 4건의 주요 연구 성과를 발표한다. 특히 베리스모의 고형암 대상 CAR-T 치료제 ‘SynKIR-110’은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아 엄선된 연구만 다루는 ‘플레너리 세션’의 구두 발표 과제로 선정됐다. 또한 혈액암 치료제 ‘SynKIR-310’의 전임상 결과도 포스터 발표로 채택돼, 기존 치료제의 한계를 뛰어넘는 항종양 효과와 향후 임상 성공 가능성을 공유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교모세포종 치료를 위한 KIR-CAR 기술의 확장성을 입증하는 전임상 데이터와 엘레바의 FGFR2 표적 항암제 ‘리라푸그라티닙’에 대한 비교 분석 결과도 공개된다. HLB그룹은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난치성 암 치료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겠다고 강조했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ADC 파이프라인인 ‘ABL206‘과 ‘ABL209‘의 비임상 데이터를 포스터로 발표한다. 이번에 공개되는 두 파이프라인은 토포이소머레이스 I 억제제 기반 페이로드를 적용했으며, 비임상 연구에서 기존 단일항체 ADC 대비 향상된 항암 활성과 양호한 내약성을 확인했다. 특히 ABL206은 B7-H3과 ROR1, ABL209는 EGFR과 MUC1을 동시에 표적함으로써 효능을 높이는 동시에 독성을 완화하는 성과를 거뒀다.
현재 해당 파이프라인의 글로벌 개발 권리를 보유한 미국 자회사 네옥 바이오(NEOK Bio)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임상 1상 계획(IND)을 승인받아 현지 임상 개발을 본격화하고 있다. 네옥 바이오는 2027년 초기 임상 데이터 발표를 목표로 최적의 임상 전략을 수립했으며, 에이비엘바이오 본사 역시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후속 ADC 파이프라인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다발성 골수종 치료제로 개발 중인 BCMA(B세포 성숙항원) 표적 ADC 파이프라인 2종의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BioBest‘ 전략의 성과를 입증한다. 공개된 ‘LCB14-2524‘와 ‘LCB14-2516‘은 리가켐바이오의 독자적인 ADC 플랫폼인 ‘콘쥬올(ConjuAll)‘을 활용해 설계된 프로젝트다. 특히 기존 치료제인 블렌랩의 한계로 지적받아온 안구 독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차세대 링커와 독자 개발 페이로드를 적용하여 안전성과 효능을 동시에 확보했다.
전임상 결과 두 후보물질 모두 대조군 대비 월등한 세포 독성과 항암 효능을 입증하며 차세대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보였다. 리가켐바이오는 이번 발표를 기점으로 BCMA ADC의 글로벌 임상 시험 진입을 위한 임상시험계획(IND) 신청 준비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회사는 후속 파이프라인 개발에도 역량을 집중하여 환자들에게 기존 치료제보다 안전하고 강력한 치료 옵션을 신속히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온코닉테라퓨틱스 연구소 전경.(사진=온코닉테라퓨틱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차세대 이중표적 항암제 ‘네수파립’의 소세포폐암 및 췌장암 전임상 연구 결과 2건을 발표한다. 초록에 따르면 네수파립은 소세포폐암 세포실험에서 기존 PARP 저해제 대비 최대 133배 강력한 성장 억제 효능을 나타냈으며, 동물모델 실험에서도 66.5%의 높은 종양억제율을 기록했다.
췌장암 연구에서는 BRCA(유방암 유전자) 변이 여부와 관계없이 유의미한 항종양 효과를 확인하며 상업적 가치를 높였다. 특히 표준치료제인 젬아브락센과 병용 투여 시 종양 크기가 79% 감소하는 등 단독 투여 대비 두 배 이상의 시너지 효과를 보였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추가적인 규제 혜택 확보에 주력하며, 현재 진행 중인 임상 2상을 통해 난치성 항암 영역에서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에스티큐브는 면역항암제 ‘넬마스토바트’의 치료 반응을 정밀하게 예측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 연구 성과 2건을 발표한다. 이번 연구는 대장암 환자 조직을 대상으로 BTN1A1 발현 수준과 종양미세환경 내 면역세포 구성 간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치료 반응이 기대되는 환자를 정확하게 선별할 수 있는 복합 지표를 제시했다. 이는 기존 바이오마커의 한계를 보완하고 단일 지표를 넘어선 정교한 예측 모델로 확장 가능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계열 내 최초(First-in-class) 면역관문억제제인 넬마스토바트는 현재 대장암과 비소세포폐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특히 대장암 임상 2상은 약 7개월 만에 환자 모집을 완료하는 등 계획보다 빠른 개발 속도를 보이고 있다. 에스티큐브는 이번 학회에서 공개할 데이터를 바탕으로 환자 선별 전략을 고도화해 임상 효율을 높이는 동시에 글로벌 정밀의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루닛은 AI 바이오마커 플랫폼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6편의 연구 성과를 공개한다. 유방암의 HER2 저발현 분석부터 비소세포폐암의 TIL 정량 평가, 간암 환자의 약물 반응 예측까지 폭넓은 연구 데이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AI 기반 이미지 분석을 통해 이중특이항체 개발을 위한 단백질 공동발현 쌍 19종을 발굴하는 등 신약 개발 지원 도구로서의 역량도 선보인다.
서범석 루닛 대표는 “8년 전 처음 AACR에 섰을 때는 AI가 암 치료에 쓰일 수 있는가를 증명해야 했지만, 이제는 AI 바이오마커로 어디까지 할 수 있는가로 질문 자체가 바뀌었다“며 “AI 바이오마커가 실제 환자의 치료 결정에 기여하는 핵심 도구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연구의 질과 속도를 함께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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