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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TF 열풍' 작년 자산운용사 순익 역대급... 67% 늘어 3조 돌파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ETF 투자가 대중화된 데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주도주를 담은 테마형 상품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집중된 결과다. 사모펀드 수탁고 또한 채권형과 단기금융상품(MMF) 위주로 자금이...

'ETF 열풍' 작년 자산운용사 순익 역대급... 67% 늘어 3조 돌파

ETF·공모펀드 성장 견인... 전체 운용자산 1937조원·영업이익 81% 급증

금감원 "대형사 쏠림 및 과당경쟁 우려... 시장 변동성 모니터링 강화"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상장지수펀드(ETF)의 가파른 성장세와 증시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 정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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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상장지수펀드(ETF)의 가파른 성장세와 증시 호황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공모펀드 수탁고가 눈에 띄게 늘어난 가운데, 업계 전체 당기순이익은 단숨에 3조원 고지를 돌파했다.

30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5년 자산운용회사 영업실적(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507개 자산운용사의 당기순이익은 3조13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1조8099억원)과 비교해 66.5%(1조2033억원) 급증한 수치다. 영업이익 역시 전년 대비 81.1%(1조3532억원) 늘어난 3조202억원을 기록하며 뚜렷한 외형 확장을 이뤘다.

수익성 지표도 대폭 개선됐다. 자산운용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7.4%로 전년(11.6%) 대비 5.8%p 상승했다. 전체 507개사 중 343개사가 흑자를 냈고, 164개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회사 비율은 32.3%로, 2024년(42.7%)과 비교해 10.4%p 하락하며 업계 전반의 재무 건전성이 나아졌다.

운용자산 1937조원 돌파…'자금 블랙홀' 된 ETF

이 같은 호실적의 배경에는 단순한 신규 자금 유입뿐만 아니라, 증시 랠리에 따른 펀드 자산의 평가액 상승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산운용사의 전체 운용자산(펀드수탁고 및 투자일임계약고)은 1937조3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7.0%(282조2000억원) 증가했다.

상품 믹스를 살펴보면 공모펀드의 약진이 단연 돋보인다. 공모펀드 수탁고는 559조4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5.7%(147조2000억원) 늘어났다. 세부적으로는 시장 금리 인하 기대감을 타고 채권형 펀드로 대기 자금이 대거 몰렸으며, 주식형 펀드 역시 주가 상승에 따른 평가이익이 더해지며 몸집을 불렸다.

특히 공모펀드 내 ETF의 순자산가치(NAV)는 297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무려 71.1% 급증하며 펀드 시장의 자금 블랙홀 역할을 톡톡히 했다. 퇴직연금 계좌를 통한 ETF 투자가 대중화된 데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등 주도주를 담은 테마형 상품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집중된 결과다. 사모펀드 수탁고 또한 채권형과 단기금융상품(MMF) 위주로 자금이 유입되며 전년 대비 14.9%(93조7000억원) 증가한 723조8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운용 규모가 커지면서 핵심 수익원인 펀드 운용 수수료 수익도 대폭 불어났다. 지난해 자산운용사의 수수료 수익은 총 5조4989억원으로 전년 대비 24.7%(1조884억원) 증가했다. 더불어 고유재산 운용 등을 통한 증권투자 손익은 증시 호조세에 힘입어 전년보다 228.2%(5924억원) 폭증한 8519억원을 거둬들였다.

대형사 쏠림·보수 출혈경쟁 심화…내실 다지기 과제

다만 수수료 수익 증가라는 긍정적 지표 이면에는 딜레마가 숨어있다. 대형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ETF 보수 인하 출혈 경쟁이 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운용자산 규모가 커져도 실제 손에 쥐는 이익률은 점차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한 상태다. 더욱이 막대한 마케팅 예산과 판매망을 갖춘 대형사 위주로 자금 쏠림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독자적인 생존 모델을 찾지 못한 중소형사들의 도태 우려도 커지는 대목이다.

금융감독원 역시 자산운용산업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다고 평가하면서도 시장 변동성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금감원은 "작년 ETF 등 위주로 자산운용사 운용 자산이 증가하면서 역대 최대 규모 수익을 냈다"고 밝혔다. 이어 "펀드 시장 성장이 ETF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대형 운용사 쏠림, 자산운용사 간 실적 격차 확대, 과당 경쟁 등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관련 감독과 제도 개선을 지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올해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지연 가능성과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리스크 등 자본시장을 둘러싼 거시경제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상태다. 특정 테마주나 단기 자금 유치에만 의존하던 기존의 영업 방식으로는 갑작스러운 증시 충격을 방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향후 시장 지표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는 만큼, 운용사들이 현재의 외형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해외 대체투자 확대나 연금 상품 고도화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체질 개선이 요구된다.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해 내실을 다지는 것만이 지속 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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