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가 5월 20일부터 전체 직원의 약 10%인 8000명을 해고한다고 23일(현지시간) 밝혔다. 나아가 내부 메모에 따르면 채용이 진행 중이던 6000개 직무도 충원하지 않기로 했다.
지난해 말 기준 메타의 전체 직원 수는 약 7만9000명이다. 자넬 게일 메타 최고인사책임자는 "회사를 더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현재 진행 중인 다른 투자 비용을 상쇄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도 앞서 "일부 프로젝트가 과거처럼 대규모 팀을 필요로 하지 않고, 뛰어난 개인이 AI를 활용해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창사 51년 만에 처음으로 희망퇴직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MS의 희망퇴직 대상은 미국 내 직원의 약 7%에 해당하는 8750명 안팎으로 추산된다. 연령과 근속연수를 합쳐 70년 이상이 되는 직원이 대상이다. 20년 동안 MS에서 일한 50세 직원이 여기에 해당한다. MS가 미국에서 이 같은 규모의 자발적 퇴직 프로그램을 시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사진=회사제공
이번 감원은 천문학적 규모로 불어난 AI 인프라 비용 때문이다. 당장 메타는 AI 투자로 올해에만 자본 지출이 1620억∼1690억달러(약 231조∼241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투자자들에게 예고했다. 지난해 데이터센터 등 AI 인프라에 722억달러(약 107조원)를 투입했고 올해는 최소 1150억달러(약 170조원)까지 지출 규모를 늘릴 계획이다.
MS 역시 클라우드와 AI 데이터센터, 코파일럿 등 AI 서비스 운영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가디언은 MS가 다음 회계연도 AI 인프라에 1000억달러(약 142조원)를 투입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널리스트들은 실제 지출이 1100억∼1200억달러(약 157조∼171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알파벳·MS·메타·아마존 등 4대 빅테크가 올해만 AI 인프라에 쏟아부을 자금은 약 7000억달러로 추산된다.
한편 감원 행렬은 빅테크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당장 로이터에 따르면 아마존은 사무직 직원 약 3만명 감축을 목표로 추가 감원을 한 것으로 확인됐으며 오라클도 글로벌 인력의 약 20%인 3만명 규모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알파벳은 올해 1분기에만 클라우드 디자인과 검색 품질 관리 등에서 1만2000∼1만5000명 규모 인력을 정리한 것으로 추정된다. 핵심 AI 연구 조직인 딥마인드 인력은 감원 대상에서 빠졌으나 전반적으로는 인력 감축 흐름이 선명하다.
여기가 끝이 아니다. 스냅은 지난달 전체 인력의 16%인 약 1000명을 감원했고, 세일즈포스는 고객 지원 인력 4000명을 줄였다. 잭 도시가 설립한 핀테크 기업 블록은 AI 도구를 전사 운영에 내재화하는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4000명 이상, 전체 인력의 40%가량을 감축하기로 했다.
기술기업 감원 현황을 추적하는 사이트 레이오프닷에프와이아이(Layoffs.fyi)에 따르면 올해 들어 기술 업계에서만 9만2000명 이상이 일자리를 잃었다. 2020년 이후 누적 해고 규모는 약 90만명에 달한다.
이번 감원 흐름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과도하게 늘어난 인력을 정상화하던 차원과는 결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외신 등에 따르면 AI 및 리더십 전문가 앤서니 터글은 "일시적인 조정이 아니라 구조적 변화"라며 "산업 전반에서 업무 조직과 수행 방식이 영구적으로 재편되는 초기 단계"라고 진단했다.
실제로 사티아 나델라 MS CEO는 지난해 사내 코드의 20∼30%가 AI로 작성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모션리크루트먼트 조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AI 도입이 신입 및 일반 IT 직군 채용을 둔화시키는 반면 AI 엔지니어 등 일부 전문직 임금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감원 배경을 AI 대체 효과만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가트너의 캐시 로스 수석디렉터 애널리스트는 "AI 주도 감원이 주목받고 있지만 현실은 더 복잡하다"며 "기업들이 AI의 한계와 높아진 고객 기대에 직면하면 서비스 품질과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다시 인력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메타는 인력을 줄이는 한편 AI 칩 확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24일 아마존웹서비스(AWS)의 자체 개발 중앙처리장치(CPU) '그래비톤' 수천만 개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미 경제방송 CNBC는 메타가 AWS의 5대 그래비톤 고객사가 됐으며 계약 기간은 최소 3년 이상이라고 전했다. 나페아 브샤라 AWS 부사장은 로이터통신에 계약 규모가 수십억달러에 달한다고 말했다.
산토시 자나르단 메타 인프라 총괄은 "메타의 AI 목표를 뒷받침할 인프라를 확장하는 과정에서 연산 자원을 다각화하는 것은 전략적 필수 과제"라며 "그래비톤을 도입함으로써 에이전트형 AI 운영에 필요한 CPU 집약적 작업량을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메타는 앞서 엔비디아·AMD·구글에서도 칩을 공급받거나 임대하기로 했고 자체 개발한 '메타 훈련·추론 가속기(MTIA)'도 데이터센터에 배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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