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그널 리그테이블
1분기 114건·18.7조 거래 완료
4.8조 DIG에어가스 딜 마무리에
부문별 순위표도 요동
JP모건·골드만, 금융자문 2·3위
진행 건수·금액, 전년比 68%·113%↑
SK-KKR 신재생에너지 빅딜 포문
이 기사는 2026년 3월 30일 17:32
자본시장 나침반 '시그널(Sig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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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 확산에 필수적인 전력·테크·인프라 분야로 초대형 자본이 결집하면서 인수합병(M&A) 시장도 큰 변곡점을 맞이했다. 관련 산업에서 올 1분기 ‘빅딜’을 성사시킨 자문사들의 실적이 특히 두드러지며 부문별 순위표가 요동친 것으로 나타났다. AI기술을 확보하거나 AI 밸류체인 내 주도적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자본의 움직임이 올해 시장을 달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30일 서울경제신문이 집계한 시그널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M&A 시장의 완료 기준 거래 규모는 총 114건, 18조 7712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 112건, 18조 4590억 원과 엇비슷한 수준이다. 1분기 진행 기준 거래는 32건, 10조 1338억 원으로 각각 1년 전(19건, 4조 7414억 원)보다 68.42%, 113.73% 급증하면서 M&A 시장이 앞으로 활기를 띨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특히 4조 8500억 원 규모의 DIG에어가스 매각 건이 1분기 마무리되며 부문별 순위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인수자로 나선 프랑스 에어리퀴드는 지난해 8월 기존 최대주주인 맥쿼리자산운용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 뒤 올해 1월 인수를 마무리했는데 거래 자문을 맡은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각각 금융 자문 분야 2위(자문 금액 2조 9047억 원), 3위(2조 3000억 원)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1위는 전통의 강호인 삼일PwC(3조 6856억 원)가 차지했다.
DIG에어가스 거래는 회계 자문 순위에도 영향을 줬다. 1위에 오른 딜로이트안진은 6조 2376억 원의 자문 실적을 거뒀는데 DIG에어가스 측 회계 자문을 단독으로 맡은 것이 순위를 끌어올렸다. 2위인 EY한영은 에어리퀴드의 인수 회계 자문을 맡으며 5조 8008억 원으로 실적이 늘어났다. 법률 자문 1·2위를 차지한 김앤장(10조 3092억 원)과 광장(7조 2544억 원)도 DIG에어가스 건을 맡아 경쟁사와 격차를 벌렸다.
국내 에너지·인프라 분야에서 새로운 빅딜도 포문을 열었다. SK그룹은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손잡고 신재생에너지 합작사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KKR은 지난달 SK이노베이션·SK에코플랜트·SK디스커버리 산하의 신재생에너지사업부와 SK이터닉스 지분(31.03%)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SK와 KKR은 거래 종결 뒤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전개하는 합작법인(JV)을 구성할 예정인데 JV가 출범할 시 자산 규모만 5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SK는 올 들어서도 적극적인 리밸런싱에 나서며 자산을 효율화하고 있다. 울산에 약 3조 원 규모로 구축하는 데이터센터 거래가 대표적이다. SK는 이 사업의 지분 49%를 재무적투자자(FI)에 넘겨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분 인수 후보군으로는 KKR·IMM인베스트먼트 등이 꼽힌다. 이 밖에 두산은 반도체 웨이퍼 제조사인 SK실트론 경영권 인수 절차를 밟고 있다.
국제 정세 불안정성이 커지고 기술 발전에 따른 산업 재편이 빨라지자 국내외 투자자들은 현금 흐름이 안정적인 기업을 주목하는 기류도 나타났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지난해 12월 JKL파트너스로부터 6300억 원에 크린토피아를 인수하는 SPA를 체결했고 올해 2월 인수 대금을 납입하며 거래를 종결했다. 크린토피아는 독보적인 온·오프라인 영업망을 기반으로 국내 세탁 업계 선두에 올라 있어 사업 안정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에 스틱인베스트먼트 외에도 다수의 해외 FI가 인수에 관심을 가졌던 것으로 알려졌다.
애경산업과 LG화학의 에스테틱사업부 M&A도 성사됐다. 태광산업·티투프라이빗에쿼티·유안타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이달 애경산업을 4442억 원에 인수했다. 애경산업은 ‘케라시스’와 ‘2080’ 브랜드로 생활용품 산업에서 인지도를 장기간 쌓아왔다. VIG파트너스는 LG화학 에스테틱사업부를 2000억 원에 매입했는데 이미 보유한 미용의료기기 포트폴리오와 시너지가 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코엔텍·케이에코·케이에스환경개발 같은 중소 폐기물·환경 인프라 업체들의 매각도 진행됐다.
이 같은 흐름의 이면에는 ‘K커브 현상’이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가 곳곳에 도입되며 산업구조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AI 체제에 편입되거나 AI가 확산돼도 대체 불가능한 산업에 선별 투자하는 현상이 뚜렷해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흐름을 두고 AI 도입 가속화와 불확실한 거시경제 환경 속에서 리스크를 최소화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고 분석한다. 결국 예측 가능한 수익을 보장하는 안정적인 투자처 확보와 AI 밸류체인 선점 전략이 올해 M&A 시장의 핵심 메가 트렌드로 자리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블룸버그는 “주요 사모펀드들이 AI로 인한 도태 위험이 적은 자산으로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며 “실물자산처럼 예측 가능한 현금 흐름이 나오는 곳에서 투자 피난처를 찾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삼일회계법인 M&A센터는 “AI기술 확보와 AI 밸류체인 내 주도적 위치 선점을 위한 전방위적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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