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전남광주특별시, AI산업 거점 부상…일자리 구조 변화 주시
데이터센터 짓고 자율주행 실증…‘저비용·고효율’ 사람 밀어내
생성형 AI 챗GPT에게 “광주전남에 도입될 AI 인프라와 미래 전망을 이미지로 그려줘”라고 생성해 만든 이미지.
광주시와 전남도가 행정통합을 계기로 지역 인공지능(AI)·반도체 산업의 판을 바꿀 수 있다는 기대를 키우고 있다. 국가AI데이터센터와 NPU 컴퓨팅센터 등 대규모 AI 인프라 구축 계획에 전남의 재생에너지 기반까지 결합하면, 통합 광주·전남이 국내 대표 AI 산업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하지만 AI 기술 확산이 일자리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생산성 향상과 산업 성장이라는 기대와 함께 고용 구조 변화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16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광주는 국가AI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인공지능 집적단지를 구축하며 AI 산업 생태계를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차세대 AI 반도체 기반 연산 인프라인 NPU 컴퓨팅센터 구축 논의도 진행 중이다. 전남 역시 AI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데이터센터 유치와 산업 기반 마련에 나서면서 통합 이후 두 지역의 인프라가 결합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전남이 보유한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 인프라와 광주의 AI 데이터·연구 기반이 결합하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AI 서비스 산업이 동시에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통합 광주·전남이 단순한 행정 통합을 넘어 새로운 산업 구조를 구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자율주행 기술 역시 이런 변화의 한 축으로 꼽힌다. 정부는 올해 광주 전역을 대상으로 자율주행 차량 200대를 투입하는 실증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정 구간이 아니라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자율주행 기술을 시험하는 방식은 국내 최초다. 기술이 안정화되면 무인 셔틀이나 로보택시 등 상용 서비스 도입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로봇이 일하고 시민은 기본소득?”
문제는 이 화려한 청사진이 곧바로 지역 일자리 확대를 뜻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자율주행 기술 확산이 운수업계 일자리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향후 무인 자율주행 택시나 셔틀이 도입될 경우 인건비가 들어가지 않는 탓에 가격 경쟁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이처럼 AI의 본질은 저비용·고효율에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더 적은 인력으로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드는 것이고, 에이전틱 AI나 자율주행, 피지컬 AI, 휴머노이드 기술이 고도화될수록 그 속도는 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행이 지난 2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AI 도입이 국내 일자리 51%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가운데 27%는 AI에 대체되거나 소득이 줄어드는 위험군에 속할 것으로 봤다. 실제로 2022년 7월부터 2025년 7월까지 3년 동안 청년층 일자리 21만 1000개가 사라졌으며, 이 가운데 98.6%인 20만 8000개가 AI 노출도가 높은 업종에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출판업·전문 서비스업·정보서비스업이 직격탄을 맞은 업종이다.
`CES 2026’ 현대차그룹 전시관에서 아틀라스가 자동차 부품을 옮기는 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한국개발연구원(KDI) 역시 AI 기술 도입 확산이 청년층 일자리에 상대적으로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한 바 있다. 반복적·정형 업무를 통해 경험을 쌓던 신입의 성장 경로가 AI로 대체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흐름은 광주·전남이 그리는 AI 산업 청사진과도 맞물려 긴장감을 키운다. 한편에서는 국가AI데이터센터와 NPU 컴퓨팅센터, 자율주행 실증 등으로 대표되는 미래 산업 기반이 지역 성장의 돌파구가 될 것이란 기대가 크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그 과정에서 기존 일자리 지형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광주시는 이 같은 변화가 지역만 피해 갈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AI라는 게 광주만의 경계 안에서 움직이는 기술이 아니다”면서 “광주가 AI 인프라 확장을 주도해서 한다고 해서 광주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으로 볼 수 없는 것이 광주가 소극적으로 대응한다고 해서 AI로 대체될 일자리가 대체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기술 도입의 시점이 빠르냐 느리냐의 차이일 뿐, 세계적인 기술 흐름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자율주행 200대 달리는데 기사들 어디로
실제로 최근 급부상한 피지컬 AI와 휴머노이드 로봇 기술은 이런 위기감과 기대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광주시 관계자는 “로봇 시연을 하는 현장을 보면 어느 순간 기술 수준이 갑자기 올라와 있는 경우가 있다”면서 “다른 기업들이 자동화를 추진하는데 우리만 손을 놓고 있다고 해서 그 흐름을 멈출 수는 없는 것이다”고 밝혔다. 기술을 늦춘다고 일자리를 지킬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현실 인식이 지역 정책 판단의 배경에 깔려 있는 셈이다. 광주시가 고용 충격 우려를 가볍게 보는 것은 아니다. 시는 AI 산업 확산 과정에서 분명히 줄어드는 분야가 있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아직은 대규모 일자리 축소가 가시화됐다기보다는 산업 전환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우려가 먼저 제기되는 단계라는 판단이다.
이 관계자는 “신규 일자리가 많이 창출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교육도 많이 이뤄지고 있고 관련 분야 일자리도 늘고 있다”면서도 “반면 줄어드는 분야도 있을 수 있어 앞으로 정책적으로 어떻게 끌고 갈 것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광주시는 자율주행차 관련 등 특정 AI 분야의 산업은 상생대책협의회 등을 꾸려 상생 방안을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또 이재명 대통령이 내세우는 기본소득과 공공형 일자리 확산 등으로 새로운 형태의 일자리 모델이 나올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산업구조 변화에 따라 일자리 감소에 대한 부분은 계속 있어 왔다. 앞으로 시민들은 노동에서 해방돼 기본소득으로 소득만 받고 노동은 로봇이 대체할 수도 있겠다”며 “정책적으로는 공공형 일자리를 더 늘리는 방식도 논의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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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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