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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HVAC 진검승부]② 삼성전자, M&A 빗장 해제···'포스트 하만' 육성

/ 생성형AI(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HVAC 진검승부]② 삼성전자, M&A 빗장 해제···'포스트 하만' 육성

/ 생성형AI(구글 제미나이)의 도움을 받아 제작한 그래픽입니다.

삼성전자는 2017년 80억달러를 투입해 전장 기업 하만을 인수하고 단번에 자동차 시장 판도를 바꿨다. 다만 하만 이후 초대형 인수합병(M&A)에 빗장이 걸려 한동안 '포스트 하만'으로 점찍은 사업분야가 보이지 않았다. 일각에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시달리면서 M&A 시계가 작동을 멈춘 것으로 보기도 했다.

그러나 삼성전자는 10여년간 잠겨 있던 자물쇠를 해제하고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서 대형 M&A를 성사시켰다. 2030년 500조원 규모로 팽창할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굳게 닫혔던 M&A 빗장을 풀고 포스트 하만 육성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독일 '플랙트' 인수로 퀀텀점프 기반 확보

삼성전자는 최근 유럽 최대 공조 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인수 금액은 2조4000억 원으로 하만 인수 이후 실시한 최대 규모 M&A다.

플랙트 인수는 삼성전자 공조 사업 부문의 질적 변화를 의미한다. 그동안 가정용 및 중소형 시스템 에어컨 등에서 강세를 보였다면 100년 역사를 지닌 플랙트를 품으며 AI(인공지능) 데이터센터와 대형 플랜트, 공항 등 대규모 시설에 특화된 중앙 공조 시장으로 사업 영토를 넓혔다.

특히 AI 시대에서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에 반드시 필요한 액체 냉각 기술 등을 확보한 점이 고무적이다. M&A를 통해 고부가가치 B2B 사업으로 분류되는 HVAC 시장에서 단번에 게임 체인저로 떠오른 것이다.

데이비드 도니 플랙트그룹 CEO(최고경영자)는 "삼성전자와 함께 공조 분야에서 확실한 글로벌 리더로 거듭날 것"이라며 "플랙트가 가진 100년 업력의 엔지니어링 기술에 삼성전자 DNA를 이식해 퀀텀점프를 준비중"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순현금 100兆, 추가 M&A 가능성 여전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공조 M&A 공세가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본다. 100조원이 넘는 막대한 현금 동원력을 바탕으로 플랙트에 이어 다른 관련 기업을 인수할 가능성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후보는 미국 공조 업체 '레녹스'다.

삼성전자는 레녹스와 2024년 합작법인 '삼성 레녹스 HVAC 북아메리카'를 설립해 현지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해당 법인 지분 구조는 삼성전자 50.1%, 레녹스 49.9%다. 삼성전자는 레녹스가 지닌 현지 유통망과 자사 스마트싱스 및 고효율 기술을 결합해 북미 공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했다.

독일 플랙트의 공기 및 액체냉각 공조 솔루션 / 사진 제공=삼성전자

현재는 M&A보다 합작사 설립을 통한 협업에 집중하고 있으나 북미 시장 내 공조 사업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향후 레녹스 인수로 글로벌 톱티어 기업들을 빠르게 추격할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앞서 미국 공조 기업 존슨콘트롤즈 HVAC 사업부를 인수하려 했지만 독일 보쉬에 밀려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레녹스도 존슨콘트롤즈에 밀리지 않는 공조 기업인 만큼 기술 시너지 극대화를 위해 합작 체제에서 벗어나 인수 단계까지 밟는다면 일본 다이킨이나 미국 캐리어 등을 바짝 추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AI 공조 시대서 에너지 솔루션 기업으로 진화

삼성전자가 HVAC 시장에 집중하는 이유는 명확하다. AI 데이터센터 급증으로 고효율 공조 시스템 수요가 폭증하고 있어서다. 삼성은 자사 AI 가전 플랫폼에 더해 플랙트의 산업용 제어 기술을 결합해 에너지 소모를 최소화하는 에너지 통합 솔루션을 구축 중이다.

이에 더해 레녹스나 다른 공조 분야 강자를 인수한다면 2030년 500조원으로 커질 HVAC 시장을 빠르게 장악할 수 있다.

한동안 반도체 슈퍼 사이클이 계속될 것으로 관측되지만 수년 전 나타난 급격한 불황처럼 언제 시장이 바뀔지 모른다. 빠른 사업 판단 및 결단으로 캐시카우를 다변화하지 않으면 법인세조차 낼 수 없었던 악몽이 또 재현될 수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하만 이후 멈췄던 삼성전자의 대형 M&A 시계가 HVAC 시장에서 다시 작동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플랙트 인수를 신호탄으로 레녹스 등에 대한 추가 M&A는 공조 시장에서 절대 강자로 군림할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할 방향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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