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자산운용 본사 내부. 사진=한화자산운용
국내 상장지수펀드(ETF)가 ‘국민 재테크 수단’을 넘어 해외로 확산되며 새로운 수출 상품으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에서 검증된 ETF 전략과 상품이 미국 증시에 상장되며 글로벌 자금을 끌어들이는 흐름이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자산운용은 이르면 다음달 한국 제조업에 투자하는 'PLUS 한국 제조업 핵심기업(KMCA)' ETF를 미국 증시에 상장할 예정이다.
이 상품은 지난 2월 국내에 출시한 'PLUS K제조업핵심기업액티브'와 동일한 구조다. 반도체, 2차전지, 조선, 방위산업 등 한국 제조·수출기업을 담고 있다.
미국 현지 파트너로는 ETC를 선정했다. 이 회사는 한화자산운용과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등의 ETF 상장을 지원한 경험이 있다. 출시될 ETF 상품 브랜드는 'PLUS'가 될 예정이다.
◆ K-ETF, 글로벌 자금 끌어들이는 ‘우회 통로’
한화자산운용은 이미 K-방산 ETF로 미국 시장에서 성과를 냈다. 지난해 2월 출시한 'PLUS 한국 방산(KDEF)'은 상장 1년여 만에 순자산 1억8000만달러(약 2670억원)를 넘기며 빠르게 성장했다.
외국인 투자자가 한국 증시에 직접 투자하기 어려운 환경에서 이들 ETF가 글로벌 자금을 유입시키는 ‘우회 투자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자산운용 본사, 출처=삼성자산운용.
ETF 상품 뿐 아니라 운용 전략과 지수까지 이미 해외로 확산됐다.
삼성자산운용은 2022년 미국 ETF 운용사 앰플리파이 지분 20%를 취득한 이후 현지 브랜드를 활용한 상품을 잇달아 선보였다.
2023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한 '앰플리파이 삼성 SOFR(SOF)'는 'KODEX 미국달러SOFR 금리액티브'를 현지화한 사례로, 국내 ETF 전략이 미국 시장에 진출한 첫 사례로 꼽힌다.
이후 '앰플리파이 블룸버그 US 국채 타깃 하이인컴(TLTP)", '앰플리파이 US 천연가스 인프라(USNG)' 등으로 협업 범위를 확대했다.
◆ 증권사도 가세…美 ‘2경원 시장’ 정조준
키움증권 본사 전경. 사진=키움증권 제공
증권사도 미국 ETF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키움증권은 국내 증권사 최초로 미국 ETF 시장에 직접 진출을 추진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뉴욕법인을 통해 미국 증시 ETF 상장을 준비 중이며 이르면 다음달 상장 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미국에서는 현지 운용 라이선스를 보유한 파트너와 협업할 경우 증권사도 ETF 상장이 가능하다.
키움증권은 '화이트 라벨링' 방식을 활용해 ETF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등록과 펀드 회계, 유동성 관리 등을 현지 플랫폼에 맡기고 브랜드와 상품 전략에 집중하는 구조다.
파트너로는 ETC를 선정했다.
키움증권의 첫 상품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K-반도체 ETF가 유력하다. 미국 시장에서 한국 반도체만을 겨냥한 상품이 드문 만큼 차별화 전략으로 평가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한국의 어떠한 증권사·운용사도 브랜드 인지도가 없기 때문에 지수 구성만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 상황"이라면서도 "한화자산운용의 성공 사례를 보면 K-테마 ETF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미국 ETF 시장은 약 14조달러(약 2경원) 규모로 국내 시장을 크게 상회한다. ETF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K-ETF가 상품을 넘어 운용 전략과 플랫폼까지 수출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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