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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EBN 포커스] 1300조 넘은 나랏빚, 문제는 '규모'가 아니라 '속도'…한국...

세입은 반도체 등 특정 경기와 증시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구조인 반면, 지출은 고령화와 복지 확대에 따라 제도적으로 자동 증가한다. 경기 둔화 시 세수는 급감하는데 지출은 줄어들지 않는 이 비대칭성이 재정 균형을...

[EBN 포커스] 1300조 넘은 나랏빚, 문제는 '규모'가 아니라 '속도'…한국...

◆1304조의 경고: 한국, '부채 가속도'의 늪에 빠지다

대한민국 재정이 마주한 위기는 단순한 '숫자'가 아닌 '흐름'에 있다.

지난 6일 의결된 '2025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국가채무는 1304조5000억원이다. 전년 대비 11.0%인 129조원 이상 증가했다. 이는 미국(6.34%)이나 일본(1.86%)보다 2~6배 빠른 속도다. 이제 한국은 '부채가 많은 나라'가 아니라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빚이 증가하는 나라'로 체질이 변하고 있다.

◆[적자 구조] '100조 적자'의 상시화…재정은 이미 확장 체질로 이동

적자는 더 이상 일시적 현상이 아니다. 관리재정수지는 2년 연속 100조원을 돌파하며 구조적 적자 단계에 진입했다. 과거 위기 대응을 위한 '한시적 확장'이 아닌, 지출 구조 자체가 비대해진 '상시적 확장' 체질로 굳어졌다. 둔화됐던 채무 증가폭이 다시 120조원대로 확대된 것은 재정 건전성 회복력이 약화됐음을 시사한다.

◆[시장 리스크] 재정 → 국채 → 금리…시장을 뒤흔드는 '부메랑'

나랏빚은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다. 적자를 메우기 위한 국채 발행 증가는 시중 금리 상승 압력으로 직결된다.

특히 기축통화국이 아닌 한국은 재정 확대가 금리와 환율 불안으로 즉각 전이되는 취약한 구조를 갖고 있다. 재정이 금융시장 전반의 리스크를 키우는 '불확실성 변수'로 성격이 바뀐 시점이다.

◆[불균형] 세입은 '경기 의존', 지출은 '자동 증가'의 비대칭

재정의 두 축인 세입과 지출이 동시에 불균형 상태에 놓여 있다.

세입은 반도체 등 특정 경기와 증시에 의존하는 불안정한 구조인 반면, 지출은 고령화와 복지 확대에 따라 제도적으로 자동 증가한다. 경기 둔화 시 세수는 급감하는데 지출은 줄어들지 않는 이 비대칭성이 재정 균형을 훼손하고 부채 증가 속도를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중장기 전망] IMF의 경고: 2030년 '부채 60%' 마지노선 붕괴

IMF는 한국의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이 2030년 6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불과 4~5년 내 재정 준칙상의 마지노선에 도달한다는 의미다. 문제는 이 시점이 잠재성장률 하락과 인구 감소가 심화되는 시기와 맞물린다는 점이다. 재정 여력이 가장 필요한 시기에 오히려 대응 여력이 제한되는 ‘퍼펙트 스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평가] 신용등급은 '안정적', 그러나 신평사는 '속도'에 주목

무디스, S&P, 피치 등 3대 신용평가사는 한국의 신용등급을 유지하면서도 '부채 증가 속도'를 주요 하방 리스크로 지목하고 있다. 현재 수준은 관리 가능하더라도, 증가 속도가 유지될 경우 시장 평가가 빠르게 변할 수 있다는 경고다. 지금은 안정 국면이 아니라 잠재 리스크가 축적되는 ‘위험 구간’으로 평가된다.

◆[정책 제언] 긴축 넘어선 '재정 구조 전환' 시급

해법은 단순한 지출 축소를 넘어 재정 구조 자체의 전환에 있다.

소비성·현금성 지출을 축소하고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는 투자 중심으로 재정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 재정준칙은 단순한 수치 규제가 아니라, 부채 증가 속도를 통제하는 실질적 안전장치로 기능해야 한다.

◆규모보다 무서운 속도, '골든타임'은 지금뿐이다

재정 리스크는 임계점에 도달하기 전까지는 표면화되지 않는다. 그러나 속도가 붙은 부채는 관성으로 인해 통제가 어려워진다. 대한민국 재정이 '위험 구간'에 진입한 지금이 구조적 전환을 위한 마지막 시점일 수 있다. 숫자가 아닌 흐름을 바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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