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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AI가 인류 고통 끝낸다면 모두 승리…韓, 노벨상 잠재력 있어”

크레이그 멜로(왼쪽부터) 미국 매사추세츠대 교수,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브라이언 슈밋 호주국립대 교수가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 도중 진행한 공동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크레이그 멜로(왼쪽부터) 미국 매사추세츠대 교수,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 브라이언 슈밋 호주국립대 교수가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 도중 진행한 공동 인터뷰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과학기술한림원

최근 자율 해킹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서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계 석학들은 궁극적으로는 AI가 인류가 겪는 여러 난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거나 당연하게 여겨지던 학설을 정면으로 뒤집는 사례도 이어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AI를 잘 다루는 국가 중 하나라며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가 탄생할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평가했다.

크레이그 멜로 미국 매사추세츠대 교수는 20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 서울 2026’ 도중 진행한 공동 인터뷰에서 “AI가 혁신적인 신약처럼 혁신적인 발견을 해 인류가 고통에서 해방된다면 이는 인류와 AI 모두의 승리”라며 “AI가 앞으로 세상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새로운 발견을 해낼 것이라는 데 대해 희망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2006년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한 멜로 교수는 “(AI가 발견했다고 하더라도) 세상에 엄청나게 실질적인 영향을 준다면 노벨상으로 이를 기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 주도적인 연구 성과도 영향력에 따라 노벨상 수상이 가능하며 이는 노벨상의 권위를 저해하지 않는다는 진단이다.

인터뷰에 참석한 과학자들은 AI가 연구 속도를 급격히 가속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1년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브라이언 슈밋 호주국립대 교수는 “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한 PB(페타바이트) 분량의 하늘 이미지에서 지구 표면 가까이 지날 가능성이 있는 소행성을 식별하는 데 AI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어떤 소행성이 서울 같은 대도시에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고 (신속하게) 알릴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조차 절대적이지 않다”면서 “AI가 현재 난제로 꼽히는 ‘양자 중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21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데이비드 맥밀런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AI라는 새로운 도구는 과학자로 하여금 이전에 없던 방식으로 작업할 수 있게 해준다”면서 “AI의 가치를 잘 이해하는 창의적인 과학자들이 기존에는 못했던 방식으로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런 점에서 한국 과학계에서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가능성은 충분하다는 전망이 이어졌다. 멜로 교수는 “한국에는 유능한 인재들이 많이 있는 데다 AI 연구로 앞서나갈 수 있는 중요한 국가”라며 “AI가 세상에 발견되지 않은 수많은 미스터리를 정면으로 가지고 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맥밀런 교수는 “한국 화학계에서 기존 패러다임을 전환하는 분자 합성 연구 성과를 내기도 했다”면서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노벨상 수상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전망했다.

AI 시대를 맞아 교육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견해가 다소 엇갈렸다. 멜로 교수는 “한국 학교에서는 학생이 AI로 글을 작성하는 게 금지돼 있다고 들었는데 이는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앞으로는 AI와 잘 상호작용하는 학생이 승승장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AI가 학생의 창의성을 제약하기보다는 내재적인 창의성을 더욱 발현시켜줄 것”이라고 부연했다. 반면 슈밋 교수는 “학생들이 물리학·화학·생물학을 학습하는 데 있어 교육이 본질적으로 달라질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기초적인 지식에 충분히 통달해야 AI에 대한 통제권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맥밀런 교수는 “어느 정도까지 (AI에) 지식을 외주화할 수 있을지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중요한 것은 학문 분야에 대한 비판적 사고 역량을 가르쳐주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올해 10월 초 노벨상 발표를 앞두고 AI를 활용한 연구가 수상 사례에 오를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오픈AI의 AI 모델이 90년 넘게 풀리지 않았던 수학 난제를 88시간 만에 해결했다고 주장하는 등 급속도로 발전하는 AI 기술이 미지의 과학 영역에 잇따라 도전하면서다. 앞서 2024년에는 머신러닝 연구 권위자인 제프리 힌턴 토론토대 교수와 존 홉필드 프린스턴대 교수가 사상 첫 AI 관련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같은 해 데미스 허사비스 당시 구글 딥마인드 최고경영자(CEO)와 존 점퍼 당시 딥마인드 수석 연구과학자, 데이비드 베이커 미국 워싱턴대 교수도 AI 기반의 단백질 구조 연구로 노벨화학상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노벨재단 및 심사위원회 측은 노벨상 선정 원칙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한나 스티에르네 노벨재단 사무총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노벨상의 원칙은 인류에게 혜택을 가져다준 업적이어야 한다는 것”이라며 “앞으로도 그걸 지켜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벨물리학상 심사위원인 에바 올손 스웨덴 차머스공대 교수 또한 “발명과 혁신을 먼저 식별하고 최초의 작업을 누가 수행했는가를 보는 데 집중한다”며 “AI가 대두된다고 해서 우리가 어떻게 수상자를 가려내는지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노벨프라이즈 다이얼로그’는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매년 12월 10일을 전후로 스웨덴 현지에서 개최되는 학술 행사인 ‘노벨 위크 다이얼로그’의 해외 특별 행사다. 한국에서는 2017년, 2023년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개최다. 과학기술·예술·철학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16인은 연사 또는 토론자로 참여해 1200여 명의 청중과 소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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