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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2024년ㄴ 독일 베를린에서 AI 기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THE Biz(더비즈)=천성윤 기자] 삼성전자가 음성 인공지능(AI) 학습 과정에서 불법적 데이터셋(dataset) 사용이 있었다며 미국 집단소송에 휘말렸다. AI를 학습시킬때 필연적으로 세상에 공개된 데이터를 모아 활용하는데, 데이터에 포함된 목소리 주인들이 자신들의 동의 없이 AI 학습에 사용했다며 생체정보보호법 위반을 주장하고 나섰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일리노이주(州) 북부 연방지방법원 동부지원에 따르면 대표원고 빅토리아 나시프(Victoria Nassif) 외 5명의 원고는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아메리카(미국법인)를 상대로 생체정보보호법, 퍼블리시티권, 소비자사기법 위반 등을 사유로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집단소송장을 제출했다. 원고는 미국 시카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방송기자, 탐사보도 기자, 팟캐스트 제작자, 오디오북 내레이터, 성우 등으로 구성됐다.
소장에 따르면 원고가 주장하는 핵심은 삼성전자가 음성 AI를 학습시킬 때 원고의 목소리 데이터셋를 사용했는데, 아무런 개인정보 이용 고지가 없었다는 것이다. 목소리를 활용해 만든 프로그램은 ▲빅스비(Bixby) 음성비서 ▲빅스비 커스텀 보이스 크리에이터 ▲삼성 TTS(Text-to-Speech) 엔진 ▲갤럭시 AI 실시간 통역 ▲텍스트 변환 어시스트 ▲화자 인식 기능 등이다. 또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박람회(CES) 2026’에서 새롭게 선보인 브레인 헬스 서비스의 음성 바이오마커(voice biomarker) 기능도 함께 지목했다.
원고는 삼성전자가 인터넷, 오디오북, 팟캐스트, 방송 등에서 공개된 음성 콘텐츠를 대규모로 긁어와 데이터셋을 만들어 AI를 훈련시켰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정작 음성 주인들에게는 아무런 동의를 받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원고 측은 “삼성전자는 AI 사용자들에게는 음성 데이터 사용 동의를 받으면서, 막상 실제 AI를 훈련시키는 데 사용된 기자·성우·팟캐스트 제작자들에게는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는 이미 오디오북·유튜브·팟캐스트 데이터를 활용한 음성 AI 연구를 진행해왔다”고 덧붙였다.
소송장 1면. 사진=미국 일리노이주 북부 연방지방법원 동부지원
그러면서 삼성전자의 연구 논문과 공개 자료를 근거로 들었다. 삼성리서치는 세계적 음성 AI 학회인 인터스피치(Interspeech)에서 AI 학습과 관련한 논문 공개한 바 있다. 논문에서는 ‘LibriSpeech’, ‘LibriTTS’, ‘VoxConverse’, ‘MSP-Podcast’ 등 음성 데이터셋을 활용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원고는 “이 데이터셋에 포함된 목소리 중 자신들 것이 있다”고 강조했다.
또 원고는 삼성전자가 2017년 인수한 음성합성 스타트업 이노에틱스(Innoetics)의 사례도 언급했다. 해당 기업 연구진은 과거 논문에서 공개 오디오북을 활용해 새로운 합성 음성을 빠르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원고는 이 스타트업을 삼성전자가 인수했으니, 자연스럽게 방법이 이전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올해 초 공개한 ‘캘리포니아주 생성형 AI 데이터 투명성 공시’도 문제 삼았다. 삼성전자는 이 공시에서 “공개적으로 접근 가능한 데이터와 라이선스·구매 데이터 등을 생성형 AI 학습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원고는 이 공시에서 삼성전자가 어떤 데이터를 사용했는지, 실제 음성 제공자 동의를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원고는 법원에 ▲집단소송 인증 ▲금지명령 또는 시정조치 ▲손해배상 ▲수익 환수 ▲AI 모델 재학습 ▲음성 데이터 삭제 ▲AI 배포 중단 ▲향후 사용 금지 가처분 등을 요청했다. 특히 원고는 구체적인 시정조치 방법까지 추가했다. 삼성전자에 ▲생체 정보 사용금지 ▲음성 데이터 보관 및 삭제 정책 마련 후 공개 ▲모든 데이터 출처·규모·수집 경로·계약관계 공개 ▲목소리 주인에게 수정 삭제 요구권 부여 등을 명령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이번 사건은 AI 업계에서 가장 큰 논쟁 중 하나로 부각되는 데이터셋 사용 문제와 관련돼 있어, 법원의 판결에 관심이 모인다. 생성형 AI가 폭발적으로 성장하면서 최근 데이터셋의 출처, 동의 여부, 저작권, 편향성 문제로 인해 소송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뉴욕타임즈는 오픈AI를 상대로 저작권 침해 소송을 제기했고, 게티이미지와 일러스트레이터들도 스태빌리티AI를 상대로 수십억장의 이미지를 무단 수집해 학습했다며 법적 대응을 진행한 바 있다. 유명 뮤지션 드레이크(Drake)와 더 위켄드(The Weekend)는 익명 제작자가 자신들의 목소리를 학습시켜 AI곡을 발표하자 경고를 날려 해당 곡이 스트리밍에서 삭제되기도 했다.
※ 용어 설명
데이터셋(dataset) :
AI를 학습시키기 위해 모아놓은 재료 묶음이다. 이미지, 음성, 대화, 목소리, 논문 등 수십만~수억개의 자료를 모아서 AI 학습에 사용한다.
음성 바이오마커(voice biomarker) :
사람 목소리에서 건강 상태나 뇌 상태를 분석하는 기술.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 :
유명인이 얼굴·이름·목소리·캐릭터성 같은 상업적 가치를 본인이 통제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캘리포니아 민법 3344조에서 규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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