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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AI 황금거위 배 가르는 삼성 노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총파업 수순에 들어가면서 시장의 시선도 무거워지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가 상황을 감안하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커지는 상황에서 내부 갈등이 불거졌고, 파업이...

AI 황금거위 배 가르는 삼성 노조

성과급 상한 폐지 내걸고 총파업 수순

AI 반도체 골든타임에 공급망 불안

SK하이닉스식 보상 요구 파업 압박

HBM·첨단패키징 경쟁, 내부 변수 커져

[포인트데일리 윤은식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가 총파업 수순에 들어가면서 시장의 시선도 무거워지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가 상황을 감안하면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빠르게 커지는 상황에서 내부 갈등이 불거졌고,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공급과 글로벌 공급망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K-반도체 경쟁력에도 적잖은 타격도 전망되기 때문이다.

서초사옥. 삼성전자 제공

노조는 지난 9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재적 조합원 8만9874명 중 6만6019명이 참여했고, 이 가운데 6만1456명이 찬성했다고 밝혔다. 찬성률은 68.4%다. 노조는 4월 23일 집회를 거쳐 사측 입장 변화가 없으면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에 들어가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파업 핵심은 초과이익성과급(OPI) 상한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OPI를 개인 연봉의 최대 50% 범위에서 지급하고 있는데, 노조는 이 상한을 없애고 성과급 기준도 손질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특히 SK하이닉스를 거론하며 성과가 난 만큼 보상도 더 직접적이어야 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은 이에 임금 인상률 6.2%와 함께 OPI 산정 기준 보완, 전 직원 자사주 지급 등 여러 안을 제시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결국 이번 협상은 단순한 임금 인상률 싸움을 넘어, 회사가 낸 성과를 어디까지 어떤 방식으로 나눌 것인지에 대한 충돌로 번진 셈이다.

삼성전자는 국내 반도체 산업에서 생산과 투자, 수출을 함께 끌고 가는 대표 기업이다. 정부가 반도체 클러스터와 전력·용수, 세제 지원을 꾸준히 강조하는 것도 결국 생산 차질 없이 투자와 증설을 이어가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상황에서 삼성전자 파업 가능성 자체가 협력업체와 투자자들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시장이 이번 노조 파업을 예민하게 보는 이유다.

특히 파업 시점이 좋지 않다. AI 반도체 시장은 '얼마나 잘 만드느냐' 못지않게 '얼마나 제때 공급하느냐'가 중요한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메모리 수요가 늘고, HBM과 첨단 패키징 중요성도 함께 커지는 상황에서 생산 라인이나 노사 관계에서 불확실성이 커지면 고객 입장에서는 공급 안정성부터 다시 따져볼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만 잘 돌아간다고 끝나는 회사도 아니다. 파운드리와 첨단 패키징, 후공정이 함께 맞물려야 고객 일정에 맞출 수 있다. 메모리가 제때 나와도 뒤 공정이 받쳐주지 못하면 납기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한쪽 일정 변화가 다른 공정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파업 논란도 단순히 한 사업부의 문제가 아니라, 삼성 반도체 전반의 연결성과 속도 문제로 읽힌다.

노조 요구가 삼성 내부에서도 같은 온도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사업부별 실적 차이가 큰 상황에서 성과급 상한이 사라질 경우 보상 격차가 더 커질 수 있어서다. 실적이 좋은 부문은 더 많은 몫을 기대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부문에선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 있다. 회사 안에서조차 이해관계가 갈릴 수 있는 사안이라는 뜻이다.

지난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이 회장 자택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는 모습. 사진=포인트데일리DB

다만 노조 주장에도 나름 명분은 실려있다. 성과를 냈다면 보상 체계도 시장과 경쟁사 수준에 맞춰 손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SK하이닉스 사례를 들어 삼성전자도 성과급 산식을 바꿔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다만 회사는 반도체처럼 투자 부담이 큰 산업에서 상한을 없애면 중장기 투자 여력과 수익성 관리에 부담이 생길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 삼성전자는 주주환원 정책으로 2024년부터 2026년까지 연간 9조8000억원의 정기배당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는 등 이미 현금 운용 계획을 제시한 상태다. 성과급 상한 폐지 요구가 단순 보상 문제를 넘어 자본 배분 문제로도 읽히는 이유다.

AI 반도체 경쟁이 빨라지는 시점에 삼성전자 내부 갈등이 어디까지 번질지, 그 여파가 생산과 공급, 투자 계획에 어떤 영향을 줄지, 이번 파업을 보는 시장의 시선이 가볍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글로벌 AI 경쟁은 초 단위로 승부가 갈릴 만큼 치열하다"며 "파업으로 생산과 투자에 차질이 생기면 결국 기술 격차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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