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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ICT광장] 경쟁적 데이터 센터 건립의 미래

생물학적 분자를 활용하므로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유해 물질과 전자 폐기물로부터 자유롭다. ■ 부동산 경쟁에서 기술 경쟁으로 우리는 현재 지식산업센터의 공급 과잉과 그로 인한 공실 사태를 목격하며 뼈아픈...

[ICT광장] 경쟁적 데이터 센터 건립의 미래

여인갑 ㈜시스코프 대표이사

오늘날 대한민국은 ‘데이터 센터(IDC) 건립 광풍’에 휩싸여 있다. 대기업은 자사 서비스의 안정성과 주권을 위해, 지자체는 세수 증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앞다투어 거대한 콘크리트 빌딩을 올리고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과 생성형 AI의 폭발적 수요를 감안하면, 이러한 움직임은 언뜻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시급하고 현명한 투자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 화려한 디지털 요새의 이면에는 지속 가능성이라는 거대한 물음표가 붙어 있다. 우리는 불과 몇 년 전, 수익성을 장담하며 우후죽순 들어섰던 지식산업센터들이 현재 심각한 공실 사태를 겪으며 애물단지로 전락한 광경을 목격하고 있다. 현재의 데이터 센터 건립 경쟁이 과연 그 우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는가?

■ 전력과 물, 그리고 지역사회의 갈등

데이터 센터는 ‘전기 먹는 하마’이자 ‘물 먹는 공룡’이다. 수만 대의 서버를 24시간 가동하기 위해 막대한 전력이 소모되며, 여기서 발생하는 열을 식히기 위해 수조 리터의 냉각수가 필요하다. 이미 수도권은 전력 포화 상태에 있고, 지역으로 눈을 돌리자니 송전망 구축과 환경 오염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히고 있다.

이러한 물리적 인프라의 한계는 결국 데이터 센터 운용 비용의 상승으로 이어진다. 하드웨어의 수명은 고작 5~10년이며, 매 세대 교체할 때마다 발생하는 전자 폐기물 또한 인류가 감당해야 할 몫이다. 즉, 현재의 ‘콘크리트 IDC’ 모델은 규모의 경제를 넘어 물리적·환경적 임계점에 도달해 있다고 본다.

■ 패러다임의 전환 : DNA 데이터 스토리지의 등장

이러한 한계를 돌파할 게임체인저가 바로 ‘DNA 데이터 저장기술’이다. 생명의 설계도인 DNA를 데이터 저장 매체로 활용하는 이 기술은, 우리가 경쟁적으로 짓고 있는 거대 빌딩들을 단숨에 구시대의 유물로 만들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DNA 데이터 센터가 가져올 혁신적 장점은 명확하다.

첫째, 압도적 저장 밀도다. 이론적으로 전 세계의 모든 데이터를 단 1kg의 DNA에 담을 수 있다. 축구장 수십 개 규모의 데이터 센터가 차지하던 정보를 티스푼 하나 분량으로 압축할 수 있다는 뜻이다.

둘째, 반영구적 보존이다. 하드디스크나 테이프는 10년마다 데이터를 옮겨야 하지만, DNA는 적절한 조건에서 수천 년, 길게는 수백만 년간 데이터를 보존한다.

셋째, 에너지 제로(Zero)의 효과다. DNA는 데이터를 유지하는 데 전력이 전혀 들지 않는다. 냉각을 위한 막대한 물과 전기가 필요 없는 진정한 넷 제로(Net Zero) 스토리지가 가능하다.

넷째, 친환경적 소재다. 생물학적 분자를 활용하므로 반도체 공정에서 발생하는 유해 물질과 전자 폐기물로부터 자유롭다.

■ 부동산 경쟁에서 기술 경쟁으로

우리는 현재 지식산업센터의 공급 과잉과 그로 인한 공실 사태를 목격하며 뼈아픈 교훈을 얻고 있다. “수요가 있을 것이니 일단 짓고 보자”는 토건 중심의 사고는 기술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순간 재앙으로 돌아올 것이다. 현재의 데이터 센터 건립 경쟁 역시 마찬가지이다. 앞으로는 누가 더 큰 건물을 짓느냐가 아니라, 누가 더 저렴하고 빠르게 DNA에 쓰고 읽느냐는 기술 경쟁으로 패러다임이 바뀔 것이다.

이런 세상이 오면 데이터 저장 비용이 거의 0원에 수렴할 수도 있는데, 그때 우리 개인의 삶이 어떻게 바뀔지 상상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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