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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CEO투데이] 적자 터널 끝…허진영호 펄어비스 '재도약'

1996년 온네트 미디어사업 이사를 시작으로 SK커뮤니케이션즈, 다음커뮤니케이션, 카카오 등 국내 주요 IT 기업을 거치며 게임 서비스와 운영 전문가로 경력을 쌓았다. 2017년 펄어비스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합류해...

[CEO투데이] 적자 터널 끝…허진영호 펄어비스 '재도약'

사진=펄어비스

[서울와이어=서동민 기자] 허진영 펄어비스 대표가 취임 후 첫 시험대였던 신작 '붉은사막(Crimson Desert)'을 흥행 궤도에 올려놓으며 실적 반등의 기틀을 마련했다.  장기 개발과 영업적자라는 압박 속에서도 고품질 게임이라는 원칙을 고수한 허 대표의 '인내 경영'이 실질적인 수치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1971년생인 허진영 대표는 고려대학교 물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 온네트 미디어사업 이사를 시작으로 SK커뮤니케이션즈, 다음커뮤니케이션, 카카오 등 국내 주요 IT 기업을 거치며 게임 서비스와 운영 전문가로 경력을 쌓았다. 2017년 펄어비스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합류해 '검은사막' IP의 글로벌 안착을 총괄했으며, 2022년 3월 대표이사에 선임된 실무형 리더다.

허 대표는 취임 이후 자체 개발 엔진인 '블랙스페이스 엔진' 고도화를 경영의 핵심 과제로 삼아왔다. 이는 상용 엔진 의존도를 낮춰 로열티 비용을 절감하는 동시에, 펄어비스만의 독보적인 그래픽 기술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선택이었다. 특히 모든 신작이 차세대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 자산을 공유하도록 파이프라인을 통합했다. 기술적 완성도를 위해 출시를 미루더라도 타협하지 않는 행보는 물리학 전공자 특유의 치밀함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러한 기술적 집착과 경영 철학이 응집된 '붉은사막'은 출시와 동시에 폭발적인 성과를 기록하며 시장의 우려를 확신으로 바꿨다. 펄어비스는 1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붉은사막'이 출시 12일만에 누적 판매량 400만장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준비된 승부수 '붉은사막'…출시 12일만 400만장 돌파 '기염'

2019년 첫 공개 이후 7년간 약 1500억원의 개발비가 투입된 이 프로젝트는 펄어비스의 경영 정상화가 걸린 최대 분수령이었다. 실제 펄어비스는 신작 공백 여파로 지난해 매출 3656억원, 영업손실 148억원을 기록하는 등 부침을 겪었으나, 허 대표는 게임 본연의 완성도를 높이는 정공법을 택했다.

공을 들인 만큼 판매 속도는 기존 한국 게임 흥행작들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네오위즈 'P의 거짓'과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가 100만장 돌파에 각각 한 달과 두 달이 소요된 것과 비교하면 압도적인 수치다. 특히 넥슨 '데이브 더 다이버'가 6개월만에 달성한 누적 300만장 기록을 단 4일만에 넘어서며 국내 콘솔 게임 출시 초기 최고 수준의 기록을 새로 썼다.

'붉은사막' 성공의 핵심 동력으로는 자체 엔진으로 구현한 고품질 그래픽 외에도 오픈월드 특유의 풍부한 즐길 거리와 온라인 게임에 버금가는 빠른 업데이트 속도가 꼽힌다. '붉은사막'은 광활한 오픈월드 내에서 유저가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밀도 있게 배치해 글로벌 유저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특히 출시 초기 지적됐던 조작감이나 시스템적 불편 사항을 방치하지 않고, 마치 온라인 게임처럼 잦은 패치를 통해 즉각 개선해 나간 점이 유저들의 마음을 돌리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허 대표는 "붉은사막이 장기 흥행 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유저 피드백 기반의 패치를 지속하겠다"며 초기 흥행을 안정적인 수익원으로 안착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개발비 전액 회수…판매량 500만장 달성시 '역대급' 수익

신작의 초기 성과에 힘입어 펄어비스는 연내 수천억원 규모의 신규 매출을 확보하며 실적 턴어라운드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미 손익분기점(BEP)을 넘어 본격적인 수익 창출 단계에 진입한 가운데, 허 대표는 지난 달 열린 제17기 정기주주총회에서 "다음에는 주주분들께 판매량 500만 장의 성과를 빠르게 알리고, 연말까지 최고의 성과를 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패키지 가격 7만원을 기준으로 500만장 판매 시 총 매출은 약 3500억원에 달한다. 스팀 등 플랫폼 수수료를 제외하더라도 펄어비스가 직접 가져가는 순 매출은 약 2500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연간 매출(3656억원)의 약 70%를 단일 신작 하나로 단기간에 확보하는 셈이다.

'붉은사막'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은 단일 IP 의존도를 해소했다는 경영적 성과와 함께 차기작 '도깨비' 등 후속 라인업 개발에 탄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허 대표는 "신작 준비에도 소홀함이 없도록 하겠다"며 "특히 도깨비는 붉은사막 이후 빠르게 선보일 수 있게끔 준비 중으로, 적절한 시점에 개발 현황을 공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도깨비'는 붉은사막과 동일한 블랙스페이스 엔진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수집형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이다. 주인공이 도깨비를 찾아 떠나는 모험을 담고 있으며, '도깨비'라는 존재를 수집하고 함께 성장하며 적과 맞서는 시스템을 갖췄다. 2021년 게임스컴에서 공개되어 감각적인 디자인으로 전 세계적인 기대를 모은 바 있다. '붉은사막'이 기술적·재무적 성과를 입증한 만큼, '도깨비'의 개발 속도와 시장의 신뢰도 또한 동반 상승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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