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D·퀄컴·구글·엔비디아, 반도체·로봇·가전·모빌리티 협력
K반도체, AI 시대 ‘부품 공급처’ 넘어 공동개발 파트너 부상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3월 서울 이태원동 승지원에서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와 만찬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삼성전자>
미국 AI 기업 핵심 인사들의 한국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구글, AMD, 퀄컴의 최고경영자에 이어 엔비디아 고위 임원까지 한국을 찾아 삼성, SK, 현대차, LG 경영진을 접촉했다. 겉으로는 인사 방문과 협력 논의지만, 한국의 AI 생태게와 시장에 진입하려는 목적도 엿보인다.
HBM 공급난, CEO를 한국으로 불렀다
8일 재계에 따르면 미국 AI 기업들이 한국을 찾은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공급난 해결이다. 구글, AMD, 퀄컴, 엔비디아를 포함 대부분의 빅테크 기업은 HBM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 실적 발표에서 향후 3년간 HBM 공급 물량이 이미 매진됐다고 밝힐 만큼 반도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다. 이제 HBM은 칩 메이커와 제품 공급 일정과 우선 순위를 먼저 논의해야 하는 전략 자산이 됐다. 실무진만 보내서는 해결이 어렵게 되자 CEO가 직접 한국을 찾게 된 것이다.
리사 수 AMD CEO 방한이 대표적이다. AMD는 엔비디아가 장악한 AI 가속기 시장추격을 위해 자체 제품군을 키우고 있는데 현재 HBM이 많이 필요한 상태다. 리사 수 CEO가 방한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만난 것도 HBM4 공급과 차세대 AI 반도체 공급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다. 양측의 만남으로 AMD는 메모리 공급망을 넓히고, 삼성전자는 HBM 고객군을 확대하는 효과를 얻었다.
퀄컴, 스마트폰 넘어 車·로봇용 칩으로 확장
퀄컴의 한국 방문에는 반도체 공급망 확장과 신규 고객 확보라는 두 가지 목적이 깔려 있다. 퀄컴은 기존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통신칩 중심에서 자동차용 반도체, AI PC, 온디바이스 AI, 로봇용 칩으로 사업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확장한 사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신규 공급망, 데이터 메모리, 고객사 확보가 필요한데 퀄컴을 한국 기업을 해결 방안으로 주목했다.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LG전자를 잇달아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와 스마트폰, SK하이닉스는 메모리, LG전자는 가전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퀄컴이 신규 사업을 추진하는데 도움을 주고 받을 분야가 많다. 삼성전자를 만나 파운드리 협력 방안을 논의했는데 이는 대만 TSMC 중심의 반도체 공급망을 삼성전자로 다변화시켜 반도체 병목 현상을 안정화 시키는 효과가 있다.
시잔 왼쪽부터 크리스티아노 아몬 퀄컴 CEO와 매디슨 황 엔비디아 수석이사. <각 사>
구글·엔비디아, 한국 제조업에 AI 심는다
구글 딥마인드와 엔비디아의 관심은 한국의 피지컬 AI 생태계에 진입하는데 맞춰져 있다. AI 모델은 스마트폰, 자동차, 가전, 로봇에 탑재한 뒤 실증을 해 봐야 상업화가 가능하다. 한국은 스마트폰, 가전, 자동차, 로봇 등 AI를 탑재할 완성품 산업을 두루 갖추고 있다. 소비자 반응을 빠르게 확인할 수 있는 시장이라는 점도 강점이다.
데미스 허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4대그룹 최고 경영진을 잇달아 만나 AI 에이전트인 제미나이를 한국의 가전과 로봇, 모빌리티에 탑재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은 현대차 산하 보스턴다이내믹스와 로봇 AI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다. LG전자와는 가정용 로봇과 가전에 AI 모델을 접목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에서 피지컬AI 플랫폼을 담당하는 매디슨 황 수석이사는 서울대학교 인공지능 로봇 클러스터와 LG전자, 두산로보틱스를 방문, 엔비디아의 로봇 개발 플랫폼 ‘아이작’을 한국의 로봇·가전·제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지 살펴본 것으로 알려졌다.
인재도 확보 대상이 됐다
인재 확보를 위한 포석도 깔려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HBM 설계 및 생산 경험이 있는 엔지니어와 AI 기능을 실증해 본 개발자 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한국의 반도체 기업들이 이같은 역량을 가진 인재를 보유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구글이 한국에 AI 캠퍼스를 세우고 국내 연구기관·스타트업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도 장기적으로 한국 인재를 확보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테슬라가 한국 반도체 엔지니어 채용을 공식화하고, 엔비디아와 구글이 서울에 연구개발 거점을 확장하려는 것도 비슷한 목적이 깔려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AI 기업들의 연쇄 방한으로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을 단순한 판매 시장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 분명해졌다”면서 “한국은 메모리와 제조 플랫폼, 로봇·자동차·가전 실증 생태계를 갖춘 빅 테크 기업에 꼭 필요한 시장이 됐다”고 평가했다.
※ 본 기사는 기자가 기획·검수하고 AI기자 인코봇이 작성했습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