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대의 드론이 네트워크를 형성해 지역을 탐색하는 개념 이미지. 사진=스카이디오
[아이티데일리] 현재 글로벌 드론 시장에서 절대 강자는 중국의 DJI이다.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 상업용 드론 시장 점유율이 70~80%에 이른다. 따라서 DJI는 촬영용 드론 및 산업용 드론 모두에서 글로벌 표준 플랫폼으로 평가받고 있다. DJI는 가격이나 성능, 부품과 소프트웨어를 포괄한 드론 생태계 모두에서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
DJI가 드론 비즈니스에서 지향하는 바는 영상 촬영이나 농업과 같은 산업 영역에서의 활용이다. 즉 B2C와 B2B가 결합된 소비자 시장이다. 물론 국민 서비스를 위한 B2G 시장도 가능하다. 초점은 범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드론이 주축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DJI와 정 반대의 길을 가고 있는 드론 전문 스타트업이 있다. 주인공은 2014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탄생한 스카이디오(Skydio)다. 스카이디오는 초기에는 소비자 시장을 공략하는 데 주력했으나, 10년이 지난 2023년 소비자 시장에서 철수하고 현재는 군용을 비롯한 공공 부문과 산업에 회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군용 드론 시장에서 단순한 장비 제조업체를 넘어 전장 구조 자체를 바꿀 잠재력을 보이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는 회사 홈페이지의 ‘국가 안보’ 카테고리에서도 일부 밝히고 있는 내용이다.
스카이디오는 미국을 중심으로 AI를 탑재한 자율 비행 기술과 공급망 내재화를 동시에 강화하며, 국가 안보 차원의 드론 산업 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그리고 최근 미국에서 공격적인 투자 및 생산 계획을 밝히면서 관심 대상으로 떠올랐다. 매체 보도와 홈페이지에서 밝히는 스카이디오의 드론 비즈니스를 엮어 분석한다.
제조 전문 매체 매뉴팩처링다이브에 따르면 스카이디오는 향후 5년 동안 약 35억 달러를 투자, 미국 내 드론 생산 능력을 현재의 5배까지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계획은 단순한 생산 확대를 넘어 산업 전반의 구조 재편을 목표로 한다.
보도에 따르면 스카이디오는 생산 플랜트 투자를 통해 직접적으로 2,000명 이상의 신규 고용을 창출하고, 공급망 전반에서는 약 3,000명의 추가 일자리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고용 창출은 단순한 경제적 효과를 넘어, 미국 내에서의 산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해석된다.
스카이디오 홈페이지에 따르면 회사는 스카이포지(SkyForge) 프로그램을 통해 드론용 모터, 배터리, 전자부품 등 드론의 핵심 구성 요소를 미국 내에서 생산한다는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해외 의존도가 높은 드론 부품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군사적 자립성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도 아울러 가진다. 트럼프 미 대통령의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일환인 ‘미국 내 제조’ 정책과도 맞닿아 있다.
현재 글로벌 드론 부품 산업은 중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특히 리튬이온 배터리와 모터영 자석 등 주요 구성품 상당 부분이 대부분 중국에서 공급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평시에는 비용 효율성을 제공하지만, 전시 상황에서는 심각한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스카이디오는 이 구도를 허물기 위해 미국 내 생산 체계를 확대함으로써 미국을 드론 강국으로 끌어올림은 물론 온전한 드론 공급망도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스카이디오가 내세우는 국가 안보와도 직결된 전략이다.
전략의 전면에는 스카이디오가 개발한 최신 드론 플랫폼 스카이디오 엑스텐(Skydio X10)이 있다. X10은 자율성과 센서 성능을 중심으로 설계된 드론이다. X10은 엔비디아 젯슨 오린(NVIDIA Jetson Orin) 프로세서를 기반으로, 기체 자체가 주변 환경을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장비는 여섯 개의 내비게이션 카메라 센서를 통해 360도 시야를 확보하며, 장애물을 자동으로 회피하고 복잡한 지형에서도 안정적으로 비행할 수 있다. 또한 GPS 신호가 차단된 환경에서도 비행이 가능하도록 설계되어 있어, 전자전 환경에서의 활용성이 높다. 드론은 고해상도 촬영용으로 3개의 광학 카메라 및 열화상 장비를 결합하여, 야간이나 연기, 먼지 등 가시성이 낮은 환경에서도 인원과 장비를 식별할 수 있다. 분쟁 지역의 경우 이 기능은 단순한 정찰을 넘어 정보·감시·정찰(ISR) 임무 수행 능력을 크게 향상시키는 요소로 평가된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X10은 단순한 비행 장비가 아니라 네트워크 기반 전술 시스템으로 작동한다. 여러 대의 X10이 서로 연동해 네트워크를 구성함으로써 탐색 지역을 광범위하게 넓힐 수 있다. 드론은 장거리 통신과 이동통신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전방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후방 지휘소로 실시간 전송할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전장 운영 방식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과거에는 병력이 직접 현장에 투입되어 상황을 확인해야 했지만, 이제는 드론이 먼저 투입되어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한다. 인간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역할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드론 우선 대응(Drone as First Responder)’ 개념은 군사뿐 아니라 경찰과 재난 대응 영역에서도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드론이 현장에서 ‘첫 번째 눈’이 되는 구조를 의미한다.
스카이디오는 2023년을 기점으로 소비자용 드론 시장에서 철수하고, 군과 공공 안전 시장에 집중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이 결정은 단순한 사업 축소가 아니라, 수익성과 전략적 중요성을 고려한 방향 전환이었다.
현재 스카이디오 드론은 미국 군과 여러 동맹국에서 운용되고 있으며, 이는 군용 드론 시장이 향후 주요 성장 분야가 될 것이라는 판단을 반영한다. 이는 이란 전쟁에서도 입증됐다. 결과적으로 이는 드론 산업의 중심이 개인용 촬영 장비에서 국가 안보 인프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스카이디오는 이 때문에 중국으로부터 집중적인 견제를 받고 있다. 신화통신은 지난해 10월 중국 정부가 스카이디오가 대만 국가소방청에 드론과 시스템을 공급했다는 이유로 회사에 제재를 가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스카이디오는 대만에 공급하는 드론에 대해 드론 1대당 배터리를 1개로 제한하는 조치를 도입했다.
한편, 매뉴팩처링다이브에 따르면 스카이디오는 최근 시리즈 F 투자라운드를 통해 1억 1,000만 달러를 유치했다고 발표했다. 투자자 명단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주요 투자자에는 엔비디아, 록히드 마틴, 지멘스 등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유입되는 신규 자금은 생산라인 확대를 위해 투입된다. 회사는 이번 자금 조달과 함께 평가받은 스카이디오의 기업가치가 44억 달러(6조 4,000억 원)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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